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나란히 출격한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과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지난 26일 나란히 출격한 ‘해적: 도깨비 깃발’(왼쪽)과 ‘킹메이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를 앞두고, 두 편의 한국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과 ‘킹메이커’(감독 변성현)가 지난 26일 나란히 출격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국내 영화계를 살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승기를 잡은 영화는 ‘해적: 도깨비 깃발’이다. 개봉 첫날 9만2,449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27일 5만4,869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2014년 여름 개봉해 866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후속작이자,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베일을 벗은 ‘해적: 도깨비 깃발’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이닝 무비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전편과 독립된 새로운 이야기로, 누구나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스토리 구조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즐거움을 안겼다. 

여기에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액션 시퀀스와 다채로운 볼거리가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배우 강하늘을 필두로, 한효주‧이광수‧권상우‧채수빈‧오세훈‧김성오‧박지환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오락적 재미를 앞세운 ‘해적: 도깨비 깃발’(위)과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킹메이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오락적 재미를 앞세운 ‘해적: 도깨비 깃발’(위)과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킹메이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킹메이커’는 개봉 첫날 4만7,020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한 뒤, 27일 3만1,080명의 선택을 받아 2위 자리를 지켰다. 두 편의 한국영화가 지난달 15일 개봉한 뒤 꾸준히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할리우드 히어로무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독주를 끊어내 이목을 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이 오락적 재미와 볼거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화 ‘킹메이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로 쫄깃한 긴장감과 묵직한 울림을 안기는 작품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렸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정치와 선거라는 소재를 긴장감 넘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내 호평을 얻고 있다.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의 열연 역시 호평의 이유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운범으로 분한 설경구는 어떤 상황에서도 소신을 지키려는 정치인의 얼굴부터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 고뇌하는 모습까지 묵직하게 그려내고, 선거 전략가 창대를 연기한 이선균은 섬세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바탕으로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시너지로 완성된 ‘킹메이커’가 설 연휴 더 많은 관객을 매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