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이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로 설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강하늘이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로 설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티에이치컴퍼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강하늘은 ‘미담 제조기’로 유명하다.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자세,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선한 마음과 친절한 태도로 함께 작업한 배우, 제작진으로부터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누구나 즐거울 수 있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소신 덕이기도 하다. 결과보다 ‘과정’의 소중함을 아는 강하늘이기에,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 역시 그의 소신이 담긴 작품이다.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뜻깊은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그린 작품. 2014년 여름 개봉해 866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후속작으로, 배우 강하늘부터 한효주‧이광수‧권상우 등이 출연해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극 중 강하늘은 자칭 고려 제일검이자 의적단 두목인 무치를 연기했다. 무치는 과거 자신이 고려 제일의 검호였음을 자랑할 만큼 탁월한 검술 실력을 지녔지만, 현재는 해랑(한효주 분)의 해적선에 얹혀 지내며 바다를 전전하는 신세다. 해적들의 구박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지난 위상을 끊임없이 자랑할 만큼 기세등등한 인물이다. 

강하늘은 특유의 유쾌함과 인간미를 녹여내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물론, 화려한 검술 액션까지 유쾌함과 진지함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독보적인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탁월한 완급 조절로 수많은 등장인물들 사이에 조화롭게 녹아들며, 영화 속 다채로운 ‘케미스트리’에 힘을 보탰다. 

‘해적: 도깨비 깃발’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강하늘.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강하늘. /티에이치컴퍼니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난 강하늘은 ‘해적: 도깨비 깃발’을 두고 “만약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도 촬영 기간을 떠올리면 웃을 수 있는 뜻깊은 추억이고, 기분 좋은 현장이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해적’의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오게 됐다. 전작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나도 재밌게 봤던 작품이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김남길 선배의 연기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내 눈앞에 있는 대본에 더 집중했다. 그게 더 맞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제안을 받고 내가 재밌게 봤던 전편과 비슷한 내용인가 했는데, 시나리오 자체가 굉장히 달랐고 모험이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재밌게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저분하게 뻗친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탄생했나. 
“조금 더 우당탕탕 하고 천방지축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저분하게 뻗친 머리가 무치의 그런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만히 있어도 이런 캐릭터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머리 스타일을 만들었다. 또 무치가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 우직하고 무식하게 밀고 나가는 느낌을 주면 어떨까 싶었다. 시나리오에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만들다 보니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외적인 부분이나 캐릭터 성격에 있어 배우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인가.
“어느 정도 그렇다. 감독님과 이야기한 끝에 결정한 부분들이지만, 처음 무치의 외적인 모습은 흔히 아는 장발머리였다. 그런데 딱 봤을 때 조금 더 캐릭터의 성격이 묻어났으면 해서 여러 고민을 하다가 지금의 외형을 만들게 됐다. 성격적인 부분도 조금 더 유쾌하고 통통 튀어야 재밌을 것 같아서 상의 끝에 그렇게 하게 됐다.”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무치를 연기한 강하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무치를 연기한 강하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전편 장사정(김남길 분)의 경우 다양한 갈등 관계가 있어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했는데, 무치는 영화의 중심에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그런 면이 적다. 그나마 있는 부흥수와의 관계마저 옅어 고민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큰 틀 안에서 해적단원들의 조화가 더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내 캐릭터만의 전사를 생각하는 건 이기적이지 않나 생각했다. 만약 감독이 무치의 전사를 표현하는 것을 선택하고 과거의 갈등 관계가 정확하고 깊게 표현됐다면 그것도 괜찮고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보다 해적선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선택하고 집중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지점에 대해 고민이나 아쉬움은 없었다. 다만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단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현재 천방지축의 모습이 조금 더 정당성을 얻지 않을까 했다. 단단한 사람이 풀어졌을 때 더 극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검술부터 도구를 가리지 않는 액션, 맨몸 액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힘든 점은 없었나. 만족도도 궁금하다. 
“열심히 했는데, 잘 했는지는 모르겠다.(웃음) 관객들이 평가해 줘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무술 감독님과 무술팀이 굉장히 많은 부분을 신경써 주고 위험한 것도 없어서 즐겁게 찍었다. 힘듦을 느낄 틈도 없이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하면서 신나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해랑과의 창고 장면이다. 하루 안에 끝내지 않고 2~3일에 걸쳐 찍었는데, 마지막 날에는 다 같이 지치기도 하고 쳐지기도 했었는데 다들 웃으면서 끝까지 잘 해보자 하며 찍었던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다.”

-수중촬영은 어땠나. 폐소공포증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답답하고 좁은 공간에 있으면 숨이 안 쉬어진다. 물속은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더라. (한)효주 누나와 무술 감독님, 수중 촬영팀에게 정말 감사하다. 잘 배려해 주셔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찍을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매 작품 성실한 태도로 연예계 미담제조기로 꼽히는 강하늘. /롯데엔터테인먼트
매 작품 성실한 태도로 연예계 미담제조기로 꼽히는 강하늘. /티에이치컴퍼니

-CG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작품이었는데, 연기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고 색다른 경험에 대한 재미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어려움과 재미가 있었나. 
“어려움보다는 재밌었다. 이렇게도 상상해 볼 수 있고 저렇게도 상상해 볼 수 있고. 상상해서 표현하는 게 재밌었다. 눈앞에 실질적인 무언가가 있으면 거기에 대한 정확한 반응이 필요하잖나. 그런데 그게 CG니까 눈앞에 뭐가 있을지 모르고 어떤 걸 상상해도 가능한 느낌들이 색다르고 즐거웠다.”

-작품 외적으로 따로 연기를 공부하기도 하는지도 궁금하다. 대본이나 시나리오 분석에 있어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지. 
“그림 그리는 화가들도 그림을 계속 공부하고 음악 하는 분들도 음악을 계속 공부하는데, 연기하는 사람은 무얼 하냐는 말을 누가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할 때 하루 24시간이 다 연기 공부다. 내가 읽는 책도 연기 공부고, 내가 보게 되는 TV 프로그램도 연기 공부다. 내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모든 것들도 연기 공부다. 이 순간 자체도 연기 공부라고 생각한다. 대본이나 시나리오 분석에 있어 도움을 주는 사람은 사실 딱히 없다. 더 많은 작품을 보면서 스스로 더 좋은 눈을 가지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런 지점에 대한 부담은 없나. 
“나는 즐거운 현장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얼굴 찌푸리는 일 없이 재밌게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현장이 가장 좋은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도 드라마도 연극도 마찬가지다. 물론 제작비를 아예 생각 안 할 순 없지만 그 부분까지 신경 쓰면서 연기를 한다면, 그건 분명히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는 최선이 아닐 거다. 당연히 그런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내가 재밌고 즐겁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겨낸다. 공연을 하는데 관객이 없어서 연기가 별로고, 많아서 연기가 잘 된다는 것은 좋은 연기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작비를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면 지금 모습보다 훨씬 덜 했을 거다.”

-지난해 연말 영화 ‘해피 뉴 이어’, 이번 ‘해적: 도깨비 깃발’에 이어 드라마 ‘인사이더’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을 듯한데, 기대해도 될까. 또 올해 세운 목표가 있다면. 
“너무 기대하지 말라. 다양한 얼굴 아니고 그냥 제 얼굴이다.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하하. 지금 열심히 ‘인사이더’ 촬영하고 있다. ‘인사이더’ 끝나고 쉼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군 제대 이후 계속 작품을 하고 있더라. 아마 여러분들도 보기 지칠 거다.(웃음) 그래서 좀 쉬어야 하지 않겠나, 올해는 쉼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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