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강조하는 가치가 있다. 바로 ‘지역주의 타파’다. 전통적으로 진보계열 정당은 호남, 보수계열 정당은 영남이 텃밭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지역주의의 벽 역시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동진(東進)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흔들리는 지역구도

정치권에서는 20대 대선에서 지역구도가 예전만큼 견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에 연고가 없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영남에 연고가 없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각자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리얼미터의 지난 해 12월 20~21일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는 TK(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55.4%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 10~11일 같은 여론조사에서 45.4%로 떨어졌다. 또 PK(부산·경남) 역시 이탈층이 늘어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29일~12월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42%를 기록했지만, 그 이후 하락해 지난 10~12일 여론조사에선 PK 지지율이 33%가 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의 출신지역인 TK를 비롯해 PK 표심까지 챙기는 ‘동진’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PK 지역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많이 배출하진 못했으나, 여권에서는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인구는 많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열세로 분류됐던 강원 역시 PK와 비슷한 상황이 됐다.

민주당이 동진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서울 민심의 이반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 민심은 늘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서울 민심은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원인은 부동산이다. 그리고 서울 민심 이반현상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전체 25개 지역구 모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 이재명과 민주당, 동진 위해 총력

‘이재명의 동진’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할까. 이 후보는 오는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로 향한다. 접경지인 강원에서 이재명표 ‘한반도 평화번영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접경지인 특성으로 인해 강원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곳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남북 대화무드가 무르익었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는 민주당을 택했다.

최근 윤 후보의 '선제 타격’ 발언으로 강원지역 민심이 출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민주당과 정부는 14일 군사보호구역 해제를 통해 접경지가 많은 강원에 구애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은 민주당 동진 정책의 ‘상징’이다. 또한 부울경 메가시티의 상징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위원회’를 구성했고, 이 후보도 지방소멸을 대비해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새해 첫 일정으로 PK를 방문했던 이 후보는 오는 26일 다시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전해진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2주간 PK에 머물며 부산선대위 지원에 나선다. 부산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TK는 민주당에게 가장 어려운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20대 총선 당시 TK에 출마했던 민주당 후보들은 당선되지는 못해도 선거비 전액 보전 득표율 ‘15%’는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이기도 하다. 민주당 대선후보 중 처음으로 TK에 연고가 있는 후보다. 그리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TK 지지율은 20%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통합신공항 문제 해결, 달빛내륙철도 개통 등을 약속하며 TK에 적극 구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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