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종 구설로 논란이 일자 “예시를 들어 (설명)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아닌가”라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이은 구설에 고개를 숙였다. ‘1인 1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자 결국 이같은 지적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설화에 휘말린 가운데, 대선 후보들의 ‘메시지’에 무게감이 더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전 총장은 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 강북권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각종 구설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아닌가”라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행보는 검사의 행보와 달라야 한다는 것을 ‘정치 초보’로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정치에 입문한 지 한 달여가 지나는 동안 윤 전 총장은 숱한 구설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달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52시간제’를 비판하며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장 그의 노동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에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잇따랐다. 지난달 20일 대구를 방문해서는 코로나19 초기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을 지적하며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역감정을 조장해 지지율 올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 국민의힘, 속내 복잡

이 가운데 ‘부정식품’ ‘페미니즘’ 발언까지 터져 나오자 당장 여권에서는 이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아직 ‘적응 중’이라고 옹호했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계속된 구설이 자칫 야권 1위 후보로서의 ‘입지’는 물론 ‘외연 확장’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치인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야를 막론하고 ‘검찰 수사만 해왔다’는 비판은 윤 전 총장에게 붙은 꼬리표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번은 실수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실수’가 아니다”, “윤석열식 벼락치기가 끝을 보이고 있다”는 비아냥이 쏟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논란은 윤 전 총장의 문제만은 아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바지 발언’ ‘백제 발언’ 등으로 구설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음주 파티’ 발언이 ‘음주운전 전력’ 부메랑으로 돌아와 대변인까지 물러났다. 

다만, 전문가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상황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지사 같은 경우는 자기가 발언했을 때 발언의 여파를 대략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치고 빠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지금 대선후보이지만, 검사 시절 말을 편하게 하려던 경향이 있다”며 “정치인이 됐음에도 정치인으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을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억울할 수는 있지만 이런 게 계속 반복되고 있기에 당의 지도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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