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발표한 외교‧안보 공약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이 발표한 공약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청년들의 정책을 선별하고 다듬은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의 공약을 그대로 ‘복붙’하면 양해라도 구하는 게 상도의 아닌가”라며 “윤 후보는 부부가 모두 표절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논란 중 하나인 ‘아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연결해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22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안보 공약 발표했다. 그는 △남북미 상설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시행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화 등을 공약했다.

논란은 ‘군 복무 경력 인정 법제화’ 내용에서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은 △현역병 국민연금 가입 기간 18개월 확대 △군 생활 ‘안전보장보험’ 가입 적용 등을 약속했다. 이어 △민간 주택 청약 가점 △공공임대주택 가점 부여도 내걸었다. 윤 전 총장은 “군 생활도 하나의 직장으로 보고 그 청약 점수를 계산하는 데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자신의 공약을 표절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을 맹비난했다. 그가 앞서 공약으로 내건 한국형 지아이빌(G.I.Bill‧제대군인지원법) 공약 중 ′주택청약 5점 가점′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부동시라는 이유로 병역의무를 하지 않은 윤 후보에게는 군 의무복무가 직장으로 보이는가”라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원하지 않아도 병역의무가 있으니 가야 하는 게 군대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직장이 청약가점에 들어간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만 열면 사고를 치는 불안한 후보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나. 차라리 지난번처럼 대리발표 하는 게 낫겠다”라고 힐난했다. 

유 전 의원 캠프 최원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가를 이끌어 갈 정책을 다른 후보가 수년간 고심하고 연구해서 내놓은 공약을 표절하면서 부끄러움은 남의 몫인가”라며 “유 후보 공약이 꼭 필요한 훌륭한 공약임을 인정해 준 것은 고마우나 마음에 든다면 출처는 밝히고 쓰시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청년 세대의 요구가 들끓고 있는 만큼 공약이 비슷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청년 대상 국방공약은 청년들이 제안하거나 희망하는 정책 제안들을 선별하고 다듬어 공약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비슷한 생각, 유사한 목소리는 당연히 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복무자 청약 가산점 부여 문제는 이미 정치권에서 논의돼 온 사안 중 하나”라며 “공약 발표 시점의 선후를 두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희망 공약을 통해 실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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