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간담회를 마친 뒤 '문화강국' 글씨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간담회를 마친 뒤 '문화강국' 글씨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문화예술인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인사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를 열고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한류를 세계 속에 더 크고 넓게 키워 대한민국과 미국, 문화콘텐츠 세계 2강의 지평을 열겠다”며 문화예술 분야 6대 공약을 공개했다.

그 중 첫째 공약에서 이 후보는 문화 예산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은 2.5%까지 대폭 확대하고, 문화예술인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 소득 지급과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약속했다. 전날 노인 공약을 발표하면서 연간 120만원의 ‘장년수당’을 제안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보편지급 형태에 가까운 현금지원책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후보는 구체적인 예산안과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임기 내에 가능하다는 약속과 함께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은 대상이 협소해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약 발표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한류 문화의 지원 방식에 대해 “소수만 혜택을 보도록 지원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예를 들어 미술작품을 구매해도 좀 쪼개서 여러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영화제작 지원도 독립영화 등에 예산을 만들어 지원하는 등으로 해야 한다. 잔뿌리가 튼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타 기본소득 공약과 마찬가지로 이번 예술인 기본소득에서도 이 후보의 선심성 현금지원책이라는 지적은 피하지 못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화예술인 대상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의지는 분명히 하되 유연하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라지만, 지급 대상을 직업으로 구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며 “정작 다른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소득이 적어도 배제되고, 특정 직업이라는 이유로 소득이 많아도 지원을 받는 것이 이 후보가 생각하는 ‘공정’이냐”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국민 전체의 삶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외면한 채, 기본소득과 온갖 명목의 수당만 내놓는 것은 무책임하고 망국적인 포퓰리즘이다”며 “그저 ‘돈 주겠다’는 말은 누군들 못하겠는가.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 하기에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미래세대가 떠안게 될 짐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리아킴, 백구영, 영제이, 시미즈, 하리무, 루트와의 만남을 갖고 댄서들의 근무 환경, 고충을 청취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리아킴, 백구영, 영제이, 시미즈, 하리무, 루트와의 만남을 갖고 댄서들의 근무 환경, 고충을 청취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문화계에서는 기본소득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약속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연극인 김모 씨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날 정책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은 연 수입 격차가 정말 심하다”며 “같은 연극을 하는 사람이라도 유명한 연극인은 회당 100만 원을 받지만, 대학로 무명 연극인은 연봉이 100만 원이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모두가 돈을 많이 버는 연극인이 되고 싶지만, 어떻게 모든 연극인이 그럴 수 있겠냐”며 “연 100만 원도 못 벌면서도 연극에 대한 사랑으로 대학로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은 한줄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다른 기본소득 공약에 비해 소극적인 것 같다”며 “조금 더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약속해주셔야 공약에 신빙성이 있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이 후보는 오후에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JM, 우리가 원하던게 이거잖아 - 리아킴, 백구영, 영제이, 시미즈, 하리무, 루트와의 만남’에서 댄서들과 만나 유명 안무가가 아니면 생계 유지가 어렵다는 토로에도 귀를 기울였다.

이 후보는 “(TV 댄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지난해가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댄스가 하나의 독립 장르로 인정받게 된 것 같고, 정부 정책에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채택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초·중·고교 수업에 스트리트댄스를 넣자는 제안에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앞으로 학점제도가 도입이 된다고 하니까 무리는 없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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