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위시한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이 일제히 광주행을 예고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광주행을 예고했다. 당 지도부는 물론 초선 의원들까지 호남에 대한 구애를 드러낸 것이다. 최근 ‘영남당’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시끄러운 상황을 일축하는 동시에 대선을 앞두고 ‘전국구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일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지난해 당선 직후 새로운 미래를 펼쳐가겠다고 다짐했다”며 “광주 정신을 이어받아 통합과 화합의 불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행에 참여하는 초선 의원은 김미애‧김형동‧박형수‧유상범‧윤주경‧이영‧이종성‧조수진‧조태용 의원 등이다.

이들은 광주 정신이 특정 정당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상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도 광주 민주화 항쟁을 구분하거나 편 가르기 하는 행태는 이제 불식시켜야 한다”며 이러한 의중을 재차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만 나서는 것은 아니다. 당 지도부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일(7일) 원내지도부와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형 일자리 현장 방문, 전남도당 개소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행보는 ′영남당′ 이미지 탈피와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뉴시스

◇ 지역 구도 벗고 외연 확장

국민의힘이 광주로 향하는 데는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내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 당시 ‘호남 공들이기’ 행보를 보였다. 호남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해 민심 살피기에 나서는가 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5·18 묘역에서 ‘무릎 사죄’에 나선 게 일례다. 보수 정당에 대한 뿌리 깊은 미움을 끊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효과도 나타났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역전하기도 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약진이 나타나자 당 안팎에선 ‘김종인 효과’라는 호평이 나왔다. 초선 의원들이 이날 “김 전 위원장이 보여준 감동적 무릎 사과, 호남동행 등을 반드시 실천으로 보여줄 것”, “김 전 위원장이 숲을 헤치고 호남으로 다녀온 이후 초선들은 끊임없이 호남으로 향해서 길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남당’으로 얼룩진 당의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행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은 끊임없이 영남당 논쟁에 휘말려 왔다. 영남 출신의 당 대표가 선출될 경우 ‘과거 이미지’로 회귀할 것이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논쟁 자체가 ′지역 구도′를 기반으로 하면서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당 내에서도 이러한 논쟁을 지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앞서 영남당 논쟁과 관련해 “초선 의원들이 했던 말 중 ‘영남당’이라는 말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일부에서 나오는 영남당 운운은 자해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시계가 내년 ‘대선’으로 맞춰진 상황에서 지역 논쟁을 빨리 끊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은 만큼, 국민의힘은 호남을 끌어안는 등 외연 확장에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더 큰 민심을 담아내기 위해 중원지역을 향해 우리 관심을 기다리는 계층과 영역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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