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윤아가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SM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윤아가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SM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임윤아가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엑시트’(2019) 이후 2년 만. ‘뮤즈’가 되고 싶어 하는 17세 소녀로 분한 그는 특유의 당차고 사랑스러운 매력은 물론, 낯선 사투리 연기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낸다. 

2007년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한 임윤아는 같은 해 드라마 ‘9회말 2아웃’에 출연하며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동시에 시작했다.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뒤 2017년 영화 ‘공조’를 통해 스크린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영화 ‘엑시트’로 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력까지 입증한 그는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기적’을 통해 또 한 번 극장가 저격에 나서 이목을 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박정민‧이성민‧임윤아‧이수경 등이 주요 캐릭터로 활약했다. 

임윤아는 극 중 거침없는 행동파이자 자칭 ‘뮤즈’ 라희를 연기했다. 라희는 준경의 비범함을 단번에 간파하고 거침없는 실행력으로 준경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임윤아는 당차고 능동적인 매력의 라희를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한층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성, 호평을 얻고 있다. 

또 80년대 후반 레트로 스타일링을 완벽히 소화해낸 것은 물론, 경상북도 사투리 연기까지 능숙하게 해내며 또 한 걸음 성장한 모습을 보여 배우로서 그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크린 존재감 굳히기에 나선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스크린 존재감 굳히기에 나선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난 임윤아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겠다고 결심했다”면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기적’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엑시트’ 이후 2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전작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은 갖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을 선택해나가는 편이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잖나. 그러다 보니 그런 부분에 있어 크게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그 사이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영화관에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영화로 인사드리게 돼서 정말 좋고 기쁘다.”

-시나리오를 받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시나리오를 덮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마음을 울리는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울었던 작품이 ‘기적’이 처음일 정도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모두 잘 그려져 있었다. 이런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예고만 보면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스토리로부터 시작되는 일들이 많이 담겨있기 때문에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라희는 어떤 인물이었나.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는지.   
“준경의 비범함을 알고 이끌어주는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귀엽고 당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라희에게 매력을 느껴서 선택했고, 내가 느낀 매력을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 표현을 위해) 따로 계산을 하진 않았고,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시나리오에 있는 것만 그대로 잘 해나가도 라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라희가 실제 배우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밝고 긍정적인 라희를 통해 에너지를 얻기도 했을 것 같은데. 
“주변 분들도 굉장히 비슷하고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솔직한 표현을 하는 부분은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라희가 훨씬 더 행동력이 강하고 앞뒤를 재지 않는 능동적인 면이 더 있다. 라희를 만나면서 나도 누군가를 이끌어주고 힘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희의 ‘멋짐’을 배운 것 같다. 누군가의 뮤즈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더라.”

‘기적’에서 호흡을 맞춘 박정민(왼쪽)과 임윤아. /롯데엔터테인먼트
‘기적’에서 호흡을 맞춘 박정민(왼쪽)과 임윤아. /롯데엔터테인먼트

-라희는 능동적인 인물이지만 자신이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뮤즈가 되고 싶어 한다. 왜 그런 꿈을 갖게 됐을지 고민해보기도 했나. 
“라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고 이끌어주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에너지가 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준경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뮤즈라는 꿈을 꾸지 못했을 것 같다. 준경의 매력에 반했기 때문에 라희도 자신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모두의 뮤즈가 아닌, 준경의 뮤즈가 되고 싶었던 거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가 인상 깊었다. 어떻게 준비했나. 어려움은 없었나.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경상북도 봉화 사투리였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봉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 지방 사투리를 쓰는 게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분들이 낯설어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모두의 의견이 일치해서 봉화 사투리에 도전하는 걸로 결정이 됐다. 잘 들어본 적 없는 사투리라 레퍼런스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사투리를 지도해 주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선생님에게 대본을 계속 체크하고 선생님이 녹음해 준 것과 내가 한 것을 비교해보면서 계속 들었다. 그 지역 출신 분들에게 도움도 받으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또 할아버지 할머니가 경상북도 영주 분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사투리를 들었는데, 그런 부분도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사투리 연기가 가장 어려웠던 대사는 무엇이었나.
“‘안녕하세요’ 조차 어떤 억양으로 해야 하는지 사투리 선생님에게 물어볼 정도로 하나하나 다 어려웠다. 은근히 어려웠던 건 ‘청와대’다.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다. 단어 하나일 뿐인데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소녀시대 센터 윤아에서 배우 임윤아로. /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센터 윤아에서 배우 임윤아로. /SM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도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고 있다. 가수로서 쌓아온 성과 못지않게 뿌듯할 것 같은데, 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돌아보면 어떤가. 
“가수와 배우 활동을 거의 동시에 시작했는데, 가수로서 활동이 많았던 것에 비해 연기자로서 활동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아직 더 배워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감사하게도 정말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잘 배우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차곡차곡 더 잘 쌓아갈 테니, 응원해 달라.”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녀시대 완전체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오랜만에 멤버들과 함께 한 소감이 궁금하다. 또 소녀시대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함께 서다 보니 새롭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뭉클해지는 부분이 있더라. 기다려준 팬들에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거였는데 많은 분들이 잘 봤다고 해주셔서 좋았다. 소녀시대는 내게 청춘이다. 나의 모든 청춘을 소녀시대와 함께 보냈기 때문에, 나의 청춘을 떠올린다면 소녀시대를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기적’은 배우 임윤아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촬영 내내 행복했다. 영화 자체가 따뜻해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졌고 묻어났다. 게다가 풍경도 좋고 장소도 예쁘니 더욱더 예쁜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현장과 배우, 제작진 함께 한 모든 것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거다. 처음 시나리오를 본 순간부터 마음을 울렸고,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이다.” 

-차기작은 tvN 드라마 ‘빅마우스’다.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고미호라는 캐릭터인데, 우선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직업인 간호사다. 미호도 굉장히 능동적이고 당찬 모습이 있는 친구다. 캐릭터 소개에 ‘대학 시절 홍보 모델을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가졌다’고 쓰여있다. 하하. ‘빼어난 미모’를 가진 현명하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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