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베일을 벗었다. /유니버설 픽쳐스
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베일을 벗었다. /유니버설 픽쳐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오랜 기다림 끝에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시리즈에서 대체 불가 존재감을 뽐내온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를 떠나보내야 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대장정의 피날레가 화려하게 그리고 뭉클하게 스크린에 펼쳐진다.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과 마주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할리우드 인기 장수 시리즈인 ‘007’ 시리즈 25번째 작품으로, 역대 최장기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았다.

영원한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위)와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라미 말렉. /유니버설 픽쳐스
영원한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위)와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라미 말렉. /유니버설 픽쳐스

2006년부터 약 15년간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를 떠나보내는 작품인 만큼, 시리즈 사상 가장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먼저 영국‧이탈리아‧노르웨이‧자메이카 등 4개국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한 다채롭고 이국적인 풍광이 눈을 즐겁게 한다. 시리즈 최초로 IMAX 카메라를 도입해 더욱 시원하고 광활한 화면으로 스크린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 최대치를 선사한다. 

시리즈마다 독보적인 액션으로 관객의 취향을 저격했던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이번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액션 시퀀스로 액션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마을에서 펼쳐지는 파워풀한 카 체이싱부터 최첨단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007’만의 리얼 액션까지, 제임스 본드의 거침없는 액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다만 장르적 쾌감에 집중한 탓에 스토리 구성은 다소 헐겁다. 특히 제임스 본드의 사랑과 가족애 등 전에 없던 멜로드라마를 추가했는데, 뻔한 전개로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고 전 시리즈들과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편을 보지 못했다면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스펙터’의 존재에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

여성캐릭터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와 아나 디 아르마스,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 /유니버설 픽쳐스
여성캐릭터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와 아나 디 아르마스,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 /유니버설 픽쳐스

새로운 ‘빌런’ 사핀(라미 말렉 분)의 존재감도 아쉽다. 강렬한 첫 등장 외엔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다. 아쉬움을 채우는 건 여성 캐릭터들이다. 성적인 매력만 강조하던 ‘본드걸’에서 벗어나, 진취적이고 입체적인 역할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레아 세이두가 연기한 매들렌 스완부터 MI6의 새로운 ‘007’ 노미(라샤나 린치 분), CIA 요원 팔로마(아나 디 아르마스 분)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시리즈의 새로운 변화를 알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떠나보내기 아쉬울 만큼, ‘제임스 본드’로 완벽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번 작품을 위해 1년간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쳤다는 그는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뭉클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러닝타임 163분,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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