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가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로 돌아왔다. /엣나인필름
배우 안성기가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로 돌아왔다. /엣나인필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안성기가 ‘국민배우’다운 의미 있는 행보로 5월 극장가에 울림을 전한다. 액션부터 묵직한 카리스마까지 다시 한 번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입증한 것은 물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를 다룬 저예산영화에 노개런티로 참여해 완성도에 힘을 보탰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를 통해서다.

안성기는 6일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만나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초의 장편 극영화인 ‘부활의 노래’(1990)로 데뷔한 뒤 꾸준히 사회에 대한 의식 있는 작품을 만들어 온 이정국 감독의 신작으로, 광주 민주화운동 41주기인 현재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가해자의 반성과 사죄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 주목받고 있다.

배우 안성기가 ‘아들의 이름으로’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 /엣나인필름
배우 안성기가 ‘아들의 이름으로’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 /엣나인필름

“노개런티 출연? 좋은 작품이라면 조건 상관없다”

안성기는 극 중 1980년 5월의 광주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오채근을 연기했다. 채근은 소중한 아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반성 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자들에게 복수를 결심한 인물. 앞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에서 안성기는 섬세한 내면 연기부터 강렬한 액션까지 불사하며 묵직하게 극을 이끌어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것은 물론,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았다”며 “오채근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약이하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성기는 “‘좋은 작품’이라면 어떤 조건이라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야기가 확실하게 진정성 있고, 완성도가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들의 이름으로’도 애초부터 저예산 영화라는 걸 알고 시작했다. 투자자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아들의 이름으로’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안성기 스틸컷. /엣나인필름
‘아들의 이름으로’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안성기 스틸컷. /엣나인필름

“클라이막스까지 인물의 감정 쌓아나가는 게 중요”

채근은 반전을 간직한 인물이다. 그 비밀이 드러나기까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설득력 있게 인물을 끌고 가야 했다. 안성기는 “마지막 복수를 하는 단계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설득력 있게 끌고 가는 게 오채근이라는 인물이 표현하는 데 중요했다”며 “차분하게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밟고 올라가듯 감정을 쌓아가고자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이야기했다.

액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성기는 강렬한 벨트 액션부터 광주 무등산 등반 장면까지 모두 대역 없이 직접 촬영에 임하는 등 식지 않은 열정을 불태웠다고. 안성기는 “대역을 쓸 만한 분량도 아니었다”며 “그 정도 체력은 충분히 돼서 큰 어려움 없이 찍었다”며 웃었다.

벨트 액션신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짧지만 나름 힘이 있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첫 미팅 날 감독이 벨트를 감아서 액션 하는 걸 보여줬는데 근사하더라. 그때 연습을 많이 했다. 괜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영화든 그 인물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열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안성기가 ‘아들의 이름으로’의 의미를 되짚었다. /엣나인필름
안성기가 ‘아들의 이름으로’의 의미를 되짚었다. /엣나인필름

“반성‧용서‧화해의 계기 됐으면”

이미 2007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작품에 출연한 바 있는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이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하나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가해자의 고통과 아픔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 시대가 많이 변하고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그 아픔과 고통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시사회 때 많은 분들의 눈물을 보면서 슬픔이 계속 남아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이 영화가 반성하고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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