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개점을 앞둔 이마트24의 '스마트코엑스점'은 출입부터 결제까지 쇼핑의 주요 과정을 직원의 응대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한 미래형 상점이다. /이마트24
오는 8일 개점을 앞둔 이마트24의 ‘스마트코엑스점’은 출입부터 결제까지 쇼핑의 주요 과정을 직원의 응대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한 미래형 상점이다. /신세계아이앤씨

시사위크|삼성동=엄이랑 기자  신세계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가 ‘완전스마트매장’을 선보인다. 이마트24의 완전스마트매장은 ‘김포DC’점에 이은 두 번째 자동화 소매상점으로, 출입부터 결제까지 쇼핑의 주요 과정을 직원의 응대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한 미래형 상점이다.

◇ 출입·결제 주요 구매과정 자동화… 계속되는 리테일테크 실험

이마트24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스타필드’에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이하 스마트코엑스점)’을 오는 9일 선보인다.

이마트24의 완전스마트매장은 신세계아이앤씨(I&C)와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미래형 상점이다. 이마트24가 이번에 선보일 ‘스마트코엑스점’은 소비자가 구입물품을 들고 매장을 나서면 △AI비전 △무게센서 △클라우드POS 등의 기술을 결합한 ‘리테일테크(Retailtech)’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리테일테크란 Retail(유통)과 Tech(기술)의 합성어로 전통적인 유통업에 ICT(정보통신기술)를 결합해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2016년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래 미국과 영국에서 정식 운영중인 ‘아마존GO’가 있다. 아마존은 ‘Just Walk Out(저스트워크아웃)’이라 명명된 시스템으로 매장 내 출입 및 결제를 자동화해 미래형 상점계 선구자 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마트24는 이번 ‘스마트코엑스점’ 개점에 앞서 지난 2019년 ‘이마트24 셀프서비스스토어 김포DC점’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24 측에 따르면 이번 ‘스마트코엑스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의 ‘완전스마트매장 보완성 향상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지원사업에 리테일테크 전문기업 신세계아이앤씨가 선정돼 이마트24‧MGV보안시스템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점까지 이뤄졌다.

기자는 이번 완전스마트매장 개점에 앞서 지난 2일, ‘스마트코엑스점’에 방문해 운영방식을 직접 체험해봤다.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내부 전경 /삼성동=엄이랑 기자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내부 전경 /신세계아이앤씨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지하철 개찰구를 연상시키는 매장 출입구가 먼저 눈에 띄었다. 출입구 맞은편에는 키오스크가 보였다. 매장으로 진입하는 방향 기준 우측에 직원이 상주하는 공간과 함께 주류‧담배 등 대면결제가 필요한 물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매장 입장은 구매자의 신용카드 정보가 입력된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가능하다. 앱이 없는 경우, 매장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출입용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받게 된다. 

또한 한 사람의 QR코드로 총 4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하나의 QR코드로 4명의 손님이 들어가 집은(구매한) 물품은 QR코드를 입력한 소비자의 앱으로 집계된다. 기자도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의 QR코드를 통해 입장할 수 있었다.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인식하는 라이다(LiDAR) /삼성동=엄이랑 기자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인식하는 라이다(LiDAR). /삼성동=엄이랑 기자

스마트매장을 대표하는 특징은 물품을 집어 들면 자동으로 구매목록에 집계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집었던 물건을 다시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목록에서 제외된다. 이렇듯 스마트매장 내에서 소비자가 집은 물품은 라이다(LiDAR)‧AI카메라가 각기 체크한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다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주로 고객의 행동패턴을 인식한다. 물품을 집어 들고 내려놓는 모습, 허리를 숙여 물품을 꺼내는 등 소비자의 행동 모두를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AI카메라의 경우 주로 매대에 비치돼있는 제품 이미지를 학습하고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두 카메라는 주 역할을 나눠 수행하지만 주 역할 외 서로의 역할도 부차적으로 수행해 구매물품 집계 정확성을 높인다는 게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매대에 설치된 압력감지기가 물품 집계를 돕는다. 가벼운 봉투도 별 무리없이 집계됐다.

종이봉투를 받치고 있는 매대엔 압력감지기가 설치돼있어 물품집계에 정밀함을 더한다. /삼성동=엄이랑 기자
종이봉투를 받치고 있는 매대엔 압력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물품집계에 정밀함을 더한다. /삼성동=엄이랑 기자

◇ AI 시스템 구매물품 집계 정확성 높여… 스마트매장 확산 시점은 ‘글쎄’

혹여나 있을지 모를 도난 발생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품을 집어 드는 순간 앱에 집계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예컨대 매대에 진열돼있는 초코바를 주머니에 숨기거나, 매대를 무언가로 덮어 가리는 방식으로 물품을 숨겨도 모두 구매품목에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매장입구에 설치된 AI음성챗봇. /삼성동=엄이랑 기자
매장입구에 설치된 AI음성챗봇. /삼성동=엄이랑 기자

집었던 물품을 원위치에 놓지 않는 경우 진입구에 설치된 ‘AI음성챗봇’에서 원위치를 부탁하는 안내음성이 나온다. 또한 AI음성챗봇은 상품위치‧프로모션상품 등 다양한 안내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련의 구매과정을 마친 뒤 별도의 체크 없이 출구를 통해 매장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나온 직후 1분이 채 안 돼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의 앱으로 종이봉투와 마스크 한 박스, 그리고 관계자의 주머니 속 초코바가 결제됐다. 

이마트24의 완전스마트매장은 물품 구매에 필요한 주요 과정을 자동화했지만 직원이 상주할 계획이다. 상주하는 직원은 물품을 진열하거나 정리하는 등 매장관리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담배‧주류와 같은 19세 이상에게 판매할 수 있는 물품에 대한 결제업무도 수행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향후 담배‧주류 등의 상품이 자동결제 가능 품목에 들어가도 매장관리를 위한 직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 측은 이번 완전스마트매장 출점이 향후 확장계획을 세울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코엑스 스마트점’을 앞서 출점한 ‘김포DC점’에 이은 기술 테스트를 위한 ‘2차 실증 매장’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스마트코엑스점은 김포DC점에 비해 기능이 향상된 매장이지만 아직은 테스트베드 정도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이번 스마트매장이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에 위치해있다는 점에서 더욱 확실한 실증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완전스마트매장 출점은 기술안정화 및 고도화가 목적”이라며 “향후 확대계획은 실증이 완료된 후에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24 외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도 자사 편의점에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CU는 지난 1월 인천 송도에 리테일테크가 도입된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을 선보인 바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8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소매상점 ‘DT랩스토어’를 개장하며 부속점포로 출입‧결제 자동화 매장을 열고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GS25는 BC카드와 협업으로 지난해 1월 ‘GS25 을지스마트점’을 개점했고 이달 초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사 소매상점에 리테일테크 구축을 본격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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