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토마스 앤더슨(네오 역/키아누 리브스 분)은 ‘자신’의 현실이 물리적 구성개념인지 아니면 정신적 구성개념인지 알아내기 위해 이번에도 흰토끼를 따라가야 한다. 토마스, 아니 네오가 배운 게 있다면 비록 환상이라 할지라도 선택이야말로 매트릭스를 탈출할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물론 네오는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아직 모르는 사실은 이 새로운 버전의 매트릭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확고부동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과 그 이면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세계, 두 개의 현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운명처럼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등장과 함께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SF 대표작 ‘매트릭스’가 네 번째 시리즈 ‘매트릭스: 리저렉션’(감독 라나 워쇼스키)로 돌아왔다. 더욱 거대한 스케일과 압도적인 액션 스타일은 물론, 한층 깊어진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내 ‘전설의 귀환’을 알린다. 또 한 번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운명처럼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를 둘러싼 인간과 기계들의 더 진보된 가상현실 속 새로운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1999년 첫 등장해 SF 대표작로 자리매김한 ‘매트릭스’의 네 번째 시리즈로, ‘매트릭스3: 레볼루션’(2003) 이후 무려 18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혁신적인 촬영기법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시리즈답게, 이번 편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여러 장면들이 등장한다. 거대 카 체이싱 액션부터 43층 건물 낙하 액션, 쿵후 격투 액션 등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들이 감각적이고 혁신적으로 담겨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영화 곳곳에 ‘매트릭스’ 전 시리즈를 오마주한 장면들이 등장해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 네오, 트리니티로 다시 돌아온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포인트다. 특히 ‘매트릭스’를 통해 SF 액션 스타로 발돋움한 키아누 리브스는 지나온 세월의 무게만큼 더 깊어진 연기와 특유의 액션 연기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호흡 역시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겐 매우 불친절한 영화다. 우선 가상현실 공간인 매트릭스에 대한 사전 이해가 중요하고, 주요 캐릭터 대부분이 이전 시리즈부터 이어지는 설정을 따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습도 필요하다. 또 다양한 철학과 상징이 뒤섞여 심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단독 연출을 맡은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매트릭스’에는 아름다운 사랑과 인류의 투쟁, 삶의 의미가 전부 담겨있다”며 “젊었을 때는 그 모든 것을 다루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흘렀기에 드디어 삶의 다음 단계에 ‘무엇이 진짜인가’에 집중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더 정교하고 세밀해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러닝타임 147분, 절찬 상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