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 8세대 골프를 투입해 폭스바겐코리아와 한국 해치백 시장의 부흥을 예고했다. / 폭스바겐코리아

시사위크|부산=제갈민 기자  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의 정석’이라 불린다. 골프는 1974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며, 현재는 8세대가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 기간 전 세계 시장에서 3,500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판매대수가 입증해주는 골프의 인기는 실용성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갖췄음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관 디자인도 무난해 2030 젊은 세대부터 머리가 희끗한 6070의 고령자에게도 잘 어울려 고객층이 두터운 점도 인기의 비결 중 하나다.

한국 시장에는 2008년 5세대 골프가 처음 들어왔다. 이후 지난 2016년까지 누적 판매 4만7,283대를 기록했다. 골프는 ‘해치백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 한때는 연간 판매 9,501대(2015년, 7세대)를 기록하며 국산 경쟁 모델을 누르고 ‘해치백 1위’ 타이틀을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보였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골프가 2016년을 마지막으로 잠시 우리 곁을 떠나게 됐는데, 최근 한국 시장에 복귀를 알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6일 부산에서 ‘2022 폭스바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개최해 8세대 골프(The Golf 8)의 한국 시장 귀환을 알렸다.

이날 진행한 8세대 골프의 시승은 부산 벡스코에서 출발해 경남 밀양에 위치한 한 카페를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골프 시승은 벡스코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진행했다. 시승코스는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배내골을 넘어오는 업힐·다운힐, 그리고 고속도로 등으로 구성돼 골프의 성능을 느껴보기 충분했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폭스바겐 8세대 골프 운전석. / 폭스바겐코리아

◇ 샤프한 외모·디지털화 거친 인테리어, 세련미 돋보여

2022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한국 시장에 돌아온 8세대 골프는 지난 2016년까지 국내에 판매된 7세대 골프와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그러면서도 골프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그대로 녹여냈다.

8세대 골프는 7세대보다 날카로운 외모가 돋보인다.

전면부는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부 디자인이 변경됐고, 보닛(후드)에는 캐릭터라인을 좌우로 한줄씩 추가해 볼륨감을 더했다. 헤드램프는 전작 대비 얇고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주간주행등을 뒤쪽으로 길고 뾰족하게 디자인해 날렵한 모습을 강조했으며, 중앙의 엠블럼까지 이어지는 프론트 그릴 라이팅은 좌우의 헤드램프가 이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 ‘전후방 다이내믹 턴 시그널’ 등이 적용돼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한 스푼 더했다. 범퍼 하단부는 가로형으로 길게 디자인됐으며, 안개등이 사라져 차량이 보다 넓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부분이다. 안개등을 없앤 대신 ‘IQ.라이트’ 시스템을 적용해 헤드라이트를 상황에 따라 안개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간주행등 끝부분에서부터 차량 측면의 도어 손잡이 높이로 그려진 캐릭터라인은 리어램프와 트렁크도어로 쭉 이어 차량을 한바퀴 휘감고 있는 형태로 디자인했다. 이 때문인지 골프가 더 길어진 느낌도 든다. 후측면의 두툼한 C필러 디자인은 튼튼한 느낌을 전해준다. 후면의 테일램프는 사다리꼴 형태에서 일부가 잘린 형태로 디자인됐는데, 직전 모델 대비 날렵한 느낌이 더해졌다.

디지털화를 거쳐 더 세련된 폭스바겐 8세대 골프 실내. / 폭스바겐코리아

실내는 2016년까지 국내에 판매된 직전 모델이 아날로그틱한 인테리어와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사용돼 다소 올드한 느낌이 강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8세대 골프의 실내는 한층 진화된 디지털화를 적용했다. 앞서 출시된 더 뉴 티구안의 실내도 이전 모델 대비 사용이 편리해지고 디지털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번 신형 골프의 실내 인테리어는 이보다 더 미래 지향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자인이다. 8세대 골프에는 ‘이노비전 콕핏’이 적용돼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스크린이 일체형으로 디자인됐으며, 시인성도 높다. 폭스바겐 이노비전 콕핏은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 계기판과 중앙의 10인치  ‘MIB3 디스커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계기판 좌측에 위치한 ‘터치식 조명제어 패널’로 설계됐는데, 상당히 독특하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 실내 주요 부분. / 부산=제갈민 기자

10.25인치 고해상도 디지털 계기판 ‘디지털 콕핏 프로’는 사용자 편의에 따라 클래식, 주행보조 시스템, 간소 모드, 총 3가지 모드를 선택 할 수 있다. ‘디지털 콕핏 프로’ 좌측에는 ‘터치식 조명제어 패널’을 설치해 조명 기능을 더욱 직관적으로 조작 할 수 있다. ‘MIB3 디스커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0인치의 넓은 디스플레이가 계기판과 동일한 선상에 위치해 시인성이 좋다.

센터페시아에는 비상등과 공조장치 조작 버튼, 주행모드 변경, 차량 어시스트 기능 조작, 그리고 주차 보조 기능 활성화 등 총 5가지 버튼만 남겼으며, 중앙의 버튼 좌우로 가로로 길게 디자인된 송풍구는 실내가 더 넓어보이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공조장치나 운전자 보조기능 조작 등은 모두 센터페시아 스크린을 통해 실행해야 해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이 들수도 있지만, 한 번의 터치로 특정 페이지로 진입할 수 있어 조작편의성 부분에서도 의외로 나쁘지 않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는 2열 실내 공간과 적재함이 다소 협소하다. 선루프도 운전석 상단에만 작게 설계된 점이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세미버킷형태의 시트는 거친 주행환경에서도 운전자와 동승자의 쏠림 현상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보조한다. / 부산=제갈민 기자

또한 자사 컴팩트 모델 최초로 ‘윈드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물론,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by-Wire)’ 방식의 전자식 기어 셀렉트 레버 등이 적용돼 더욱 간결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느껴진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도 설치했으며, 애플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오토 스마트폰 무선커넥팅 시스템도 지원해 편의성을 더했다.

1열에서 단점으로는 수납공간이 제한적인 점이다. 콘솔박스 공간도 상당히 좁다. 2열 레그룸과 적재함 공간도 일반적인 준중형 차량에 비해 상당히 좁아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골프의 차급이나 성격을 감안하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나마 180㎝ 정도의 성인이 탑승해도 1열 시트 후방에 무릎이 닿지 않고, 천장에도 머리가 닿지 않는 정도의 공간이 마련돼 다행스러운 점이다. 부족한 트렁크 공간은 2열 시트를 접어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2열 시트는 6대 4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는 제원상 성능과 달리 실제 주행 시 더 경쾌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 폭스바겐코리아

◇ 안정적인 코너링, 즉각적인 반응… 괴물같은 연비는 여전

8세대 골프는 외관도 매력적이지만 진가는 주행성능에서 느낄 수 있다. 신형 골프의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로, 다소 무난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50마력과 36.7kg·m의 토크로도 굽이치는 영남알프스를 거침없이 오르며, 가감속에 따라 변속이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변속 충격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또한 오버스피드라 생각이 될 정도로 굽은 산길을 주행해도 골프는 부드럽게 코너를 감아돈다.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면 차체가 기울거나 미끄러질수도 있는데, 골프에 적용된 전자식 서스펜션은 노면의 기울기와 방향에 따라 차체를 조절하면서 코너를 탈출할 때 빠른 속도로 차체를 원상복구한다. 불안한 느낌도 없다. 준중형 차량에서 펀카의 매력이 느껴질 정도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는 차급 대비 경쾌한 주행을 할 수 있는 모델로, 핫해치의 정석으로 불린다. / 폭스바겐코리아

고속도로에서는 시원하게 내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8세대 골프에는 2.0 TDI(디젤 싱글터보) 엔진이 탑재됐고, 변속기는 7단 DSG가 맞물려 시원한 가속감을 내뿜는다. X영역 후반부까지 속도를 높여도 체감 속도는 X영역 초반 수준이다. 150마력이라고는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운 주행감과 펀치력, 그리고 차급과 다른 주행안정성이 드라이빙을 더 재밌게 하는 요소다. 디젤 특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창문을 닫은 실내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의 실내 유입도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8세대 골프의 주행 성능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역시 골프는 골프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여기에 210㎞/h의 속도까지 능동적으로 주행을 보조하며, 저속에서는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트래블 어시스트(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기능은 상당히 편리하다. 또한 긴급제동시스템도 적극 개입하는데, 주행 간 선행 차량과 가까워짐에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골프 스스로 차량을 급제동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준다.

폭스바겐의 차세대 디젤 엔진과 7단 DSG를 조합한 만큼 주행 간 동력손실이 적은데, 덕분에 연료효율이 높다. 영남알프스 산길을 넘어오는 와인딩 코스와 고속도로에서 가감속을 행하며 거칠게 주행을 했음에도 트립 상 연비는 19.3㎞/ℓ에 달했다. 8세대 골프의 복합공인연비는 17.8㎞/ℓ인데, 이를 상회하는 수치다. 고갯길을 넘지 않고 일상적으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얌전하게 주행하면 25㎞/ℓ 전후의 연비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산=제갈민 기자
폭스바겐 8세대 골프 계기판. 총 113km를 주행한 후 트립상 평균 연비는 19.3㎞/ℓ를 기록했다. / 부산=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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