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 ‘2021수소모빌리티+쇼’ 참가, 수소 관련 기술 선봬
현대제철, 완전무탄소 공정으로 첫 발… 2050년 상용화 예측
승용·상용차부터 트램·무인화물운송 등 모든 이동수단 수소화 추진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사진은 현대차 엑시언트의 수소전기모델.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일산=제갈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무탄소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미래 이동수단의 대부분을 수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탄소배출 제로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는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앞으로 개발할 7종의 수소 관련 제품 및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이 킨텍스에서 공개한 대부분의 수소 모빌리티 제품은 당장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룹이 나아가는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것은 분명하다. 미래의 이동수단을 제조하는 단계부터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억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는 수소 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의 제조 원료인 철강(스틸) 제조과정에서는 피치 못하게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정까지 모두 수소 연료를 사용해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과정까지 친환경 발전을 이용, 최종적으로는 CO₂ 배출제로 ‘그린 스틸’을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철이 목표로 기술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 공정.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재 제철공정은 철광석과 석탄을 활용해 철강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통해 생산되는 철강 1톤 기준 CO₂ 배출량은 2톤에 달한다는 것이 현대제철 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기존 고로공정에서 발생되는 CO₂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수소환원제철’을 소개했다.

현대제철이 목표로 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먼저 태양광 또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수전해를 거쳐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수소를 만들어낸다. 이를 ‘그린 수소’라고 부른다. 이 그린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산화철을 환원철로 만들고 최종 산물인 ‘그린 스틸’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철강 산업은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철강 산업 선두주자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배출한 탄소는 각각 8,148만톤, 2,224만톤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상용화할 수 있다면 상당한 규모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무탄소 공정 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아직 개발 초기단계로, 기술의 상용화 시점은 205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로 구동할 수 있는 다양한 이동수단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수소차 넥쏘에 이어 상용차 엑시언트의 수소전기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생산·판매되고 있는 내연기관 상용차를 전부 수소전기트럭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해 보급하며, 2028년까지 세계 자동차업계 최초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대모비스의 도심형 모빌리티 M.비전 2GO. M.비전 2GO는 수소연료전지 모델이며, 전기로 구동되는 EV 모델도 함께 개발 중이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기아에서는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최대 주행거리는 60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승용 모델에도 수소연료차량을 적용해 내연기관을 대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도심형 근거리 딜리버리 모빌리티 ‘M.비전 2GO’와 EV 기반 도심형 초소형 모빌리티 ‘M.비전 팝(POP)’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M.비전은 앞뒤 바퀴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좌우로 이동할 수 있으며, 차량을 조작하는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이동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수소연료 트램.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대로템은 현재 퓨어셀 트램(수소전지 트램)을 개발 중이다. 현대로템 퓨어셀 트램은 2023년 울산 지역에서 시범 운행을 할 예정이다. 이동수단을 다양화하면서도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더 나아가 무인으로 장거리 물류 수송을 할 수 있는 트레일러 드론과 이를 활용한 무인 레스큐 드론을 산업계에 배치할 계획이다. 트레일러 드론의 최대 주행거리는 1,000㎞를 목표로 하고 있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레이더와 라이다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적용돼 항만이나 공항, 건설현장, 소방 등 분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공개했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현대차그룹에서 개발 중인 트레일러 드론(왼쪽)과 레스큐 드론. 레스큐 드론은 트레일러 드론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다. / 일산 킨텍스=제갈민 기자

트레일러 드론 역시 현대모비스의 M.비전처럼 바퀴를 자유자재로 조향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 이동도 용이하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소방 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 보인다. 소방 분야에 특화되도록 개발한 레스큐 드론은 화재 등 사고 현장에서 구급대가 진입할 수 없는 장소까지 투입해 인명구출을 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회 행보에 대해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하이드로젠 웨이브(수소 물결)’ 글로벌 온라인 행사에서 “기후 변화 대응은 수소에너지 없이 불가능하다”며 “수소사회로의 전환은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에너지를 쓸 수 있는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시기를 명확히 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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