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4’로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드러낸 이규형 / tvN  ‘보이스4’
‘보이스4’로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드러낸 이규형 / tvN ‘보이스4’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매 작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규형이 ‘보이스4: 심판의 시간’(이하 ‘보이스4’)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드러냈다. ‘천의 얼굴’이 따로 없다.

지난 7월 31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추격 스릴러 작품이다. 주인공 강권주(이하나 분)의 특별한 청력을 똑같이 가진 연쇄 살인마 동방민(이규형 분)의 등장으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지막 회까지 데릭 조(송승헌 분)‧강권주와 동방민의 치열한 추격전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다중인격 연쇄살인마 동방민으로 분한 이규형의 연기는 ‘보이스4’의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그는 센터장‧마스터‧서커스맨 등 내면 속 여러 인격들이 겪는 갈등부터 이로 인한 자아의 혼란스러움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소화하며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각 인격마다 다른 목소리는 물론, 표정과 눈빛까지 디테일한 연기는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했다.

다중인격 연쇄살인마 동방민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규형 / tvN  ‘보이스4’
다중인격 연쇄살인마 동방민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규형 / tvN ‘보이스4’

여기엔 이규형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이규형은 2일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를 통해 “작가님이 주신 전사를 바탕으로 인격별 연기 포인트에 차별점을 뒀다”며 “‘선한 동방민’은 어린 시절 학대의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탄생한 인격으로 모난 곳 없이 착한 성격의 인물로 준비했다. 또 ‘서커스맨’은 살인을 일삼는 40대 중후반의 인격으로 늘 분노에 차 있는 성향을 저음의 거친 목소리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마스터’는 스마트하고 예민한 면이 있으며 호기심이 많은 인물이었는데, 외적으로 안경을 착용하는 변화를 뒀다.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높은 톤으로 잡았고, 살인 과정에서 피해자의 리액션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더했다”며 “‘센터장’ 인격은 강권주에 대한 집착을 많이 표현하려 했다. 또 소년 동방민은 어린 시절 동방헌엽(장항선 분)의 학대의 영향을 직접 받은 인격으로, 자신을 신격화하려는 태도를 담아 연기했다”고 전했다.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인격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는 서커스맨이 어려웠다”며 “저음의 목소리면서 분노가 많은 인격이기에 계속 성대를 긁으면서 소리를 내질러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좀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이규형은 “동방민이 곽만택(이정열 분)을 레드룸에서 공격하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으며 “서커스맨 인격이 단순히 살인을 이행하려는 게 아닌, 자신의 과거에 대한 감정과 복수심임을 처음으로 드러냈었다. 그 장면 이후에 인격에 대한 디테일이 더 잡혀서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보이스4’를 통해 다섯 가지 인격을 그려내며 쉽지 않은 도전을 마친 이규형은 넷플릭스 영화 ‘서울 대작전’과 뮤지컬 ‘헤드윅’으로 연기 행보를 이어간다. 그가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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