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안산·안양=송대성 기자 “거의 초상집 분위기죠.”
안산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47) 씨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노선에 상록수역이 포함된다는 얘기가 돌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에 부풀었었지만 정차역에서 빠졌다는 소식을 접하곤 이내 상실감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GTX-C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토부는 추가 역 신설에 난색을 표했지만 지자체의 거듭된 요청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이 발표 이후 정차역 포함 여부에 따라 수도권 지역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상록수역은 GTX-C노선의 배차 시간과 경부선 교통량 조정을 위해 회차역으로 유력했지만 컨소시엄 사업제안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추가 사업비 2,000억원 부담 의향까지 내비쳤던 안산시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국토부 발표에도 안산시 본오동 주민들은 ‘상록수역 정차 반드시 유치하라’, ‘상록수역 GTX-C 유치, 안산시 균형발전 이룩된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상록수역 포함 요구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노선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라며 “집값 부분도 크지만 서울 접근성이 제자리걸음인 것도 아쉬움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수 문의가 쇄도했지만 현재는 연락이 뚝 끊겼다. 본오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GTX 기대감에 거래 문의가 활발했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매도 시점을 묻는 연락이 더 많다”라며 “올 초 갭투자를 한 사람들은 양도세 때문에 더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침울한 상록수역과 반대로 왕십리역과 함께 GTX-C노선에 포함된 인덕원역 주변에는 정차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GTX 호재에 매물도 급격히 모습을 감췄다. 집값이 더 오를 기대감에서다. 안양시 동안구 소재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말 동안 매수 물량을 구하는 연락이 많이 왔다”면서 “집을 내놨던 사람들이 GTX 소식에 바로 거둬들여 지금은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덕원역에 인접한 삼성아파트 24평 경우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7억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호가가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푸르지오엘센트로는 호가가 이미 20억원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물건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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