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고집하는 폭스바겐, 5월 판매량 절반 이상이 가솔린 제타
브랜드 1∼5월 누적 판매량 중 제타 28% 차지… 디젤 티구안은 판매 감소세
수입차, 디젤 수요 주춤… 디젤 모델 청산 브랜드도 존재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에 2021년형 제타를 오는 2월 중 국내에 출시할 계획을 밝히며, 15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제타는 여전히 저렴한 값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에 판매 중인 모델 중 유일한 가솔린 차량인 제타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스바겐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자동차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은 디젤 엔진을 고집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에 판매 중인 모델은 총 6종이며, 이 중 5종이 디젤 차종이다. 이러한 폭스바겐의 5월 판매실적에서는 디젤 모델의 판매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신 가솔린 모델 ‘제타’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가솔린 모델 수요를 입증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입차 판매실적 가운데 폭스바겐은 한국 시장에서 총 1,358대를 판매했다. 수입차(테슬라 제외)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5월 폭스바겐 실적을 견인한 차종은 준중형 세단 ‘더 올 뉴 제타’다. 폭스바겐 제타는 5월 국내에서 총 759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폭스바겐 실적의 55.9%에 달하는 판매고를 단일 모델이 올린 것이다.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 △티구안 △제타 △아테온 △더 뉴 파사트 GT △티록(T-Roc) △더 뉴 투아렉(올해 누적판매량 순) 등 6종을 판매 중이다. 즉, 제타를 제외한 5종의 판매량 합계는 599대에 불과한 셈이다.

올해 1∼5월 폭스바겐의 월간 및 누적 판매대수를 분석하더라도 가솔린 준중형 세단 제타의 파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타의 올해 월간 판매대수는 △1월 17대 △2월 753대 △3월 404대 △4월 55대 △5월 759대로 올해 5개월간 누적 판매대수는 1,988대다. 1월과 4월 제타의 판매량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한국 시장에 상륙한 신형 티구안은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다시 꿰찼다.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티구안의 올해 판매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폭스바겐코리아

제타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5개월 간 폭스바겐 누적 판매대수 7,085대의 28.1%로, 브랜드 내 판매대수 2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의 인기모델 티구안(2,275대)이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으나, 올해 1월 565대(+1)를 제외하고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대수가 △2월 485대(-89) △3월 504대(-518) △4월 539대(-777) △5월 182대(-982) 등으로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SUV 전성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티구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부진하다.

제타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차종은 아테온(1,122대)으로 브랜드 내에서 15.8%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그 외 파사트GT나 티록, 투아렉 모델은 1∼5월 누적 판매대수가 1,000대 이하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는 티구안과 제타보다 저조한 판매율을 기록 중인 아테온, 파사트GT, 티록, 투아렉 5종의 공통점은 TDI 엔진을 사용하는 디젤 차량이라는 것이다. 디젤 차량의 판매가 다소 부진한 모습은 지난 2016년 디젤게이트 이후 현재 디젤 차량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수입차 판매 그래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며, 폭스바겐 내 모델 판매량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측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시장에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연료별 비중에서 디젤 모델만이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5개월 간 수입 디젤차 판매대수는 1만9,573대로 전년 2만9,036대보다 32.6% 감소했으며,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 중 점유율도 지난해 28.8%에서 올해는 16.1%로 12%p 이상 급감했다. 반대로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판매량은 늘어나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현재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에는 디젤 엔진을 청산하고 파워트레인을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볼보자동차와 렉서스다. 두 브랜드는 현재 디젤 모델이 전무하다. 같은 그룹 소속인 아우디는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을 출시하고는 있으나, 가솔린 모델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재규어랜드로버도 ‘탈 디젤’을 선포하면서 저공해 차량 개발에 몰두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폭스바겐 측은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디젤 엔진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폭스바겐 관계자에게 가솔린 모델 확충과 관련해 문의를 했으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제타의 판매량 상승과 관련해서는 가솔린 엔진에 대한 선호도보다는 가성비 수입차라는 것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제타는 수입차 가운데 2,000만원대부터 3,0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가 높은 차량으로 꼽힌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티구안의 부진과 관련해서는 “티구안의 국내 공급 물량 소진으로 인해 판매가 줄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디젤 차량 중심의 판매를 지속하는 것은 그간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과거부터 디젤 중심의 판매를 이어왔으며, 디젤게이트 이후에도 디젤모델을 다시 들여와 판매량을 회복한 전례가 있다”며 “이러한 사례가 있어서 한국에서는 아직 디젤 모델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라인업을 확대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한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는 전기차와 가솔린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해당 기사는 6월 16일 17시 25분 출고되었으나, 폭스바겐 측의 추가 입장 반영 요청으로 6월 17일 17시 40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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