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패밀리 SUV로 제격이다. / 제주=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주=제갈민 기자  한불모터스가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브랜드 자동차 중 그나마 대중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는 푸조다. 푸조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의 디자인은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이 묻어나는데, 푸조의 형제격인 브랜드 시트로엥은 이와 정반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시트로엥은 푸조·DS와 함께 PSA그룹(FCA와 합병, 현 스텔란티스) 일원으로 차체 플랫폼 및 구동계(파워트레인)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이번에 제주도에서 개별 시승을 진행한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모델은 푸조 3008 모델과 형제 모델이지만, 외관과 실내 디자인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며 주행 성향도 차이를 보였다. 시승한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1.5ℓ 필 트림이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는 경쟁 모델 대비 차체가 길고 높게 설계돼 보다 넓은 실내공간이 장점이다. / 제주=제갈민 기자

◇ 우아한 외모, 수평·좌우대칭 실내 인테리어… 패밀리 SUV 지향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이하 C5에어크로스)는 C세그먼트에 속하는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그렇지만 외관 크기는 동급의 수입 준중형 SUV보다 조금 길다. 휠베이스(축거)도 동급 경쟁 모델 대비 길게 설계됐고 전고도 높아 실내 공간이 여유로운 편이다. 그러면서도 차량의 디자인 밸런스와 미적 요소는 놓치지 않았다.

먼저 외관 디자인은 부드럽고 여성스럽다. 곡선미를 강조하면서도 샤프한 느낌도 함께 품었다.

전면부는 가로형태로 뻗은 독특한 형태의 좌우 주간주행등을 감싸는 크롬 장식이 가운데에 위치한 상어지느러미 형태의 엠블럼으로 이어지는데, 덕분에 차량이 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주간주행등 아래로는 헤드램프가 위치한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분리하고 헤드램프 위치를 약간 아래에 위치하도록 하는 설계는 최근 다수의 브랜드에서 적용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시트로엥이 C4 칵투스 모델에서부터 적용한 디자인이다.

이러하 헤드램프 위치 설계는 야간에 마주오는 차량이나 전방에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 미적요소와 기능적인 요소가 모두 고려된 것이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이 모두 얇은 가로형태로 디자인돼 전면부가 약간 샤프하면서도 시트로엥만의 우아한 기품이 느껴진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후면부 디자인은 약간 MPV 형태가 느껴진다. / 제주=제갈민 기자

하단 범퍼에는 안개등이 설치돼 있으며,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마감을 했다. 일부분 붉은색 장식이 포인트다. 이러한 마감은 측면까지 그대로 이어지는데, 미적감각을 살리면서 차체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도로변에 위치한 노상공영주차장이나 주차공간이 협소한 장소 등에서 차량 문을 열다가 도어부분의 도장이 벗겨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데,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역시 C4 칵투스에 적용된 에어범프 디자인을 살린 요소다.

또한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차량의 길이가 길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앞바퀴와 뒷바퀴 간격도 넓은 것을 볼 수 있다. 뒷바퀴 위치를 최대한 후방으로 밀어 설계했음에도 어색하거나 밸런스가 무너지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C5에어크로스의 차고가 높음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실내 1열 및 센터페시아. 좌우 대칭형 인테리어 덕에 동승자도 스크린 조작이 편리하다. / 제주=제갈민 기자

C5에어크로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500㎜ △전폭 1,840㎜ △전고 1,690㎜ △휠베이스(축거) 2,730㎜ 등이다. 실제로 형제 모델인 푸조 3008보다 전장이 50㎜, 전고가 65㎜, 휠베이스가 55㎜ 더 길다. 같은 프랑스 태생의 중형 SUV 르노삼성 QM6(콜레오스)와 비교하더라도 휠베이스가 오히려 25㎜ 정도 더 길고, 높이도 20㎜ 높다.

그럼에도 C5에어크로스의 외관 느낌은 둔해 보이지 않고 날렵해 보인다.

후면부에서는 타원형으로 설계된 리어램프와 시트로엥 엠블럼 외에는 크게 특별한 점이 없지만 그럼에도 밋밋한 느낌은 없다. C5에어크로스의 리어램프는 3D 테일램프 디자인을 적용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뒷모습은 SUV보다는 미니밴과 같은 MPV 느낌이 나기도 한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적재함. 뒷바퀴 위치가 상대적으로 뒤쪽 끝부분에 치우쳤음에도 적재함 공간은 침범하지 않아 트렁크 공간이 넓다. / 제주=제갈민 기자

루프라인을 최대한 후방으로 길게 설계하고 트렁크 도어글라스 각도를 수직에 가깝게 설계한 만큼 트렁크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에는 수하물용 사이즈 여행용 캐리어 2개를 가로로 눕혀 싣더라도 공간이 남는 정도며, 캐리어 2개를 쌓아 적재할 수도 있을 정도다. 캐리어를 세로로 세우면 3∼4개는 충분히 적재가 가능하고, 백팩 등을 추가로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에서는 시트의 엠보싱이 독특한데, 가죽과 패브릭(직물) 소재가 적절히 사용됐다. 현재는 필 트림이 사라지고 샤인 트림을 기본으로 판매 중인데, 샤인 트림도 하프레더 시트가 적용되고, 상위 트림인 샤인 팩에는 전체 가죽시트가 적용된다.

또 필 트림에는 선루프도 적용되지 않았는데, 샤인 트림부터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장착돼 주행시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실내. 1열 운전석이 전동 조절이 가능한 점은 장점이지만, 동승석은 수동으로 조절을 해야 한다. 또 2열은 독립 조절 시트가 적용돼 탑승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 제주=제갈민 기자

센터페시아는 좌우 대칭 수평 형태로 디자인됐으며, 계기판 디자인과 스티어링휠 디자인 등 인테리어는 시트로엥 고유의 색깔이 잘 녹아있다. 일부 인터페이스는 푸조·DS 차량과 동일하며, 기어노브 주변 설계와 콘솔박스 디자인은 푸조와 아주 흡사하다. 전반적으로 조작하기는 편리하지만, 기어노브 디자인이 약간 언밸런스한 느낌이 든다.

주행모드는 다이얼을 돌려 4가지 도로 상황에 따라 설정할 수 있으며, 스포츠모드와 에코모드는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편의기능으로는 애플카플레이·안드로이드오토 내비게이션 미러링 시스템을 유선으로 지원하는 것과 1열 시트 열선기능, 크루즈컨트롤, 패들시프트, 운전석 전동시트 등이 있다. 독특한 점은 송풍구를 상단과 하단으로 경계를 나누고 각도를 다르게 디자인 한 것이다.

아쉬운 점은 동승석 시트 조절이 수동인 점인데, 프랑스 브랜드 차량은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때 시트 측면의 동그란 다이얼을 돌려야 해 다소 불편한 점으로 지적된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1열 주요 부분. 센터페시아 조작은 대부분 터치 조작이 가능하며, 송풍구 디자인이 특이하다. 기어노브 등 센터터널 조작부는 푸조와 흡사하다. / 제주=제갈민 기자

수납공간은 그럭저럭 아쉽지 않은 정도다.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부분과 기어노브 우측 수납함, 가로형 컵홀더 2구, 그리고 좌우로 덮개를 열 수 있는 콘솔박스와 동승석 앞 글러브박스 등을 활용할 수 있다.

2열은 독특하게 시트가 좌·우·중앙이 1대1대1 비율로 설계돼 있고, 각각의 위치별로 등받이 각도 조절이나 시트 위치를 앞뒤로 움직여 조절할 수 있는 독립 조절식 시트가 적용됐다. 요즘 다수의 SUV는 시트 위치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도록 설계되는 점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전측면부. / 제주=제갈민 기자

◇ 부드러운 주행감에 효율적인 연비… 높은 차고는 일장일단

시승 차량인 C5에어크로스에는 1.5ℓ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는데, 제주도를 주행하는 동안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도심에서는 컴포트(노말) 모드로 주행을 했으며, 오르막길이나 직선도로를 주행할 때는 스포츠모드를 주로 이용했다.

한라산 주변으로는 경사가 급한 오르막도 적지 않은데, 1.5ℓ 디젤엔진으로도 힘들이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다.

대신 변속이 조금 느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긴했지만, C5에어크로스 모델의 특성이 달리는 차량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 이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행 간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 유입은 크지 않다. 전면부 글라스와 1열 창문을 이중접합유리로 사용해 외부 소음 유입을 줄인 것으로, 디젤엔진의 떨림이나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티어링휠 감도는 살짝 가볍게 느껴지는데,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모델인 만큼 운전자가 바뀌더라도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C5에어크로스 필 트림에는 크루즈컨트롤이 탑재되긴 했으나, 앞차와 차간 거리를 조절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는 필 트림이 사라지고 샤인 트림과 샤인 팩 트림 2가지로 판매 중인데 기본형인 샤인 트림도 속도 유지만 가능한 일반 크루즈컨트롤만 지원한다.

이 외에 주행 성능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차량의 전고가 높은 만큼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높아 산길과 같은 굽은 도로를 주행할 때 약간의 롤링이 느껴지는 점이다. 차체가 높아 실내 헤드룸이 넉넉한 점은 장점이지만 이러한 점은 주행 시 주의할 부분 중 하나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 제주=제갈민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SUV 계기판 및 시승 간 평균 연비. / 제주=제갈민 기자

총 341㎞를 주행하는 동안 C5에어크로스의 평균 연비는 7.0ℓ/100㎞로, 약 14.3㎞/ℓ다. 복합공인연비와 동일한 수준이며, 고속 주행을 할 때는 17㎞/ℓ 수준의 연비를 보이기도 한다. 제주도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도로가 많으며,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 주차장과 천백고지 주차장 등 고지대를 오르내린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상당히 준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트로엥 C5에어크로스는 프렌치 감성에 연비, 패밀리 SUV의 효율성 등을 갖춘 매력적인 차량인 것은 맞지만 아직 소비자들 사이에서 시트로엥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