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들이 유튜브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 유튜브 ‘피식대학’ 화면 캡처
코미디언들이 유튜브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 유튜브 ‘피식대학’ 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방송가에 코미디언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6월 ‘개그콘서트’가 문을 닫은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만이 유일한 개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도 여의치 않은 상황 속 유튜브가 갈 곳 잃은 코미디언들의 새로운 돌파구가 돼주고 있다.

TV가 아닌 새로운 매체로 발길을 돌린 코미디언들은 본인들의 끼와 재능을 녹여낸 콘텐츠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먼저 정재형‧이용주‧김민수‧김해준이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으로 140만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보유,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피식대학’의 대표적인 코너로는 ‘한사랑 산악회’를 들 수 있는데, ‘한사랑 산악회’는 채널이 추구하는 하이퍼리얼리즘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전통적인 개그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콩트 코미디를 베이스로, 멤버들은 산악회에 소속된 중년 아저씨의 모습을 사실감 넘치게 풀어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각 코너에 출연하는 캐릭터들이 서로 혈연관계이거나 친분이 있다는 설정을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 ‘피식대학’만의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엔조이 커플’로 활동 중인 손민수(왼쪽 위)와 임라라 그리고 매드몬스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곽범(왼쪽 아래)과 이창호 / 유튜브 ‘엔조이 커플’‘빵송국’ 화면 캡처
‘엔조이 커플’로 활동 중인 손민수(위 왼쪽)와 임라라(위 오른쪽) 그리고 매드몬스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곽범(아래 왼쪽)과 이창호 / 유튜브 ‘엔조이 커플’‘빵송국’ 화면 캡처

임라라와 손민수는 일찌감치 커플 채널 ‘엔조이 커플’을 만들어 국내 대표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210만 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엔조이커플’은 먹방‧인기 드라마 패러디‧몰래 카메라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다. 특히 헤어질 각오하고 하는 장난 ‘엔조이 헤각장’ 코너를 통해 현실적인 커플의 모습과 유머러스한 코미디언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곽범과 이창호가 만든 유튜브 채널 ‘빵송국’도 빼놓을 수 없다. 곽범과 이창호는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리기 한 달 전 채널을 설립, ‘무조건 나오는 장면’ ‘사람이 쪼다’ ‘여친시점’ 등 다채로운 콘셉트의 코너를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다. 또 가상 아이돌 그룹 매드몬스터 멤버인 탄과 제이호라는 ‘부캐릭터’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카메라 어플을 활용해 아이돌로 재탄생한 두 사람은 지난 4월 ‘내 루돌프’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내 루돌프’는 공개된 지 하루 만에 100만 뷰를 돌파했으며, 23일 기준 조회 수 740만을 넘어서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꼰대희’로 활동 중인 김대희(오른쪽) / 유튜브 ‘꼰대희’ 화면 캡처
‘꼰대희’로 활동 중인 김대희(오른쪽) / 유튜브 ‘꼰대희’ 화면 캡처

이 밖에도 KBS 공채 코미디언 김대희가 채널 ‘꼰대희’에서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대화가 필요해’를 활용해 만든 ‘밥묵자’로 추억을 회상시키는가 하면, SBS 공채 코미디언 출신인 쫑구가 어머니와 함께하는 채널 ‘순자엄마’에서 ‘몰래 카메라’ 콘텐츠를 꾸준히 게재하며 3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의 사랑을 얻고 있다.

본인이 자신 있는 콘텐츠를 TV보다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 속에 유튜브는 단순 끼를 방출할 수 있는 무대가 돼주는 것을 넘어 방송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코미디언들의 재발견을 이뤄내고 있다. 유튜브로 향하는 코미디언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