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떠오르는 ‘드론(Drone)’은 인류의 항공산업 역사를 바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시사위크>는 다가오는 ‘대(大) 드론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드론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2021 드론쇼 코리아’에 직접 방문했다./ 사진,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1903년 라이트형제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비행기가 창공을 가른지 약 118년이 흐른 지금, 하늘 정복에 대한 인류의 도전정신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을 달리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떠오르는 ‘드론(Drone)’은 인류의 항공산업 역사를 바꾸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기술이 필요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대신 누구나 쉽게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도 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연구기관과 다양한 기업들 역시 다가오는 ‘대(大) 드론 시대’를 맞아 다양한 드론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우리나라 드론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드론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주최하는 ‘2021 드론쇼 코리아’를 찾았다.

약 3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2021 드론쇼 코리아의 개최 장소인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사진=박설민 기자 
약 3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2021 드론쇼 코리아의 개최 장소인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사진=박설민 기자 

◇ 드론의 ‘근본’, 군수용 드론들을 만나다

29일 오전 7시 43분 동탄역에서 출발해 약 3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은 오전 10시 반의 이른 시간임에도 전시장 내부가 2021 드론쇼 코리아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벡스코 관계자들도 수많은 인파들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QR코드와 손소독제, 체온측정 등의 수많은 방역 관문을 뚫고 전시장 내부로 입장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군수 부문의 드론들이었다. 드론 자체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시대에 들면서 적 기지를 안전하게 정찰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UAV) 개발에서 시작된 것을 생각해보면 군수용 드론은 드론의 ‘근본’ 그 자체라고 볼 수 있겠다.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고성능 전략 무인 항공기 ‘KUS-FS’의 모습. 안타깝게도 13m에 육박하는 실물은 전시장 넓이때문에 모형으로 대체됐다./ 사진=박설민 기자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고성능 전략 무인 항공기 ‘KUS-FS’의 모습. 안타깝게도 13m에 육박하는 실물은 전시장 넓이때문에 모형으로 대체됐다./ 사진=박설민 기자

특히 인기가 많았던 것은 대한항공 부스에 전시된 ‘KUS-FS’였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KUS-FS는 감시정찰 및 신호정보 획득, 국경 감시 등의 군사 임무와 환경·재난 감시 등의 임무에도 투입될 수 있는 고성능 전략 무인 항공기다. 비록 실물의 크기가 13m에 육박해 모형으로 대체되긴 했지만 KUS-FS 모형도 커다란 회색빛 날개를 펼치고 그 위용을 뽐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육군 본부에서 운영하는 부스에 전시된 초소형 정찰 드론의 모습. 약 6cm에 이르는 기자의 명함 크기와 거의 비슷할만큼 매우 작았다./ 사진=박설민 기자
육군 본부에서 운영하는 부스에 전시된 초소형 정찰 드론의 모습. 약 6cm에 이르는 기자의 명함 크기와 거의 비슷할만큼 매우 작았다./ 사진=박설민 기자

대한항공 부스 관람을 마친 뒤 바로 옆에 위치한 대한민국 육군 본부에서 운영하는 전시 부스로 이동했다. 육군 본부는 군사정찰용 UAV-II, 원거리 정찰용 무인기 등 다양한 군수용 드론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초소형 정찰 드론’이었다. 미국 플리어시스템(FLIR)에서 제작한 이 초소형 정찰 드론의 크기는 약 6cm 정도 길이에 불과한 명함과 비슷한 크기였고, 무게도 33g밖에 나가지 않았다. 

군수용 드론 기술의 발전은 안티드론장비들의 기술발전도 가져왔다. 영화 '스타워즈' 에서 외계인이 사용할 것 같은 사진의 총은 안티드론 전문회사 담스테크에서 개발한 대드론건(Anti drone gun)이다./ 사진=박설민 기자
군수용 드론 기술의 발전은 안티드론장비들의 기술발전도 가져왔다. 영화 '스타워즈' 에서 외계인이 사용할 것 같은 사진의 총은 안티드론 전문회사 담스테크에서 개발한 대드론건(Anti drone gun)이다./ 사진=박설민 기자

군수용 드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필수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對)드론 장비’들도 전시돼 있었다. 그 중 눈길을 끌은 것은 마치 SF영화에서 등장할법한 모습의 ‘대드론건(Anti drone gun)’이었다.

현재 육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드론건(Anti drone gun)은 우리나라의 안티드론 전문회사 담스테크에서 제작된 제품으로 ‘재밍(Jamming·전파교란)’ 기술을 이용해 드론이 원하는 목표로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든다. 

육군 관계자는 “드론 기술이 발전하는만큼 안티드론 기술 역시 발전이 필요하다”며 “육군은 현재 다양한 안티드론기술 개발 및 효과적인 대응체계 수립을 연구 중에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전시회에서 드론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자사의 통신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PC로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며 원격으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T라이브캐스터’를 선보였다./ 사진=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은 전시회에서 드론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자사의 통신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PC로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며 원격으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T라이브캐스터’를 선보였다./ 사진=박설민 기자

◇ “통신부터 수소까지”… ‘신산업 분야’에 접목된 드론도 눈길

‘드론, 산업을 연결하다’의 전시회 모토처럼 2021 드론쇼 코리아에 전시된 드론과 기술들은 군사적 목적뿐만 아니라 정보통신(IT), 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 이용될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드론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자사의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며 원격으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T라이브캐스터’를 선보였다. 실제로 기자가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에 가까이 가자 고화질로 촬영된 기자의 모습이 스마트폰화면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현재 5G통신을 이끌고 있는 이동통신사답게 5G통신과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자율비행 솔루션 ‘5GX 드론 라이브(5GX Drone Live)’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은 현재 5G통신을 이끌고 있는 이동통신사답게 5G통신과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자율비행 솔루션 ‘5GX 드론 라이브(5GX Drone Live)’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은 현재 5G통신을 이끌고 있는 이동통신사답게 5G통신과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자율비행 솔루션 ‘5GX 드론 라이브(5GX Drone Live)’ 솔루션도 선보였다. 5GX 드론 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된 드론의 경우, 이용자가 비행목적과 비행 장소만 입력하면 마치 자율주행자동차가 운전없이 운행하듯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SK텔레콤 관계자측 설명이다.

최근 떠오르는 친환경 에너지 ‘수소’기반의 연료전지드론 부문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최근 수소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SK E&S의 경쟁구도가 흥미로웠다. 

이날 행사에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선보인 수소연료전지드론은 ‘DS30W’으로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 제품인 DS30 내풍성이 크게 강화돼 평균 풍속 12m/s, 순간풍속 15m/s까지 견딜 수 있어 악천후 속에서도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드론 경쟁도 치열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선보인 선보인 수소연료전지드론은 ‘DS30W’(사진 1)로 기체 수소연료탱크(사진2)가 탑재됐다. 반면 SK E&S가 선보인 액화수소 드론(사진3)은 액화수소 전문기업 하이리움에서 제작한 액화수소탱크(사진4)를 탑재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SK E&S는 액화수소기술을 적용한 수소 드론을 선보이며 기체수소탱크를 탑재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과 차별성을 뒀다. SK E&S의 수소 드론에 탑재된 액화수소탱크는 우리나라 액화수소 전문기업 하이리움에서 제작했다.

SK E&S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보다 저장 밀도가 높아 연료탱크의 경량화가 가능하고, 기체수소 대비 저장압력이 100분의 1수준으로 크게 낮아 안정성도 높다. 또한 비행 시간도 2~3시간 정도 비행 가능한 기체수소드론 대비 최대 6배 가량 긴 최대 12시간이기 때문에 원거리 관제, 위험시설 모니터링, 수색·구조, 도서·산간지역 택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오후 1시쯤에는  드론 군집 비행 시연회가 시작됐다. 드론군집비행 전문기업 다온아이앤씨와 경남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콜라보로 진행된 군집 비행 시연회에서는 약 20대 가량의 소형 드론들이 무리를 지어 비행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오후 1시쯤에는  드론 군집 비행 시연회가 시작됐다. 드론군집비행 전문기업 다온아이앤씨와 경남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콜라보로 진행된 군집 비행 시연회에서는 약 20대 가량의 소형 드론들이 무리를 지어 비행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 ‘반딧불이’같은 드론 군집비행… 전파방해로 인한 오류는 아쉬움 남아

약 2시간 가량 전시회장을 거의 둘러봤을 때쯤 느껴진 아쉬움은 실내 행사장이라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실제 드론들의 비행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오후 1시쯤 진행된 드론 군집 비행 시연회가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었다.

드론군집비행 전문기업 다온아이앤씨와 경남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콜라보로 진행된 군집 비행 시연회에서는 약 20대 가량의 소형 드론들이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반딧불이가 빛을 내며 군무를 추는 듯한 모습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만 몇기의 드론이 오류로 인해 비행에 실패하자 비행을 시연한 경남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시연회를 총괄한 다온아이앤씨의 권지은 드론사업본부 팀장은 “전시장 내부가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전시된 드론도 많아 전파 방해로 인해 드론 신호에 교란이 발생한 것 같다”며 “관람객분들게 좀 더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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