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가 게임 팬들은 물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가 게임 팬들은 물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고전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스크린에 재탄생한다.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결합, 원작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단 각오다.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가 게임 팬들은 물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늦은 밤 학교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전학생 희민(강찬희 분)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물이다. 2001년 발매된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원작으로, 송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그룹 SF9 멤버 강찬희와 박유나 등이 주요 캐릭터를 맡았다. 

영화는 20년 전 고전 게임의 스토리에 ‘퇴마’ 소재를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원작에서 사랑받은 상징적인 악령 캐릭터는 물론,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도 추가했다. 다양한 CG로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 전반적으로 ‘올드’하고, 완성도가 떨어져 아쉬움을 남긴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 출연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찬희‧이혜란‧박유나‧장광. /제이앤씨미디어그룹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 출연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찬희‧이혜란‧박유나‧장광.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가장 큰 문제는 유치한 스토리 전개와 매력 없는 캐릭터들이다.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 라인 탓에 흐름이 뚝뚝 끊기고, 억울하게 죽은 원혼부터 신파 코드까지 클리셰가 범벅된 진부한 전개가 러닝타임 내내 이어져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캐릭터 역시 매력을 느낄 수 없다. 그동안 학원공포물에서 그려진 수많은 인물들과 다르지 않고, 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대부분 존재감이 없다. 특히 희민은 주인공이 맞나 싶을 정도다. 

최고 퇴마사 후계자라는 설정에 비상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기대심을 자극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서사의 중심에서도 밀려나 있다. 극 후반 급하게 등장한 악령에 의해 그의 사연이 추가되지만, ‘갑자기?’라는 물음표를 띄울 정도로 억지로 짜 맞춘 듯한 느낌이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서 희민을 연기한 찬희 스틸컷. /제이앤씨미디어그룹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에서 희민을 연기한 찬희 스틸컷.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어설픈 CG도 몰입을 방해한다. 유치하고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몇몇 장면에서는 90년대 초등학생들이 열광했던 추억의 어린이 SF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한다. 다수의 웰메이드 공포물을 경험하며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활약도 아쉽다. 몇몇 배우들의 과장된 표정과 어설픈 문어체 말투, 다소 튀는 대사 톤 등 아쉬운 연기력이 몰입을 방해한다. 그나마 주인공 희민을 연기한 찬희가 제 몫을 해낸다. 캐릭터 설정이 아쉬울 뿐이다. 러닝타임 90분, 10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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