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디피)’로 전 세계 시청자 앞에 섰다. /넷플릭스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디피)’로 전 세계 시청자 앞에 섰다.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디피)’로 전 세계 시청자 앞에 섰다. 주로 멜로 장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대중을 사로잡아온 그는 탈영병을 잡는 군인 안준호로 분해 부드러움을 벗고 강인한 얼굴을 보여준다. 

‘D.P.’(극본 김보통‧한준희, 연출 한준희)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누적 조회 수 1,000만 뷰를 돌파한 김보통 작가의 인기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D.P.’는 신선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 부조리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들춰내는 사실적인 연출과 통렬한 메시지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탈영병 에피소드를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로 녹여내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주인공 준호를 연기한 정해인을 향한 호평도 뜨겁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정해인은 실제 군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완성한 것은 물론, 거침없는 액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정해인은 이제 막 군대에 발을 내디딘 인물의 불안과 분노, 반항적 감정을 별다른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고스란히 전달할 뿐 아니라, 탈영병을 잡으며 변해가는 준호의 심리적 변주를 탄탄한 연기로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정해인은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나 쏟아지는 호평에 “정말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해인이 쏟아지는 호평에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정해인이 쏟아지는 호평에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공개 후 반응이 좋다.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잘 봤다고 주변에서도 연락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또 아무래도 군대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라, 군대에 다녀온 분들 혹은 갈 분들이 열렬한 반응을 해준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D.P’의 어떤 점이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생각하나. 
“공감이 아닐까 싶다. 군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탈영병을 잡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군대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지 않았나 싶다.”

-안준호는 어떤 인물이었나.
“기본적으로 죄의식이 있는 인물이다. 문제가 있을 때 남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기 안에서 찾는다. 죄책감이 늘 있고 그걸 극복하려고 한다. 문제를 자신 안에서 찾는 건 나와 비슷한 부분인 것 같다.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가 나라면 너무 미웠을 것 같은데 준호는 나름대로 인내하고 참는 모습을 보인다. 그 부분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아픔이 있고 복잡한 인물이라서 준호를 연기하면서 쉽지 않았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우선 외적인 부분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 메이크업을 최대한 하지 않았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것은 주변의 어떤 자극이나 새로운 환경에서 인물이 어떻게 적응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거였다. 준호가 이등병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대답도 정해져 있다. 선임들이 하는 말과 표정, 호흡을 기민하게 캐치하고 리액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액션보다 리액션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현장에서 ‘이병 정해인’이라고 답해 NG가 났을 정도로 몰입했다고.  
“참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몰입이었는데 안준호가 아닌 정해인으로서 몰입이었던 것 같다. 첫 촬영 때였는데, 긴장도 됐고 세트도 리얼하고 선임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진짜 같으니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준호가 아닌 내 이름이 나왔다. 촬영하면서도 군 시절이 생각이 많이 났다. 훈련소 촬영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군대가 안 좋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힘든 기억도 있지만 즐겁고 좋았던 기억도 있다. 내 군 생활을 돌이켜보게 되는 현장이었다.” 

‘D.P.’에서 안준호를 연기한 정해인 스틸컷. /넷플릭스
‘D.P.’에서 안준호를 연기한 정해인 스틸컷. /넷플릭스

-과거 복싱을 했던 설정이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나. 
“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복싱의 ‘복’자도 모르는 내가 기본기부터 시작해서 연습을 했는데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운동이더라. 그렇게까지 힘든지 몰랐다. 나중에는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뛰면서 주먹을 들고 있는 것도 힘들었다. 배우 이준영(정현민 역)과 함께 액션 준비를 했는데, 혼자 할 것도 같이 하면 재밌잖나. 서로서로 격려를 해주니 더 힘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무술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원작에서 디피의 조장이던 준호가 시리즈에서는 상병이 아닌 이등병으로 나온다. 앞으로 누군가의 상급자가 될 안준호가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보기도 했나. 
“안준호의 ‘능글미’와 후임을 대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안준호의 모습은 원작 속 모습처럼 보일 것 같다. 그런 방향성을 한호열 선배가 제시해 준 것 같다. 앞으로 보일 준호의 모습이 나도 궁금하다.”  

-병장 황장수 역을 소화한 신승호화의 호흡은 어땠나. 황장수 캐릭터가 군필자들 사이에서 ‘군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오게 만들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신승호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분석이 완벽하게 돼있었다. 감독님의 디렉션을 유연하게 잘 받더라. 되게 어려운 연기이고 불편할 수 있는데 정말 잘 소화해 줬다. 실제 성격은 예의 바르고 착하다. 첫 촬영부터 준호를 괴롭혀야 하는 신을 찍어야 해서 편하게 할 수 있게 더 대화를 많이 나눴던 기억이 난다.”

-정현민 탈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문영옥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였다. 준호가 영옥을 통해 자신의 폭력적인 가정사를 떠올리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준호가 어떤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나.
“영옥을 보면서 준호는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던 것 같다. 영옥뿐 아니라 모든 탈영병이 준호를 성장시켰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게 준호는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했고 나 역시 흔들리고 불안한 청춘을 잡으러 다닌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여러 사건을 접하고 탈영병들을 잡으면서 준호 역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D.P.’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정해인. /넷플릭스
‘D.P.’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정해인. /넷플릭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장 공감됐던 이야기는 허치도(최준영 분) 병장 이야기다. 큰 울림이 있었다. 나도 할머니와 함께 살았고,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허치도 병장의 에피소드를 촬영하면서 마음이 울컥했던 장면이 많다. 조석봉(조현철 분)의 에피소드는 마음이 많이 무겁고 안 좋았다. 촬영하면서도 갑갑했고 답답했고 슬프면서 화도 나고 너무 어려웠다. 아마 조현철 배우도 많이 힘들었을 거다. 정말 어려운 연기를 배역에 잘 맞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군대의 어두운 면과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탈영을 택하는 탈영병들이 저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다 이유가 있어서 탈영을 선택한다. 그래서 ‘D.P.’가 어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것을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감독님과 작가님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이 캐릭터를 진지하게 대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연기에 임했다.”

-간접경험을 통해 느낀 디피의 역할과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말 정직하고 절대 타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촬영하기 전에는 디피를 바라볼 때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에프엠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리즈에서 유혹에 못 이겨서 흔들리고 그로 인해 사건이 터지고 후회하고 자책하는 디피의 모습이 나온다. 탈영병을 잡기 위해 사회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유혹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더 정직해야 하고, 타협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비슷한 시선을 가진 캐릭터는 김성균 선배가 연기한 박범구 중사가 아닐까.”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우선 사람이다. 제작진부터 배우들까지 소중한 사람들을 얻게 해준 작품이다. 또 넷플릭스 시리즈로서 다가올 시즌2와 또 그다음 시즌들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점도 값진 성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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