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의 대양판지가 잇단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권혁홍 회장이 이끄는 대양그룹의 대양판지가 잇단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골판지업계 1위의 입지를 자랑하는 대양그룹이 연일 불미스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노조법 위반, 폐수 무단배출, 중대재해 등이 이어지며 바람 잘날 없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의 ESG경영 의지를 향해 커다란 물음표가 붙고 있다.

◇ 환경·안전 강조하는 대양그룹 민낯

최근 대양그룹 계열사 대양판지가 연일 불미스런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먼저, 지난달 29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폐수 무단배출 의혹이 제기된 대양판지 장성공장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2019년 5월 쯤 파지더미에 총 3톤의 폐수를 뿌린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한 대양판지 장성공장은 폐기물처리시설과 대기배출시설 등도 신고하지 않은 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관할 지자체인 장성군에 과태료 등 행정처분 대상을 통보하고, 대기환경보전법 및 폐기물관리법 위반 관련 수사를 진행해 검찰 송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 같은 폐수 무단배출은 노조의 고발에 의해 드러났다. 금속노조 대양판지지회는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양판지 장성공장에서 오랜 기간 폐수를 무단 배출하는 불법행위가 이뤄져왔으며, 이로 인해 황룡강 및 영산강 유역의 환경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장점검에 나선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이를 사실로 확인한 것이다.

문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폐수 무단배출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대양판지지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양과 그동안의 정황을 종합해봤을 때, 3년간 최소 2,500톤 이상의 폐수가 무단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용수 사용량과 폐수 재활용량 등을 다각도로 조사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대양판지의 불미스런 잡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양판지는 노조법 위반으로 기소된 임직원 6명이 지난 9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대양판지지회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자 2개의 노조를 잇달아 설립했는데, 이 과정에서 총회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교섭대표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이들에게 벌금 1,000만원~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 지난달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고소·고발을 단행한 대양판지지회는 대양판지가 부분파업에 나선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각 노조를 차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으며,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작업환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대양판지에서는 지난달 30일 중대재해까지 발생했다. 30대 노동자가 작업 중 설비에 끼어 중상을 입은 것이다. 대양판지지회 측은 “노조의 안전 관련 문제제기가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물론 관계당국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고 이후 현장점검 과정에서 해당 설비의 비상정지 버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현장 상황이 심각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사고는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 강조되고 있는 ESG경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내 골판지업계 1위이자 입지전적 인물로 추앙받는 권혁홍 대양그룹 회장의 ESG경영 의지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더욱이 대양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또한 4가지 경영이념 중 가장 첫 번째로 명시하고 있는 것이 ‘안전 우선’이다. 자신들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사안들을 오히려 더욱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한 대양그룹 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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