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제임스 건)가 더 격하고, 더 유쾌하게 돌아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제임스 건)가 더 격하고, 더 유쾌하게 돌아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제임스 건)가 더 격하고, 더 유쾌하게 돌아왔다. 이번 작품으로 DC 유니버스에 합류한 제임스 건 감독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버전으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 호평을 얻고 있다. DC 히어로 무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최악의 안티히어로들, 팀플레이가 불가능한 자살특공대에게 맡겨진 규칙 없는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DC 확장 유니버스(DC Extended Universe, DCEU)의 신작으로, 2016년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세계관을 잇는다. R등급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들어간 액션 블록버스터로, 모든 장면이 IMAX 인증 카메라로 촬영돼 보다 압도적인 몰입감을 자랑한다. 

마블 히어로 무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임스 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잭 스나이더 감독이 제작에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할리 퀸(마고 로비 분)‧아만다 윌러(비올라 데이비스 분)‧릭 플래그(조엘 킨나만 분)‧캡틴 부메랑(자이 코트니 분) 등 전편에 나온 캐릭터부터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분)‧피스메이커(존 시나 분)‧릿캐처2(다니엘 멜키오르 분)‧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 분)‧폴카도트맨(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분) 등 새로운 캐릭터까지 다채로운 히어로들이 주역으로 활약한다.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난 제임스 건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난 제임스 건 감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특히 제임스 건 감독은 거침없는 안티히어로들의 활약을 한층 화려해진 비주얼과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녹여내 새로운 매력의 영화를 탄생시켜 주목받고 있다. 2일 제임스 건 감독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기존 작품을 새롭게 연출하는데 부담감이 컸을 것 같은데, 택한 이유와 연출 소감은. 
“어떤 부담감도 느끼지 않았다. 경험 자체가 즐거웠다. 오리지널 코믹북의 팬이다. 원작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장 끌린 지점은 사회 부적응자,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자신의 인생을 구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즐거운 경험이었다.” 

-소외되거나 타락한 인물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 자란 성장 환경을 보면 정상적인 아이로 여겨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됐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소외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끌림이 있는 것 같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많은 일을 겪으면서 선한 사람도 악하게 바뀔 수 있고, 안티히어로도 겉으론 그렇지 않더라도 내면에도 선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끌리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멤버들을 구성하는 선택 기준은 무엇이었나. 
“DC에는 슈퍼 빌런이 정말 많다. 75년 동안 쌓여온 보물고라고 할 수 있다. 쿨한 캐릭터도 있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도 있다. 히어로와 빌런의 그림을 만들어 사무실에 다 붙여놓고 이들을 조합해서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각 캐릭터들을 스토리 안에 어떻게 넣고 어떤 역할을 줄지 고민했다.”

한층 더 강력해져 돌아온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한층 더 강력해져 돌아온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캐릭터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연출 방향을 잡아갔나. 
“스토리가 없다면 바로 꺼냈다. 제거해버렸다. 모든 캐릭터가 영화에 들어가는 이유가 있다. 그런 이유를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캐릭터를 제거하게 된 거다. 주요 캐릭터들에 스토리가 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게 된다. 내가 선택한 캐릭터 조합은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택했다. 각 캐릭터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하나의 퍼즐같이 영향을 주는 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할리 퀸의 성장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조커의 그늘 아래 있는 존재가 아닌 능력 있는 한 명의 빌런이자 독립적인 존재로서 그려졌는데, 할리 퀸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나. 
“할리는 어떻게 보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 미치광이라고 할 수 있다. 미치광이라는 걸 전제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 굉장히 재밌는 캐릭터다. 할리 퀸이 하고 싶은 걸 하도록 만들었지만, 나조차 그의 모습에 놀라곤 했다. 애정 하는 캐릭터다. 자신을 표출하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광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광기 속에서 자신에 대해 배워가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이전에 없던 자신의 선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킹 샤크가 코믹북 속 외형과 많이 달라졌다. 지금과 같이 킹 샤크의 외형을 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인가.
“킹 샤크를 애니메이션화하는 게 어려웠다. 샤크의 표면, 물고기의 비늘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렵더라. 또 킹 샤크가 걸어 다니는 것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야 했다. 조금 더 통통하게 그려지는 게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실재하는 캐릭터로 체감할 수 있게 노력했고 지금의 킹 샤크가 탄생했다.”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오른쪽).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오른쪽).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났다. 그런 유머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자연스러운 거다. 의도적으로 유머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쓰지 않는다. 물론, 재밌는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지만 유머는 자연스럽게 녹아지는 것 같다. 25년 전에 처음 일을 시작할 때도 특별히 코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더라.”

-화려한 액션 시퀀스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인데, 어떻게 연출하고자 했나. 
“한국 영화가 갖고 있는 마법을 적용하고 싶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그렇고, 한국영화는 여러 장르가 혼합돼 있고,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미국 액션영화는 서로 자기복제가 돼가고 있다. 같은 구조, 비슷한 캐릭터와 반전이 계속 나오고 서로 다른 개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만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번 작품을 하게 되면서 그 점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한국영화와 일본영화, 홍콩영화 등을 보며 영감을 많이 얻었고 그래서 더 영화를 촘촘하게 만들 수 있었다.” 

-마블과 DC의 히어로를 모두 연출한 유일한 감독이다. 제작적인 측면에서 마블과 DC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또 이전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달리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만들고 싶었나.
“이전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 영화의 그림자가 되지 않고, 그 자체로 온전히 설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다. 마블과 DC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슷하다. 다만 DC에서 조금 더 재량권을 가질 수 있었던 건 R등급이라는 것과 새로운 것을 원했다는 거다. 이전 규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DC에서 말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끌고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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