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민 기자
프랑스 명품 자동차 브랜드 DS오토모빌의 플래그십 SUV DS7 크로스백은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DS 오토모빌은 한때 시트로엥의 서브 브랜드로 차량을 출시하다가 지난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했다. 이후 한국 시장에는 201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영동대로)에 DS 브랜드의 단독 전시장 DS스토어를 열고, 정식 론칭했다.

DS는 올해로 한국 시장 출시 3년을 맞았으나,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판매대수도 많지 않아 아직까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도 별도 브랜드로 등록하지 않고 시트로엥과 실적을 합산해 송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불모터스는 DS 브랜드에 대해 애착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성적이 부진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국인 프랑스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보인다. 특히 한국 시장 론칭 당시 첫 주자로 나섯 DS7 크로스백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타고 나왔을 정도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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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은 전후면 모두 개성이 강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 제갈민 기자

◇ 미적 감각 돋보이는 독특한 램프… 조명회사 타이틀은 내 것

DS7 크로스백(이하 DS7)은 프랑스 명품 자동차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차량이다. 시승 차량은 DS7 리볼리(그랜드시크)로 파리지앵의 우아함과 아이코닉 스타일을 모티프로 제작했다는 게 DS 측의 설명이다.

먼저 외관에서부터 독특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헤드램프다. DS7의 헤드램프는 ‘DS 액티브 LED 비전 헤드램프’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차키로 문을 열고 잠글 때 헤드램프 내에 있는 3개의 회전식 LED 모듈이 회전을 하며 빛을 발산한다. 처음 접하는 신기한 기능이다.

DS 액티브 LED 비전 헤드램프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치 다이아몬드가 헤드램프 내에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프렌치 스타일의 미적 감각이 돋보이면서도 밝은 빛을 발산해 야간 주행 시 전방 시야 확보는 물론 남다른 존재감이 부각된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등의 차량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전면의 와이드한 육각형 라디에이터그릴의 주위를 감싸는 크롬 마감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여기에 진주를 실로 꿰어낸 것 같은 ‘펄 스티치’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럭셔리한 느낌을 더하고 차량이 더 크고 넓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후면부 리어램프 디자인도 독특하다. 레이저각인 기법으로 디자인한 DS 3D 리어라이트는 가까이서 관찰하거나 야간에 빛을 뿜으면 파충류의 비늘처럼 보이며, 입체감이 느껴진다. 리어램프는 얇으면서 가로로 길게 디자인됐으며, 리어램프를 감싸는 크롬 장식이 트렁크 도어를 가로질러 좌우 램프를 이어 차체가 더 넓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흔히 아우디 차량을 보고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잘 만들어 ‘조명회사’라고 부르는데, DS7은 그 이상으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설계에 진심이다. ‘조명회사’라는 타이틀은 아우디보다 DS에 더 잘 어울린다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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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 리볼리 실내. 마름모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 한불모터스

◇ 마름모꼴 인테리어 눈길… 인포테인먼트는 일장일단

실내에 탑승하면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센터페시아, 기어노브 등 곳곳에서 마름모꼴의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시트와 도어트림, 동승석 앞 대시보드를 감싸고 있는 가죽의 스티치를 ‘◇’ 형태로 마감했으며, 시동을 켜고 끄는 엔진스타트·스톱 버튼도 마름모꼴로 디자인했다. 시동을 걸면 계기판에 송출되는 애니메이션도 좌·우·중앙 세 파트 모두 마름모꼴로 디자인됐다. 계기판 설정을 바꿔도 어느 한 곳에는 마름모꼴 형태가 송출된다.

심지어 터널이나 야간에 볼 수 있는 도어트림 앰비언트라이트도 마름모를 여러 개 조합한 디자인이다. 다른 브랜드의 차량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이다.

또 독특한 부분은 시동을 걸었을 때 시동 버튼 상단에서 180도 회전하며 나타나는 ‘B.R.M R180 아날로그시계’와 기어노브 주변에 배치된 스위치다.

기어노브 주변에 배치된 스위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주행모드 변경 버튼, 그리고 창문을 여닫는 레버다. 일반적으로 창문 개폐 레버는 운전석 도어트림에 설치되지만, DS7은 기어노브 좌우에 설치해 다소 독특한 모습이다. 주행모드 조작 버튼은 기어노브 우측 전방에 설치됐는데, 운전석에서 멀어 주행 간 조작이 다소 불편하다.

창문 개폐 레버를 도어트림에 설치하고, 기어노브 주변에는 수납공간을 더 만들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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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 실내 주요부분.  / 제갈민 기자

국내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동 시트조절과 메모리시트, 시트 열선 및 통풍 기능 등도 1열에 모두 탑재됐다. 열선과 통풍 기능을 조절하는 다이얼은 센터페시아 하단 스마트폰 수납함 내에 위치하는데, 조작하기 위해서는 수납함 덮개를 열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다.

2열에서는 전동 리클라이닝(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이 탑재돼 승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시트의 높이가 낮게 설계돼 2열에 탑승 시 허벅지가 약간 떠서 장시간 탑승 시 불편할 수 있다.

DS7의 이러한 인테리어는 ‘오트쿠튀르적 인테리어’라고 하는데, 2018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테리어’에 선정됐다.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은 일장일단이다.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푸조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데, 안드로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스마트폰의 모바일핫스팟을 켜면 차량에 설치된 인포테인먼트에서 연결을 할 수 있으며, 카카오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터치감이 자연스럽지 않으며 반응 속도도 느린 편이라 실용성이 떨어진다. 안드로이드 기능 외에 내장 내비게이션은 T맵을 기반으로 했는데, 이 역시 로딩 시간이 길고 사용이 불편하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USB 케이블을 이용해 안드로이드오토 또는 애플카플레이로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무선을 지원하지 않아 아쉬운 점이다.

계기판 디자인이나 오디오 조작 등도 센터페시아 스크린을 통해 조작이 가능한데, 한번 조작한 것도 다시 찾아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직관적이지 않아 불편하다.

그나마 장점 중 하나는 공조기를 작동하면 콘솔박스 내부에도 냉풍과 온풍이 전달돼 음료수를 보관하기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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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 1열 및 2열 시트. 앰비언트라이트 색상은 총 8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 디젤 특유의 파워풀한 주행, 높은 연비… 소소한 편의장비 눈길

DS7은 2.0ℓ 블루 HDi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EAT8)를 결합해 177마력과 40.82㎏·m의 토크를 내뿜으면서도 복합공인연비는 12.8㎞/ℓ 수준을 보여준다. 디젤 엔진이지만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을 장착해 국제연비측정표준방식(WLTP) 유로 6.2를 만족한다.

DS7의 이러한 성능은 일반적인 도심 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에 있어 모자람이 없다. 표준모드나 컴포트, 에코모드에서도 출력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느끼기 힘들며, 특히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고 주행하면 파워풀한 성능을 뿜어낸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외 디자인과는 상반되는 주행감이라 반전 매력이 있다.

디젤 엔진을 얹은 만큼 소음과 떨림은 다소 느껴지지만, 창문을 열고 주행할 때와 닫은 상태에서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음은 큰 차이를 보인다. 플래그십 SUV인 만큼 방음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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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 계기판. 마름모 형태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실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높은 편이다. / 제갈민 기자

복합공인연비는 12.8㎞/ℓ 수준이지만 약 200㎞를 주행한 후 계기판 트립에 표기되는 연비는 16.1㎞/ℓ 정도다. 공인연비보다 높은 연료효율을 보여줘 유류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다양한 첨단 기능이 탑재됐다. 먼저 주행 속도에 따라 헤드라이트의 밝기와 각도를 사방으로 회전하며 조사 범위를 조절한다. 3개의 회전식 LED 모듈이 회전을 하며 조사각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보인다. 유용한 기능이다.

또 전방의 노면을 카메라로 스캔해 실시간으로 주행 상황을 분석·예측하고 네 바퀴의 댐핑을 독립적으로 전자제어하는 DS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 기능이 탑재됐다. 다만, 부드러운 승차감보다는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것 같은 느낌이다.

주행 속도 제어와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및 차로유지보조기능(LKA)을 지원하는 DS 커넥티드 파일럿도 탑재됐다. ACC 기능은 무난하게 작동하지만, LKA 기능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로 변경을 하더라도 스티어링휠을 강하게 제어하지는 않는다.

계기판과 스티어링휠 사이에는 붉은 빛을 약하게 뿜는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운전자의 불규칙한 얼굴 움직임을 감지해 경고 메시지를 계기판에 송출한다. 옵션 사항으로는 나이트비전 기능도 탑재할 수 있다.

DS7은 올해 1∼9월 총 82대가 판매됐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만큼 도로에서 찾아보기도 힘들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슈퍼카나 럭셔리카보다 출몰빈도가 낮아 어딜 가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유니크하고 프랑스 감성을 느끼면서 시선을 끌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딱 맞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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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7 크로스백 적재함 및 2열 폴딩 상태. 2열 폴딩 후 1열 시트를 조금만 앞으로 조절하면 매트를 깔고 차박을 즐길 수도 있다. 신장 180cm 정도의 성인 남성이 누우면 딱 맞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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