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개막식이 열렸다. /뉴시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개막식이 열렸다. /뉴시스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위로와 위안이 되는 시간, 새로운 희망이 되는 자리.”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개막식이 열렸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영화 상영’에만 집중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개막식은 물론, 100% 극장 상영과 다양한 부대 행사 등 정상 개최를 통해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다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 대장정의 시작인 이번 개막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치러지는 첫 정규 규모의 영화제인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대규모 해외 게스트 참석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날 행사 사회자로 나선 송중기·박소담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를 휩쓴 봉준호 감독, 배우 최민식‧박해일‧유아인‧전여빈‧김현주‧한소희 등이 국내외 영화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방역’도 철저히 진행됐다. 취재진을 비롯해 개‧폐막식에 참석하는 관객과 게스트들 모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난 증명서나 72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검출검사(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했다. 또 매해 5,000명이 참석했던 규모에서 1,200명으로 축소했고,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좌석 간 거리두기를 유지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송중기(왼쪽)과 박소담. /뉴시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송중기(왼쪽)과 박소담. /뉴시스

사회자로 나선 송중기는 “오랜만에 화면이 아니라 진짜 모습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돼 더 반갑고 감격스럽다”며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고맙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하며 개막식의 시작을 알렸다. 박소담 역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계는 물론 많은 분들이 고충을 겪어야 했다”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위로와 위안을 드릴 수 있기를, 또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안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과 한국영화 세계화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 시상이 진행됐다. 

먼저 아시안영화인상은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임권택 감독에게 돌아갔다.임권택 감독은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를 시작으로 102번째 영화인 ‘화장’(2014)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며 아시아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한국의 거장감독이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수상자로 결정됐다. 

무대에 오른 임권택 감독은 “60년대 초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백여 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아직도 내 스스로 완성도가 어지간한 영화는 찍어보질 못했다”며 “이젠 나이가 들고 그런 영화를 찍어볼 기회조차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금 나이까지 영화를 만들며 살았다는 게 행복하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및 영화인회의 이사장에게 돌아갔다. 고 이춘연 대표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젊은 감독들과의 작업을 통해 당대 혁신적인 영화들을 제작하여 한국 영화계가 지금의 산업화가 되는 밑거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상은 고 이춘연 대표의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이어 개막작이 소개됐다.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폐막작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중국영화 ‘매염방’(감독 렁록만)이다. 

‘행복의 나라로’ 임상수 감독과 배우 최민식‧박해일 등 주역들은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최민식은 “너무 보고 싶었고 그리웠다”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행복의 나라로’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열게 돼서 영광”이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6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부산지역 내 6개 극장에서 진행된다. 공식 선정작은 70개국 223편이며, 모두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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