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가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가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세상 바뀌는 꼴 좀 보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 앞에 그와 뜻을 함께하고자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찾아온다. 열세인 상황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게 된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고, 그들은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던 중 김운범 자택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로 서창대가 지목되면서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프에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킹메이커’는 실화의 힘을 근간으로 영화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미 잘 알려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뿐 아니라 새롭게 재해석된 김운범, 그리고 가려져 있던 서창대를 조명해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당시 시대 상황을 알지 못해도 이야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이유다.

‘정치’와 ‘선거’라는 다소 어려운 소재를 다뤘지만,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에 대한 이념이 부딪히는 두 남자의 갈등과 딜레마에 초점을 맞춰 현시대와 맞닿아 있는 메시지로 깊은 공감과 여운을 안긴다.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인 설정 없이도 충분히 긴장감을 선사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변성현 감독 특유의 미장센도 돋보인다. 1960~70년대 모습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녹여내면서도 차별화된 시각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카메라 렌즈나 필터의 활용한 것은 물론, 인물의 심리에 따라 조명과 앵글로 변화를 줘 다채로운 화면 구성을 완성한 것도 좋다. 

‘킹메이커’로 시너지를 완성한 설경구(위)와 이선균.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킹메이커’로 시너지를 완성한 설경구(위)와 이선균.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들의 열연은 두말할 것 없다. 설경구는 모티프가 된 인물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 더욱 입체적으로 김운범을 그려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신을 지키고자 하는 강직한 모습부터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 서창대와 갈등하며 고뇌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면을 심도 있게 담아낸다.   

이선균도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김운범 뒤에서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로 분한 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 인물의 드라마틱한 서사를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 123분, 29일 개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