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에 편성된 사극 드라마 (왼쪽부터) ‘홍천기’‧‘연모’‧‘어사와 조이’ / 각 방송사
월요일과 화요일에 편성된 사극 드라마 (왼쪽부터) ‘홍천기’‧‘연모’‧‘어사와 조이’ / 각 방송사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홍천기’를 시작으로 ‘연모’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 ‘어사와 조이’까지. 지난 3월 방송된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사극 장르가 최근 월화 안방극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SBS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연출 신경수, 극본 박계옥)의 아픔을 ‘홍천기’(연출 장태유, 극본 하은)로 씻어내고 있다. ‘홍천기’는 지난 8월 30일 첫 방송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시작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월 14일 방송된 6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0.2%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홍천기’는 8~9%대 시청률을 유지,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천기’ / SBS ‘홍천기’ 방송화면 캡처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천기’ / SBS ‘홍천기’ 방송화면 캡처

여기엔 ‘홍천기’ 제작진의 노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했다. ‘해를 품은 달’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홍천기’는 ‘조선구마사’ 사태를 의식한 듯 시대적 배경, 실존 인물, 지명 등을 모두 가상의 명칭으로 모두 바꾸는 시도로 혹시 모를 논란에 대비했다. 

장태유 감독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다루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고민 끝에 원작과 달리 시대적 배경을 조선시대에서 ‘단왕조’로 설정해 판타지 세계를 구축했다. 또 역사적 실존 인물이나 실제로 사용된 지명 등은 가상의 이름으로 바꿔 역사 왜곡 논란을 방지하고자 애썼다”고 밝힌 바 있다.

‘홍천기’는 단순 명칭을 바꾸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마왕’이라는 설정을 부여해 차별화된 판타지 세계관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더욱이 사극이라는 큰 틀 안에 로맨스‧스릴러‧액션 등 다채로운 장르를 녹여내 작품의 매력을 상승시켰으며, 주인공으로 나선 김유정과 안효섭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이 밖에도 곽시양(주향대군 역)‧채국희(미수 역)이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김광규(최원호 역)‧윤사봉(견주댁 역)‧김현목(만수 역)이 캐릭터를 감칠맛나게 소화하며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 하고 있다.

'정체를 숨긴 여자 왕'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박은빈(위)과 로운의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하고 있는 퓨전 사극 드라마 ‘연모’ / KBS2TV ‘연모’
'정체를 숨긴 여자 왕'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박은빈(위)과 로운의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하고 있는 퓨전 사극 드라마 ‘연모’ / KBS2TV ‘연모’

KBS는 지난 11일부터 ‘연모’(연출 송현욱‧이현석, 극본 한희정)를 편성해 사극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체를 숨긴 여자 왕’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아래 왕세자 이휘(박은빈 분)와 그의 스승 정지운(로운 분)의 로맨스가 펼쳐지며 설렘을 자극,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모’는 오랜 기간 정성을 들여 담은 대한민국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부터 궁의 매력을 살린 세트와 조명 등으로 보는 재미를 더하며, 5~6%대 시청률을 기록, 월화드라마 시청률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tvN 15주년 특별기획 ‘어사와 조이’(연출 유종선, 극본 이재윤‧김소이)가 오는 11월 8일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어 한층 더 치열한 ‘사극 열전’이 예고되는 상황. 간만에 활기를 되찾은 사극 열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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