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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인터뷰 - 구독경제 전문가 전호겸]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독경제 도입 시급”
2021. 09. 30 by 엄이랑 기자 aniceday21@sisaweek.com
‘애플도 구독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미 투자은행의 제안을 접한 후부터 구독경제를 연구해온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으로 구독경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이전부터 주장해왔다. /사진=김경희 기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으로 구독경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책수립이 시급하다며 대선주자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몇년 내 스타벅스도 구독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 예상한다.”

구독경제 전문가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는 지난 27일 서울 모처에서 <시사위크>와 인터뷰를 시작하며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스타벅스코리아’가 커피와 굿즈를 결합한 구독경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예상의 근거로 구독경제 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팬덤을 바탕으로 락인(Lock-in, 고객 선점효과)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현재 팬덤의 연령층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곧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을 때 자사로 유입하려면 구독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며 여기에 메타버스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시장조사 및 컨설팅 회사 ‘가트너(Gatner)’는 2023년엔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경제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기업들이 구독경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SK텔레콤’이 해외직구 무료배송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서비스를 개시했고, ‘현대자동차’는 2019년 모빌리티 구독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이외에 카카오·네이버 등 IT기업과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도 구독경제를 도입·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트업이 주름잡던 구독경제 시장에 대기업들이 하나둘 참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호겸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문에도 구독경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구독경제 도입을 주장한 사람은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향후 구독경제가 보편화되면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를 찾아가는 세상이 올 것이기 때문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문에서도 구독경제 도입 기반을 마련해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구독경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호겸 교수는 향후 성공적인 구독경제 도입에 있어 ‘ID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D경제는 전 교수가 그간의 연구를 통해 착안한 개념이다. /사진=김경희 기자
전호겸 교수는 향후 구독경제가 보편화된 시대가 온다면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를 찾아갈 것이라 말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구독경제 성공적 도입을 위한 필수요소, ‘ID경제’

구독서비스라고도 불리는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정기간행물 등 기존에도 존재했던 구독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호겸 교수는 지난 2016년 ‘애플은 구독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골드만삭스의 제안을 접하고 “구독경제가 새로운 경제 트렌드만이 아닌 인간 삶 전반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예감했다”고 저서에 밝힌 바 있다. 

“모객만을 위해서 구독경제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전 교수는 “앞으로의 구독경제는 가능한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 개개인의 다채로운 욕구를 정밀히 분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소비자들의 구매 정보를 바탕으로 니즈를 파악하는 ‘ID경제’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ID경제’는 전 교수가 그간의 연구를 통해 착안한 개념으로 ‘초개인화된 상세 데이터를 활용해 경제‧정치‧행정, 그리고 기업경영과 관련된 각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저서를 통해 제시한 바 있다.

전 교수는 “ID경제는 구독경제 뿐만 아니라 공유경제, 메타버스와도 연결돼있다”며 “기본은 모객이지만 그 이후가 중요하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구독자 스스로도 모르던 욕구를 찾아 제시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공공부문에서 소상공인 디지털전환 기반 마련해줘야” 

오랜 기간 구독경제를 연구해온 전호겸 교수의 화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문 구독경제 도입이다. 구독경제의 장점 중 하나인 구독료에서 비롯된 예측가능한 주기적 수익을 보장할 수 있고 흩어진 개별 사업자들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호겸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독경제 도입의 출발점으로, 공공부문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기반 마련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김경희 기자

전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독경제 도입에 출발점으로 “구독경제 도입에 필수 요소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기반을 공공부문에서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 교수는 “최소 광역시 규모의 지자체들이 해당 지역만의 특색 및 스토리를 개발해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연계 가능한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테면 특정 지역 소문난 맛집을 모아 ‘00맛기행’과 같은 콘텐츠와 ‘역사여행기’와 같은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지자체와 협력해 구독경제를 도입‧운영하는 팀업(Team-up) 개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전 교수는 “정부‧지자체에서만이 아니라 기업이 운영하는 구독경제로도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함께하는 팀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가 저서를 통해 든 예시로 항공사가 한복업체와 협력해 자사의 항공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한복을 대여하는 방식이다.

이어 전 교수는 “실례로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구독서비스의 경우 구독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농가에서 수확한 꽃을 배송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소상공인 업종과의 협업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구독경제에 있어 대기업과 소상공인은 대척점이 아닌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독경제 도입 위한 정책수립 시급 

전호겸 교수는 향후 성공적인 구독경제 도입에 있어 ‘ID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D경제는 전 교수가 그간의 연구를 통해 착안한 개념이다.  /사진=엄이랑 기자<br>
전호겸 교수는 향후 성공적인 구독경제 도입에 있어 ‘ID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D경제는 전 교수가 그간의 연구를 통해 착안한 개념이다. 사진은 전 교수가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저서.  /사진=엄이랑 기자

앞서 소개한 ‘가트너’의 ‘2023년까지 75%의 기업이 구독경제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대로 구독경제는 보편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호겸 교수는 구독경제가 보편화됐을 때 우려하는 지점으로 구독경제 특성상 선점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어 “구독경제가 보편화된 후 최악의 상황이라면 상당수의 구독자를 확보한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는 세상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고 구독경제가 도입되는 속도를 늦추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구독경제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기여할 정책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 교수의 입장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구독경제 도입과 관련된 정책수립이 시급하다. 지금으로선 수많은 소상공인 대상 경제정책 중 구독경제가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구독경제에 대해 대선주자들이 관심을 갖고 관련 정책수립을 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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