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크리튼)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크리튼)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히어로 무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크리튼)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마블 최초 아시안 히어로를 앞세워 세계관 확장은 물론, 마블 페이즈 4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 분)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 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린 슈퍼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시무 리우가 샹치로 분해 고강도 액션부터 재치 넘치는 연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홍콩영화의 전설’ 양조위가 샹치의 아버지이자 ‘텐 링즈’ 조직의 수장 웬우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샹치의 친구 케이티와 동생 샤링 역은 아콰피나와 장멍이 분하고,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양자경이 샹치의 이모이자 신비로운 세계 ‘탈로’의 전사 난으로 힘을 보탠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새로운 강력한 히어로 ‘샹치’의 탄생과 ‘아이언맨’ ‘앤트맨’ 등 기존 마블 작품 속에서 미스터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전설적 조직 ‘텐 링즈’의 실체를 다루는 첫 번째 이야기로, MCU 세계관의 확장과 그동안 숨겨진 마블의 비밀을 밝힐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과 압도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마블 최초로 아시안 히어로 솔로 무비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마블은 ‘블랙 팬서’(2018)로 첫 흑인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킨데 이어, ‘캡틴 마블’(2019)과 ‘블랙 위도우’(2021)를 통해 여성 히어로 단독 무비를 선보이는 등 다양성에 무게를 뒀다. 이러한 가운데 아시안 히어로를 내세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다양성 확보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 데스틴 크리튼 감독이 화상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 데스틴 크리튼 감독이 화상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그리고 30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데스틴 크리튼 감독과 배우 시무 리우, 아콰피나가 오는 9월 1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화상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주연배우 시무 리우는 “다양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두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첫 아시안 히어로물의 의미를 되짚었다.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뿐 아니라 양조위‧양자경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캐스팅 비화가 궁금하다.
데스틴 감독 “환상적인 조합이다. 캐스팅을 할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진정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캐릭터를 진정한 인간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모든 배우가 각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갖고 촬영장에 와서 그 인물을 풍부하게 표현해 줬다. 과거 아시아인에 대한 전형적인 모습을 모두 타파했고, 그 전형적인 모습마저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줬다.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연기를 해줬다. 배우 모두 대단하게 느껴졌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특수한 무기가 아닌 맨몸 액션이 특징이었다. 샹치 만의 새로운 액션을 표현하기 위해 연출에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데스틴 감독 “액션 영화를 이번에 처음 찍어봤다. 영화를 볼 때도 액션 신은 보통 그냥 넘어가는 편이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각 액션 시퀀스에 내러티브를 부여했고, 그 내러티브에 따라 인물에 대해 보여주고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띤 분들이 한데 모여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많은 분들이 감정적으로도 울림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녹아있는 액션 시퀀스를 만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샹치와 웬우의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액션도 인상적이었다. 두 캐릭터의 액션 스타일을 어떻게 다르게 설계했나. 
데스틴 감독 “처음부터 아주 중요시 생각했던 부분은 샹치와 아버지 간의 감정적인 스토리나 관계가 액션과 움직임의 디자인을 통해서 실제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거였다. 샹치는 자기 안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 붙어서 큰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쪽만 선택하고 거부하는 게 아니라 양쪽을 다 수용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각 안무와 움직임에서 그런 부분이 캐치될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뭉친 시우 리무(왼쪽)과 아콰피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뭉친 시우 리무(왼쪽)과 아콰피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의 첫 아시아 히어로가 탄생했다. 기존 마블 히어로와 다른 샹치만의 차별점을 꼽자면. 
시무 리우 “차별화된 점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 형성할 수 있다는 거다. 굉장히 다면적인 캐릭터이고 본인만의 불안함이나 결함을 갖고 있다. 인간다운 면모가 보이는 캐릭터다. 기존 마블 슈퍼히어로들은 완벽하고 결함이 없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샹치는 다층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서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액션을 선보였는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시무 리우 “최대한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고 싶었다. 수개월 동안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쳤다. 촬영 들어가기 전 4개월 정도 매일매일 5~6시간 안무와 무술을 익혔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근력 운동을 했다. 그렇게 몸을 만들고 기술도 습득했다. 버스 액션 장면은 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신이다. 버스 위에 매달려 있다가 옆으로 떨어지면서 휙 돌아서 버스 문에 부딪히는 장면인데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소화했다. 연구를 많이 하고 많은 분들과 협업해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장면이다. 당시 프로듀서가 위험한데 직접 하겠냐고 했는데 정말 하고 싶다고 해서 하게 됐다. 그렇게 소화한 액션을 큰 스크린으로 볼 때 아주 만족스러웠다.” 

-케이티를 표현하는데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나.
아콰피나 “케이트는 재밌고 태평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다.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고, 주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평범한 인물이다. 젊은이의 표상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년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부모님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 시대 청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공감이 되고 울림을 주는 역할을 연기한다는 게 배우 입장에서는 선물이었다.”

-케이티는 단순히 주인공 친구 역에 머무르지 않아 더 매력적이었다. 케이티가 영화 안에서 어떤 존재감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콰피나 “나는 스크립트에 쓰여있는 케이티를 그대로 해석하고 옮기는데 열중했다. 내가 해석한 캐릭터는 조력자 역할이면서도 본인의 안락함 안에서만 있으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할 일을 찾는 사람이었다. MCU 캐릭터가 재밌는 이유는 미래에 어떻게 될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는 게 재밌다. 케이티 역시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하지만 샹치와 돈독한 관계가 있으니 함께 어떤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케이티가 요리를 좋아하니 순두부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고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웃음)”

-첫 아시안 히어로 샹치와 이 영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 
시무 리우 “이 영화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인종을 넘어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풍부함이 큰 스크린에 펼쳐진다는 점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캐나다로 이민을 간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이런 영화를 보지 못했다. 항상 아시아인들은 배경에 있거나, 다면적인 대표성을 띤다기보다 2차원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큰 스크린에서도 우리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고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다. 다른 국적이나 인종의 관객들에게는 문화의 다리가 돼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 있는 다양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아콰피나 “나도 미국에서 자라면서 미디어나 영화에서 아시아인들을 자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시무 리우의 말에 공감한다. 어렸을 때부터 샹치 같은 히어로를 원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감독과 배우뿐 아니라 뒤에서 일하는 크루들도 모두 아시아인이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를 하나의 문화라고 보기보다 그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 문화들을 이어줄 수 있는 연결점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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