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NEW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이자, ‘천만 배우’ 류승룡이 ‘극한직업’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과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 배우들의 열연을 앞세워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단 각오다.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 분)의 버라이어티 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개성파 배우 조은지가 감독으로서 처음 관객 앞에 내보이는 장편 연출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관계를 담아낸 ‘장르만 로맨스’. 류승룡(위 왼쪽)과 오나라(위 오른쪽), 김희원(아래 오른쪽) 스틸컷. /NEW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관계를 담아낸 ‘장르만 로맨스’. 류승룡(위 왼쪽)과 오나라(위 오른쪽), 김희원(아래 오른쪽) 스틸컷. /NEW

베일을 벗은 ‘장르만 로맨스’의 가장 큰 매력은 작가 현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각양각색 인물들의 흥미로운 관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티키타카’와 말맛이 살아있는 차진 대사다.  

특히 현과 전 부인 미애의 까칠하지만 ‘쿨’한 관계, 현과 출판사 대표 순모의 현실 친구 ‘케미’, 미애와 순모의 아슬아슬한 로맨스, 현과 제자 유진의 묘한 관계까지 개성 넘치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다양한 관계의 모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웃음 타율도 높다. 조은지 감독의 재치 넘치는 연출력에 류승룡의 코믹 연기가 더해져 시너지를 완성한다. 작정하고 웃기려는 설정에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지만, 류승룡표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코미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물들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성장을 담백하게 담아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운을 주기도 한다.

류승룡(위)와 무진성(아래 왼쪽)의 활약이 돋보인다. /NEW
류승룡(위)와 무진성(아래 왼쪽)의 활약이 돋보인다. /NEW

류승룡은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증명한다. 작가 현으로 분한 그는 미운 짓만 골라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 역시 흠잡을 데 없다. 모든 대사를 애드리브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힘을 이번에도 발휘한다. 

신예 무진성의 활약도 돋보인다. 천재 작가 지망생 유진을 연기한 그는 신선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물론, 탄탄한 연기력으로 선배 류승룡 옆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오나라와 김희원의 새로운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다만 너무 많은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담으려다 보니 다소 산만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러닝타임 113분, 오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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