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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명과 암
[최저임금의 명과 암③] 노동계 “‘최저임금 1만원’ 충분히 가능”… 근거는?
2021. 08. 16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게티이미지뱅크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 1만원을 강조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각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반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노동계는 꾸준히 ‘최저임금 1만원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노동계에서는 △표준생계비·생활임금 △경제성장률 △소비자 물가 인상률 △일자리안정자금 △소득분배개선 △초과이익공유제 등을 근거로 내세운다. 현재 표준생계비 또는 생활임금 수준과 매년 경제성장률 및 물가 인상률 등을 감안해야 하며, 일자리안정자금이나 초과이익공유제를 활용하면 고용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 올해 월 생활임금 210만원↑… 내년 최저시급은 여전히 월 190만원 수준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 이상 수준 인상’을 꾸준히 요구하는 근거로는 최저시급 기준 주 40시간 노동자의 월급이 여전히 ‘표준생계비’ 또는 ‘생활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표준생계비란 거주지역과 연령, 가족구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표준적인 소비유형을 가정해 산출한 것으로, ‘있어야 할’ 생계비로서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임금수준이나 최저생활비 수준을 결정하는데 이용된다. 양대노총에서는 2020년 표준생계비를 211만2,987원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또 표준생계비와 비슷한 개념으로는 ‘생활임금’이 있다. 생활임금은 물가상승률과 가계소득·지출을 고려한 실제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뜻한다. 최저임금과는 개념이 다르다. 생활임금은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시급 기준 1만원을 넘어선다. 생활임금은 서울시가 2015년,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도입했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시가 고시한 2021년 생활임금은 시급 기준 1만702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8,720원보다 1,982원이 많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국민은 시급 기준 1만702원을 보장받아야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인천광역시는 올해 생활임금이 시급 1만120원이며, 광주광역시는 1만520원, 경기도 광명시는 1만150원 등이다.

이를 주 40시간, 월 22일을 근로하는 노동자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할 시 △서울 222만6,016원 △인천 210만4,960원 △광주 218만8,160원 △광명 211만1,200원 등으로 모두 월 210만원을 초과한다.

지난달 확정된 내년 최저시급 9,160원을 동일 기준을 적용해 월급으로 환산하면 190만5,280원 정도다. 지역별 생활임금과 비교 시 월급이 약 20만원 또는 그 이상 차이를 보인다.

다만 생활임금은 적용대상이 제한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생활임금 적용 대상 근로자는 각 지자체 조례에서 정하는데, 주로 공공기관 용역 사업을 하거나 공공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단기 노동자 등이 해당된다. 일반 사기업이나 단순 노동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은 대상이 아니다. 사기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은 지자체 조례로 정한 생활임금이 아닌 법정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급여가 지급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 최저시급을 생활임금 수준까지 올려 모든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근로자 고용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근로복지공단 일자리안정자금 홈페이지 갈무리

◇ 일자리안정자금, 고용주 부담 덜어줘… “자영업자 어려움 원인은 임대료”

이와 함께 고용주들이 정부에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면 고용한 근로자의 급여 일정부분을 지원받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자리안정자금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에서 시행 중인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고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노동자를 30인 미만으로 고용하는 모든 사업주가 해당된다. 다만, △과세소득 3억원 초과 고소득 사업주 △임금체불로 명단이 공개중인 사업주 △국가 등으로부터 인건비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사업주 또는 근로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세부적으로는 월급이 219만원 이하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준은 2021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약 182만원)의 120% 수준으로 보수 상한을 설정한 것이다.

정부지원 금액은 월 보수 219만원 이하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인당 월 최대 7만원, 5인 이상 사업장은 1인당 월 최대 5만원 수준이다. 단시간 노동자가 포함되는 경우 이들이 주 10시간 이상 근무 시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되며, 최소 2만원부터 주 30시간 이상 40시간 미만 근로자에 대해서는 최대 4만원이 지원된다.

2020년 대비 2021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 상승분은 약 2만7,000원 정도다.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으면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비 내년 최저임금 월급 인상 수준은 약 9만1,500원 정도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해 지원을 받으면 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다.

또한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을 통해 사업주와 근로자의 고용보험 및 국민연금의 일부를 지원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일자리안전자금과 중복 수령이 가능하다.

근로복지공단 측 관계자는 “일자리안정자금은 우선 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해 고용보험을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지원하고 있다”며 “일부 사업주들이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부담으로 인해 이를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정부에서는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을 추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업주를 지원해주는 정부 사업을 잘 활용한다면 급여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동계에서는 소상공인들이 경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부분으로 최저임금 인상보다 ‘임대료’라고도 지적한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경영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최저임금보다) 임대료 상승이다”라며 “임대료 상승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제한하고 규제를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최저임금 인상폭을 낮게 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지적하면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초과이익공유제란 코로나19 시기에 특수를 누려 더 많은 수익이 발생되는 업종이 있는데, 이러한 업종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이것을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해 영세자영업자들도 상생할 수 있도록 하면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통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