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남북관계에 대해 “통일은 장기적으로 해야할 과제는 맞지만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필요하면 제재나 억압 수단도 동원하고,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북한을 투자구역으로 만들면 본질적인 문제 해결” 

이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지난 11월 ‘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언급한 데 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상호 공존 공영하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가 진정한 통일의 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통일을 지향하기는 늦었다고 말한 것은 현실적 단계로 볼 때 통일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체제간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 과제로 미루고 지금 상태에서 국익과 실리 중심의 판단을 해서 전쟁을 일단 막아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적 목표를 말씀드리면 결국 정치도 경제에 기반하기 때문에 북한을 투자구역으로 만들어 내면 사실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며 “베트남이 미국과 전쟁을 치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류 협력을 하면서 우호관계로 전환이 됐는데 북한과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북한이 대대적인 국제투자가 가능한 지역이 되면 투자기회를 얻어내고 대화와 소통의 기회가 될 것이고 공존·공영하는 사실상 통일상태가 될 수 있다”며 “그게 진정한 통일의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 투자구역 마련에 회의론 부상

이 후보의 설명은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통일’에 초점을 맞추어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북한이 국제투자가 가능한 지역이 됐을 때 실리를 추구하면서 ‘통일한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가자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국제투자를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한 대북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9.19 군사합의 이후로 남북 관계가 완화돼 가능해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사실상 우리나라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와 같은 실패를 겪은 적이 있지 않느냐. 북한에 국제투자를 하는 모든 나라가 그런 위험을 지는것과 비슷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실 구상 자체는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계획이지만, 지금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교류가 얼어 붙어있는데 북한과의 교류가 임기 내에 재개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 윤석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 시사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변화가 없으면 우리도 (남북 9·19군사)합의를 계속 지키기 어렵다”며 “집권하면 북한에 9·19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그래도 변화가 없을 경우 파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대북정책이 '대척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외교안보 소식통은 “두 후보의 남북관계 합의서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다”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합의에 따른 이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니 강경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 군사합의 이후 국지도발이 현격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는 국민들도 체감할텐데, 한동안 우리 명절마다 축포처럼 미사일 쏘는 것도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두 후보 다 집권 후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결론을 내리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군사합의 파기까지 언급하는 강경한 후보와 장기적으로는 국제투자까지 생각하는 후보가 나온 셈이라 대선 후 극명히 다른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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