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 신임 대표로 최병환 전 CJ CGV 대표이사(사진)가 발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컬처웍스, 그래픽=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가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최근 롯데그룹은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컬처웍스 신임 대표로 최병환 전 CJ CGV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과연 최병환 대표 체제를 맞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롯데맨 물러나고 경쟁사 수장 출신 영입… 파격 인사카드 통할까

롯데그룹은 최근 파격적인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과감한 쇄신 인사를 실시한 것이다. 유통총괄 대표로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호텔총괄대표로 안세전 전 놀부 대표를 각각 선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 총괄 자리는 전통적으로 롯데 출신들이 도맡아오던 자리었다. 업계에선 각 사업부서의 사업 부진이 지속되자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했다. 

롯데컬처웍스도 이 같은 수장 쇄신 인사가 단행된 곳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롯데컬처웍스 대표로 최병환 전 CGV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최 신임 부사장은 CJ그룹 출신으로 미디어 관련 영역에서 주로 활약해왔던 인사다. 그는 CJ헬로비전 전략기획팀장, 티빙(Tving) 사업추진실장, CJ포디플렉스 대표를 거쳤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CJ CGV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번 인사로 ‘롯데맨’인 기원규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기 대표는 1993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로 입사해 롯데그룹 인사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1월부터 롯데컬처웍스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바 있다. 

이 같은 수장 교체 배경엔 실적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를 운영 중인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6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5% 감소한 2,6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롯데쇼핑의 영화관 사업 부문의 누적 적자는 1,074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들어 적자폭을 조금씩 줄어가고 있다. 3분기 영업적자는 320억원으로 전년동기(-440억원) 보다는 손실폭을 110억원 가량 줄였다. 이에 대해 롯데컬처웍스 측은 “매출 증가 및 판관비 효율화로 적자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증가한 79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외화 영화 개봉에 따른 극장 입장객 증가와 ‘모가디슈’ 배급 성과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적자 탈출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 모습이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극장업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 지속과 변의 바이러스 등장 등을 고려하면 마냥 안심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롯데 측은 외부인사를 과감하게 영입하는 특단의 카드를 깨내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원투수로 투입된 최 부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과연 그가 탁월한 사업 전략과 리더십으로 롯데컬처웍스를 적자 수렁에서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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