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추리극의 탄생, 영화 ‘나일 강의 죽음’(감독 케네스 브래너).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명품 추리극의 탄생, 영화 ‘나일 강의 죽음’(감독 케네스 브래너).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운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 그곳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위태롭고 불길한 분위기의 선상에서 탑승객들을 심문하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 분).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연이어 발생한 살인 사건은 그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마지막 순간까지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놀라운 결말에 이르게 된다. 

영화 ‘나일 강의 죽음’(감독 케네스 브래너)은 신혼부부를 태운 이집트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조사에 착수하지만 연이은 살인 사건으로 탑승객 모두가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경험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연출과 연기 모든 영역에서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과 함께 에르큘 포와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압도적 스케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나일 강의 죽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아름다운 영상미와 압도적 스케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나일 강의 죽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나일 강의 죽음’은 원작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사랑‧증오‧질투 등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에서 빚어지는 비극적 살인 사건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최고의 탐정 에르큘 포와로와 11명의 완벽한 범행 동기를 가진 용의자들의 쫓고 쫓기는 추리 대결이 쫄깃한 긴장감을 안긴다. 

눈도 즐겁다. 화려한 영상미와 스케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집트 나일 강의 아름다운 전경과 거대한 피라미드와 사막, 이국적인 풍광이 실제 눈으로 보는 듯 생생하게 담겨 감탄을 자아낸다. 사건이 발생하는 초호화 여객선 카르낙 호 역시 스타일과 웅장함을 모두 살린 스케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일반 필름 카메라(35mm)에 비해 두 배 이상의 화질과 깊이감을 자랑하는 65mm 필름 카메라로 모든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사교적인 성격으로 따뜻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사건을 파헤칠 땐 용의자들을 단숨에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섬세하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1930년대 배경이지만, 현대 프로파일러를 보는 듯한 그의 독보적 추리 스타일이 특별한 재미를 안긴다. 

‘나일 강의 죽음’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케네스 브래너(왼쪽)과 갤 가돗.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나일 강의 죽음’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케네스 브래너(왼쪽)와 갤 가돗.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여기에 부와 명예 모든 것을 갖춘 상속녀 리넷(갤 가돗 분)부터 리넷의 친구이자 사랑하는 연인의 배신을 목격하는 재클린(에마 매키 분), 끝없는 불신과 아들에 대한 집착을 가진 유명 화가 유피미아(아네트 베닝 분), 성공을 위한 강렬한 열망을 가진 로잘리(레티티아 라이트 분) 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누구 하나 허투루 소비되지 않는다. 각기 다른 매력과 사연으로 사건 해결에 함정과 실마리를 동시에 제공, 긴장감을 더한다.

케네스 브래너를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해내지만, 리넷 역의 갤 가돗이 유독 빛난다. 서 있기만 해도 시선을 압도하는 존재감과 독보적인 아름다움으로 우아하고 도도한 상속녀 리넷을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해냈다. 연기력은 두말할 것 없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는 행복함과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불안함, 극과 극의 감정을 심도 있는 연기로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인다. 러닝타임 126분, 오늘(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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