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더 뉴 볼보 XC60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파주=제갈민 기자

시사위크|파주=제갈민 기자  인류는 보다 편리한 삶을 추구하면서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등을 만들어냈다. 특히 인공지능은 산업 현장부터 가정에서까지 이용되고 있는데, 이제는 자동차에도 적용되는 모습이다.

볼보자동차는 지난달 신형 XC60을 공개했다. 이번에 출시된 더 뉴 볼보 XC60(이하 더 뉴 XC60)은 지난 2017년 선보인 2세대 XC6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내부와 외관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가 힘들지만 운전자를 보조하는 AI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성능이 상향평준화 돼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선택할 때는 실내외 디자인, 편의·안전사양 등이 크게 좌우한다. 이번에 출시된 더 뉴 XC60은 운전자의 편의가 대폭 향상됐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한층 편리하고 똑똑해진 더 뉴 XC60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했다. 시승코스는 DDP에서 자유로를 이용해 파주에 위치한 카베아까지 왕복하는 구간으로, 편도 약 70㎞ 코스다. 시승 차량은 더 뉴 XC60 B5 인스크립션 모델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차량이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에 탑재된 AI 아리아를 이용 설명서. / 파주=제갈민 기자

◇ AI 친구 ‘아리아’, 주행 중 음성으로 이것저것 조작 가능

앞서 말했듯 더 뉴 XC60의 외관은 해당 모델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달라진 부분을 찾기가 힘든 수준이다. 외관에서 달라진 부분으로는 전면부 범퍼·에어덕트(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이 약간 바뀌었고, 크롬 장식이 추가됐다. 후면은 범퍼 디자인을 새롭게 다듬어 배기구(머플러)를 감춰 깔끔하게 보인다.

더 뉴 XC60의 차별화 포인트는 이번에 새롭게 탑재된 AI ‘아리아’다. 아리아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SKT와 공동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의 일부다. AI 아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음성’으로 공조장치나 내비게이션, 전화·메시지 등 여러 가지를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승 간 새롭게 느껴진 부분은 음성으로 내비게이션과 공조기, 휴대폰 문자메시지 전송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승 차량인 더 뉴 XC60에 탑승한 후 ‘아리아’를 부르고 목적지인 파주 카베아로 안내를 해달라고 말을 하니 장소 검색과 길안내까지 스스로 작동했다. 대부분의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주소 또는 명칭을 검색하기 위해 직접 스크린을 터치해 글자를 입력해야 해 다소 불편한 부분이 존재했다. 더 뉴 XC60은 이러한 부분은 대폭 개선한 차량이다.

또 경유지를 설정하거나 최적경로·무료도로·최단시간 경로 등을 설정할 때도 ‘아리아’를 부르고 원하는 경로와 경유지를 말하면 알아듣고 운전자의 요청사항을 모두 반영해 길안내를 시작한다. 이는 주행 중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운전 중 경유지를 입력하거나 경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터치스크린을 손으로 조작해야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갓길에 차량을 정차하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행위도 도로의 정체를 유발하거나 후행 차량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문제점이 상존한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 실내 주요 부분. 1열 시트는 측면에 설치된 전자동 조작부를 이용해 조절할 수 있다. 2열 암레스트에 설치된 컵홀더는 500㎖ 정도의 텀블러나 음료수 병을 보관하기에도 충분하다. / 파주=제갈민 기자

특히 볼보의 차량은 센터페시아에 물리버튼이라고는 스크린 하단의 메뉴버튼과 비상등, 전후방 유리창의 열선기능 작동 버튼, 그리고 오디오 조작 버튼만 존재한다. 그 외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전자식으로 채택해 조작편의성에서 타 브랜드 차량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운전이 능숙한 드라이버라 할지라도 주행 간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공조기를 조작하는 행위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그간 볼보 차량의 불편한 부분 중 하나로 작용했으나, 이번에 출시한 더 뉴 XC60은 이러한 문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음성 인식 AI ‘아리아’를 탑재해 운전자의 편의는 물론 안전까지 개선한 모습이다.

운전자가 주행 중 공조기의 온도나 바람세기 등을 조작하고 싶은 경우 AI ‘아리아’를 부르고 “에어컨 온도 22℃로 조절해줘” “에어컨 풍량 3으로 해줘” “시트 통풍·열선 작동해줘” 등 요청을 하면 그대로 조작을 해준다. 음성인식률도 상당히 높다. 100㎞/h 전후의 고속주행에서 ‘아리아’를 부르고 필요한 점을 말하더라도 거의 알아듣고 작동한다.

단, 온도와 풍량을 동시에 조절하는 기능은 아직 작동이 불가하며 한 번에 하나씩만 주문을 해야 한다.

주행 중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야 할 때는 아리아를 부르고 ‘OOO에게 전화 걸어줘’라고 말하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에 저장된 번호로 전화통화를 연결한다. 전화를 걸기 위해 스마트폰을 조작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이와 동일하게 ‘OOO에게 문자메시지 보내줘’라고 말하면 메시지 전송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연락처에 저장한 명칭을 전부 말하지 않아도 되며, 특수문자 여부도 상관없다. 저장한 이름의 일부만이라도 명확히 인식되면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메시지 전송 기능은 지원되지 않지만,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가 똑똑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부분이다. 또 아리아를 부르고 ‘넌 누구니’라고 물으면 아리아는 “저는 당신의 친구입니다”라고 대답을 하며, “라면 끓이는 방법 알려줘”라고 물으면 “라면의 생명은 물 조절이라고 했어요”라고 말을 해 유머감각도 갖춘 모습이다. 또 XC60 또는 XC90, V90 등 볼보 차량에 대해 물어보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의 주행 성능은 안정적이고 준수하다. 다만 주행모드 변경 버튼을 적용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 파주=제갈민 기자

◇ 안정적인 주행감·방음 설계 준수… 주행모드 조작버튼이 없어

더 뉴 XC60에 설치된 시트의 착좌감은 아주 편하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단단하게 느껴진다. 소파 같은 푹신한 착좌감을 원하는 소비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시트의 모양은 약간 세미버킷시트 느낌으로 좌우측 볼륨을 풍성하게 디자인해 요철을 넘거나 커브가 많은 구간을 주행할 때 운전자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도와준다.

실내에서 포인트는 선루프 조작이 버튼이 아닌 터치슬라이드로 조작하도록 변경된 점이 있고,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노브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 점, 바워스앤윌킨스(B&W) 오디오를 탑재한 점이다. 오레포스 기어노브와 바워스&윌킨스 오디오는 토르망치 형상의 주간주행등과 함께 볼보의 아이덴티티(정체성)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심플’ 그 자체다. 원형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사각형 모양의 경적(클랙슨)이 있고 3포크 스타일을 적용했으며, 우측은 오디오조작 버튼과 계기판 메뉴 버튼, 좌측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차로 유지 보조기능(LKA) 조작 버튼만 설치했다. 조작 편의성과 직관성은 최고다.

계기판 디자인도 단조로워졌다. 계기판 가운데 부분에 내비게이션 화면이나 안내 화살표를 송출하고, 왼쪽은 속도계, 오른쪽은 엔진회전수(rpm) 게이지와 기어 표시 외 주행 간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숨겼다. 주행 간 평균 연비나 트립 등은 계기판 하단에 작게 표시되며, 스티어링 휠 우측의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새 창을 열어 정보를 나타낸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 기어 노브 주변은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기어노브 우측의 우드 질감의 덮개를 뒤로 밀면 컵홀더 2구를 사용할 수 있다. / 파주=제갈민 기자

기어노브 인근에도 조작 버튼을 최소화했다. 시동 다이얼과 파킹 기어 버튼,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레버, 오토홀드 버튼만 존재한다. 그리고 직전 모델에는 탑재됐던 주행모드 변경 버튼(다이얼)이 사라졌다. 더 뉴 XC60 모델은 주행모드가 컴포트 모드에 국한되며, 센터페시아 스크린의 설정을 통해 스티어링 휠 조작감도를 무겁게 설정하거나, 30㎞/h 이하의 속도에서 오프로드 주행모드만 설정할 수 있다.

효율성을 강조하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억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주행 간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쭉 뻗은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속도를 높이면 X영역 후반인 안전제한속도까지도 무난하게 속도를 높인다. 빠른 속도에서도 안정감은 남다르며, 제동 성능도 안정적이다. 주행 간 안정감은 ‘역시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 유지 보조기능(LKA)을 함께 작동하면 차량이 스스로 차간 거리와 속도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굽은 길에서는 차선을 따라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것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아닌 운전자의 조작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이는 느낌이 들며, 자동 조작 감도도 상당해 차량이 운전자를 이끄는 느낌이 든다.

자유로는 구간단속이 곳곳에 존재해 크루즈 기능을 이용해 90∼100㎞/h 정도로 항속 주행을 했는데, 일상적인 주행 속도에서 외부의 풍절음이나 엔진소음 유입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단, 노면 소음은 고속 주행 시 조금 느껴졌으나,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주행 성능에서 아쉬운 점은 선행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순간적인 가속을 하려 할 때 펀치력이 약하게 느껴진다. 모자라지는 않지만 주행모드 변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기어노브를 D에서 뒤로 한번 당기면 매뉴얼 모드로 설정해 기어 단수를 조작하면 조금 상쇄할 수 있으나, 패들시프트가 없어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은 어쩔 수 없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 시승 간 트립 컴퓨터 상 평균 연비. / 파주=제갈민 기자

볼보의 신차 더 뉴 XC60은 SUV인 만큼 달리기 성능보다는 ‘편안하게 타는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주행 간 평균 연비는 10.8㎞/ℓ를 기록했다. 연료효율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운전자 편의성은 극대화했으나, 연료 효율성 부분에서는 일반 가솔린 차량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그렇지만 더 뉴 XC60에 탑재된 AI 아리아의 기능은 이러한 부분을 모두 상쇄시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6,000∼7,000만원대에서 중형 SUV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AI 아리아를 경험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한편, 지난달 14일 국내에 공개된 더 뉴 XC60은 9월 말일까지 약 2주 동안 2,000대 이상의 사전계약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까지 페이스리프트 전 기존 모델의 올해 누적 판매 실적이 2,399대인 점을 감안하면, 단 2주 만에 올해 판매 실적에 근접한 모습이다.

더 뉴 볼보 XC60. / 파주=제갈민 기자
더 뉴 볼보 XC60은 운전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 파주=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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