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리니지W'를 출시했다. 출시 9일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서비스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등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리니지W'를 출시했다. 출시 9일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서비스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등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기반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리니지W’를 글로벌 게임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리니지W는 엔씨가 그동안 리니지 IP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을 서비스해오며 축적한 개발력, 서비스 경험 및 노하우 등을 결집한 ‘리니지의 결정판’이다. 엔씨는 리니지W를 처음 공개하던 지난 9월 기존 리니지의 성장, 전투 등 큰 축은 유지하되 스토리 추가 등을 통해 차별화를 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과금 체계 개선부터 그동안 운영해온 리니지와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17년 만에 도쿄게임쇼에 참가하며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리니지W를 공개하며 글로벌 IP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엔씨의 의도는 서비스 초반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은 분위기다. 지난 11일 엔씨는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출시 9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초반 인기에 힘입어 엔씨는 오는 12월 북미, 유럽, 남미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성장세 견인에 나선다. 

그동안 리니지 기반의 게임들은 경쟁사들의 MMORPG와 달리 별다른 스토리나 체계적인 성장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엔씨가 리니지W를 통해 이러한 비판을 상쇄시킬 서비스를 선보였는지 기자가 직접 플레이했다. 

◇ 쿼터뷰가 기본… 초반 스토리 돋보였다

엔씨는 지난 9월 리니지W를 공개할 당시부터 기존과 달리 스토리 라인을 보강하겠다고 밝혀왔다. 클래스 선택 후 볼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은 리니지W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역할을 했다. /송가영 기자
엔씨는 지난 9월 리니지W를 공개할 당시부터 기존과 달리 스토리 라인을 보강하겠다고 밝혀왔다. 클래스 선택 후 볼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은 리니지W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역할을 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리니지W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리니지W는 원작과 같은 ‘쿼터뷰’를 제공한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디아블로’ 시리즈 등도 쿼터뷰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쿼터뷰 선택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가 원작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혀왔고 엔드 콘텐츠가 이용자간 대전(PVP)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쿼터뷰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래픽은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 없이 전반적으로 밸런스를 맞추는데 방점을 둔 듯 하다.

최근 모바일 MMORPG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화려한 액션, 스킬 이펙터 등을 활용하지 않고 리니지 고유의 분위기, 각 지역별 특징, 캐릭터의 움직임 등 디테일은 살리는데 무게를 뒀다. 그동안 화려한 액션성과 호쾌한 타격감이 돋보였던 MMORPG를 플레이했던 이용자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겠다. 

전반적인 그래픽은 무난했지만 리니지W를 출시하며 새롭게 선보인 각 클래스별 고유 스토리에는 적잖이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엔씨가 리니지 IP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스토리 라인을 선보이지 않았던 만큼 가장 기대를 했고 가장 눈이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캐릭터 생성 이후 이용자가 선택한 클래스의 별도 스토리와 함께 튜토리얼로 진행되는데 약 10분간 진행된다. 이때 이용자가 선택한 클래스의 스토리 아트워크, 시네마영상 등이 공개되는데 그동안 별도의 스토리가 없었던 아쉬움을 달래줄 정도로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줬다.

또한 게임 플레이 초반 최대한 다양한 스토리 연출을 통해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리니지2M까지만 해도 별다른 스토리 연출에 비중을 두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기존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던 엔씨의 의지가 초반부터 두드러졌다.

◇ 성장 난이도 낮춘 듯… 자유로운 성장 보장

리니지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꼽혔던 성장요소도 대폭 완화된 모습이다. 몬스터 사냥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 등록시 몬스터의 체력을 표시해주는 등 이용자가 보다 편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루트를 확보했다. 또한 성장의 자유도를 주는 한편 반복 전투를 통해 경험치, 재화 등을 수급할 수 있도록 했다. /송가영 기자
리니지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꼽혔던 성장요소도 대폭 완화된 모습이다. 몬스터 사냥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 등록시 몬스터의 체력을 표시해주는 등 이용자가 보다 편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루트를 확보했다. 또한 성장의 자유도를 주는 한편 반복 전투를 통해 경험치, 재화 등을 수급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리니지W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그동안 리니지의 캐릭터 성장 난이도를 볼 때 리니지W는 많이 완화된 모습이다. 레벨 28부터 캐릭터 성장의 정체가 시작되지만 게임 초반부터 성장이 쉽지 않았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스토리 초반 이후 ‘말하는섬’으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퀘스트가 진행되며 성장이 시작된다. 그동안 기존 모바일 MMORPG와 같이 스토리에 맞춰 플레이할 수 있고 메인스토리 퀘스트에 얽매이지 않도록 콘텐츠 밸런스를 조절한 점도 눈에 띈다. 

메인스토리 퀘스트를 자동으로 진행하도록 하거나 캐릭터의 빠른 성장을 위해 메인스토리 퀘스트 도중 여러 전투 콘텐츠들이 발생하는 MMORPG가 적지 않다.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해 게임 잔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숙제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며 금방 이탈하는 이용자들도 발생한다. 

반면 리니지W는 메인스토리 몰입도를 놓지 않는 선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자유로운 성장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이용자는 메인퀘스트를 진행하며 머무르는 사냥터에서 리니지W에서 제공하는 △몬스터 도감 △컬렉션 △의뢰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 콘텐츠는 향후 스토리가 어느정도 전개된 이후에도 플레이할 수 있어 이용자가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게임을 플레이하면 된다.  

엔씨가 리니지W를 출시하며 리니지를 모르는 이용자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엔씨는 몬스터의 체력바를 표시하지 않아왔지만 몬스터 사냥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몬스터 도감에 등록하면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레벨 28부터 성장이 급격하게 정체되는 점은 아쉽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레벨 28부터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며 레벨이 비슷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사냥터를 찾아 자동사냥 등을 통해 레벨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다. 

메인퀘스트, 의뢰 등을 통해 레벨을 올릴 수도 있지만 레벨이 맞지 않거나 자동공격 설정으로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사용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때 소모되는 재화 ‘아데나’를 지속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HP와 MP의 소모 밸런스가 맞지 않아 사실상 원활한 스킬을 사용할 수도 없어 반복 전투에 시간이 더욱 소요되는 점도 아쉽다. 

다른 MMORPG도 통상 레벨 30부터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고 반복 전투, PVP 등 엔드 콘텐츠를 플레이하며 레벨을 올리는데 리니지W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투가 아닌 서브 콘텐츠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 과금 개선 의지 보였다… 향후 서비스 방향이 관건

엔씨가 리니지W를 출시하며 과금 모델에서 가장 많은 개선 의지를 보였다. 마버인형, 변신 등 과금 요소중 하나로 지목된 콘텐츠도 이용자의 플레이에 따라 획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를 확보했다. /송가영 기자
엔씨가 리니지W를 출시하며 과금 모델에서 가장 많은 개선 의지를 보였다. 마버인형, 변신 등 과금 요소중 하나로 지목된 콘텐츠도 이용자의 플레이에 따라 획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를 확보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리니지W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엔씨가 리니지W 출시 소식을 알렸을 당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단연 과금 모델이었다. 전작 리니지들은 게임 시작과 동시에 과금을 한다는 공식이 업계와 이용자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엔씨의 과금 모델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비스 초반이지만 엔씨가 이벤트 상품으로 출시한 ‘엘리사의 정착패키지’ 등은 성장 정체구간인 레벨 28부터 35까지 돌파할 수 있는 시간을 다소 축소시킬 수 있는 효율이 높은 패키지로 보인다. 캐릭터 자체의 성장에 대한 이용자의 과금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출시 전부터도 이용자들의 우려가 높았던 ‘마법인형’과 ‘변신’ 패키지의 경우 향후 운영 방향을 지켜봐야할 듯하다. 엔씨가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판에서 피하기 위해 이용자가 각 사냥터에서 시간을 투자하면 마법인형이나 과금을 획득할 수 있는 루트도 마련한 만큼 현재는 과금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비스 초반 높은 인기의 영향인지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고 마법인형이나 변신이 없어도 게임 초반에는 성장이나 플레이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MMORPG가 그렇듯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과금이 필요하지만 전작 리니지들의 과금 구조와 비교할 때 리니지W의 과금 모델은 현재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엔씨가 국내외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전작들과 다른 콘텐츠, 시스템 등을 리니지W에 대거 반영한 노력이 엿보인다. 아쉬운점도 적지 않지만 향후 엔씨가 서비스를 전개해나갈 방향을 고민한 듯 하다. /송가영 기자
엔씨가 국내외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전작들과 다른 콘텐츠, 시스템 등을 리니지W에 대거 반영한 노력이 엿보인다. 아쉬운점도 적지 않지만 향후 엔씨가 서비스를 전개해나갈 방향을 고민한 듯 하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리니지W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리니지W는 MMORPG의 부흥기였던 지난 2000년대 감성을 구현함과 동시에 최근 트렌드에 맞춘 3D 그래픽, 콘텐츠 등이 반영된 점이 눈에 띈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성장을 보장하고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콘텐츠나 시스템도 반영했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출시한 모바일 MMORPG를 자주 플레이했던 이용자들이라면 리니지W의 아쉬운 면이 크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화려한 타격감이나 액션을 기대하기 어려운 그래픽, 다소 개연성은 떨어지는 클래스별 스토리 라인, 게임 잔류 시간을 늘릴 콘텐츠 부족 등이 그렇다. 

하지만 엔씨가 그동안 기존의 리니지 이용자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게임 자체에 높은 난이도를 설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그동안 리니지에 대한 막연한 어려움과 부담을 느꼈던 이용자들도 한 번쯤 플레이해볼 것을 권할 수 있는 수준이다. 

리니지W는 향후 리니지 IP 기반 게임들의 운영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생존에 대한 엔씨의 고민이 담겼다. 리니지에 대한 편견과 부담은 내려놓고 리니지W에 한번쯤 접속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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