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결제(‘롯데마트GO’) 시범운영 중인 롯데마트 강변점 방문해 직접 경험해보니…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시범운영 되고 있는 스마트결제 시스템. 사진은 스마트결제 전용 출입구 /서울=엄이랑 기자 
롯데마트가 유‧무인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결제 시스템을 강변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매장 스마트결제 전용 출입구 / 구의동=엄이랑 기자 

시사위크|구의동=엄이랑 기자  롯데마트가 유‧무인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결제 시스템을 지난달 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인 가운데 롯데마트는 비대면 결제시스템을 발판으로 비대면 쇼핑환경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시범운영 되고 있는 스마트결제는 자사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롯데마트GO’를 통해 이뤄진다. 설치한 롯데마트GO 앱을 실행해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로 상품 바코드를 비추면 구입하려는 품목이 앱 내 장바구니에 집계되고, 결제는 소비자가 소유한 신용카드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 ‘롯데마트GO’, 앱 실행부터 바코드 스캔까지 ‘초고속’ 

지난달 롯데마트 측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스마트결제 도입이 향후 ‘아마존GO’와 같은 미래형 매장 구축을 위한 시도임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GO’는 소매 상점 내 출입, 구매, 결제 등을 자동인식 시스템을 통해 운영하는 미래형 무인 매장이다.

기자는 롯데마트 미래형 매장 구축의 출발점인 스마트결제 시스템을 사용해보고 장단점을 파악하고자 5일 오후 강변에 위치한 점포로 향했다.

스마트폰으로 스캔한 상품이 앱 내 장바구니에 담겼다. /
스마트폰으로 스캔한 상품이 앱 내 장바구니에 담겼다. /엄이랑 기자

롯데마트 강변점에 도착해 매장 입구에서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손 소독을 마친 뒤, 고개를 들자 출입구 상단에 스마트결제 시스템을 홍보하는 큼지막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매장 안으로 진입해 물품을 담을 소형 장바구니를 찾던 중, 스마트결제용 출구를 보게 됐다. 출구로 이어지는 길은 유인 계산대와 비슷한 폭으로 좁은 형태였다. 일자로 뻗은 길 끝에 서울지하철 ‘공항철도’ 개찰구와 비슷한 형태의 투명한 플라스틱 막이 양 옆으로 개폐되는 개찰구가 눈에 띄었다.

잠시 스마트결제용 출입구를 세세히 살펴보는데 장내방송으로 스마트결제 시스템을 홍보하는 내용이 들려왔다. 스마트결제 이용 고객에 한해 8월 31일까지 500개 한정 대형장바구니를 증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스마트결제 이용 고객을 늘리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후 초록색 장바구니를 왼팔에 낀 채로 매장 곳곳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입구 앞에 위치한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코너를 시작으로 육류‧어류를 파는 코너를 지나 라면‧과자와 같은 공산식품이 진열된 곳에 들어섰다. 주위를 둘러보던 중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 과자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과자를 집어 들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롯데마트GO’ 앱을 실행했다.

앱을 실행하고 상품 뒷면에 위치한 바코드가 스캔될 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상품 스캔 창 정중앙에 있는 열십자(十) 모양을 상품 바코드에 겨누자 곧바로 앱 내 ‘장바구니에 담겼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렇게 인식이 빠를 거라 생각지 못했던 탓에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만족스러운 마음과 함께 궁금증이 생겼다. ‘다른 제품들도 빠르게 인식될까?’

이후 매장 곳곳을 이른바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근처 진열대에 비치된 과자는 물론 라면‧음료수‧면도용품‧치아용품‧기타생필품 등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첫 스캔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인식됐다. 느린 경우엔 3초가량의 시간이 필요한 정도였다. 한편으로 제품을 일일이 집어 들어 뒷면에 배치된 바코드를 찾는 게 번거로이 느껴지던 중, 용이한 시스템 하나를 발견했다. 상품 진열대에 기입된 바코드를 스캔하면 곧바로 앱 내 장바구니에 담기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상품을 일일이 집어 들고 바코드를 찾지 않아도 돼 편하게 느껴졌다. 이후 발걸음을 옮겨 과일‧채소 코너로 향했다.

종이에 기입된 바코드(좌)와 전자 가격표(우)에 기입된 바코드. 둘 다 스캔이 가능했다. /서울=엄이랑 기자 
종이에 기입된 바코드(좌)와 전자 가격표(우)에 기입된 바코드. 둘 다 스캔이 가능했다. /엄이랑 기자 

‘롯데마트GO’ 앱은 바코드가 없는 과일‧채소의 경우, 따로 분류해 스캔 없이 클릭으로 앱 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진열대에 품목별로 스캔용 바코드가 부착돼 있었던 덕에 스캔으로도 앱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다. 

스마트결제 스캔 기능은 흡족했다. 이제 계산을 해볼 차례다. 실험 삼아 장바구니에 담았던 품목들 상당수를 취소한 뒤, 결제를 위해 일부 품목을 남겨뒀다. 이후 스마트결제 전용 입구로 향했다.

스마트결제 내역(좌)과 장바구니에 담긴 품목(우) /엄이랑 기자

결제 역시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자의 경우 사용 중인 신용카드 전용 앱을 통해 어렵지 않게 결제할 수 있었다. 다만, 신용카드 전용 앱이 없을 경우 비교적 복잡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지니고 있는 신용카드는 하나뿐이었으므로 다른 카드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결제완료 알림을 확인하고 ‘롯데마트GO’ 앱으로 돌아가자 QR코드가 액정에 나타났다. 결제 후 액정에 뜨는 QR코드가 있어야 스마트결제 전용 출구로 나갈 수 있다. 개찰구 옆에 위치한 스캔 창에 QR코드를 비추자 개찰구가 ‘드르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열렸다. 직후 출구 옆 무인계산대가 밀집한 구역에서 점원이 다가왔다. “스마트결제 이용하셨죠? 확인 한번 해드릴게요.”

스마트폰과 장바구니를 받아든 점원은 품목과 스마트결제 내역을 대조했다. 결제품목 확인 과정에 잠시 생긴 틈을 활용해 스마트결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지 물었다. 이에 점원은 “많이들 이용하신다. 젊은 분들이 주로 이용하긴 하시지만 스마트결제 첫 이용 고객에게 경품이 제공될 때가 있어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문의하시기도 한다”고 답하고는 기자가 구입한 품목을 이달의 경품인 대형장바구니에 담아서 건넸다.

계산을 마친 뒤 스마트결제를 이용한 고객에게 인터뷰 요청하고자 10분가량 출구 근처에 머물렀다. 아쉽게도 스마트결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없었다. 10분이란 짧은 시간의 한계가 존재했지만 스마트결제 출구 바로 옆 무인계산대에는 5~6명가량의 고객이 결제를 하고 있었다. 무인계산대 바로 옆, 계산원들이 직접 계산을 돕는 유인계산대를 둘러봤다. 무인계산대와 비슷한 인원수가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 예상 밖 불편함… 번거로운 환불시스템 

롯데마트 강변점의 무인계산대(좌)와 유인계산대(우). /엄이랑 기자

무인계산대를 이용한 20대 여성에게 스마트결제 시스템에 대해 아는지 묻자 “처음 들어봤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롯데마트가 향후 아마존GO와 같은 무인점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어떨 것 같나’란 질문에 “지금과 다를 바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환불은 어떻게 이뤄질까. 구입물품 중 한 가지 품목을 환불해보기로 했다. 대형 장바구니 속 모 유명과자, 구강청결제, 캠핑용 토치 중 캠핑용 토치를 환불 물품으로 결정했다.

스마트결제로 구입한 물품 환불은 유인계산대 근처에 위치한 고객센터에서 이뤄진다.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불 요청임에도 응대하는 점원들은 친절했다. 다만, 환불 과정에 번거로운 부분이 있었다. 한 가지 품목에 대한 환불이지만 구매물품 전체를 취소한 뒤, 환불 물품 외 구입물품을 또 한 번 스캔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구입한 물품이 많을 경우, 다소 불편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대면쇼핑 시스템 이용 과정에서 가장 아쉽게 다가온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여러 건의 결제가 돼있는 경우 스마트결제 뿐만 아니라 유‧무인계산대를 통한 결제에서도 스마트결제와 같은 방식으로 환불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체험이 끝난 뒤 스마트결제 사용 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다. 향후 상점 내 대부분이 자동화된 미래형 매장 시스템을 갖춘 롯데마트의 모습이 기대됐다. 롯데마트가 이번 시범 운영을 발판으로 시스템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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