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앤더슨 감독이 신작 ‘리코리쉬 피자’로 돌아왔다. /유니버설 픽쳐스
폴 앤더슨 감독이 신작 ‘리코리쉬 피자’로 돌아왔다. /유니버설 픽쳐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고 아무것도 될 수 없을 것 같은 사랑에 빠진 소년 개리(쿠퍼 호프만 분)와 불안한 20대를 지나고 있는 알라나(알라나 하임 분). 1973년 어느 찬란한 여름날 청춘의 한복판으로 달려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2003)로 칸 영화제, ‘데어 윌 비 블러드’(2008)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영화 ‘마스터’(2013)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3대 영화제 감독상을 휩쓸며 거장 반열에 오른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신작 ‘리코리쉬 피자’로 돌아왔다. 

‘리코리쉬 피자’는 사랑에 빠진 소년 개리와 불안한 20대를 지나고 있는 알라나의 뜨거웠던 여름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그동안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선보인 작품들과 다른 결을 지닌 영화로, 역대 그의 작품 중 “가장 낭만적이고 사랑스럽다”는 외신의 호평과 함께, 제93회 미국비평가협회 작품상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와 비평가협회에서 27관왕을 기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 ‘리코리쉬 피자’. /유니버설 픽쳐스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 ‘리코리쉬 피자’. /유니버설 픽쳐스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첫눈에 반한 연상 여자 알라나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데이트 신청을 하며 소위 ‘작업을 거는’ 10대 소년 개리, 그런 개리에게 ‘느끼하게 쳐다보지 말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의 페이스에 휘말리는 알라나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펼쳐져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한다. 

캐릭터의 독특한 설정도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개리가 그렇다. 개리는 아역 배우로 활동하지만, 나이보다 성숙한 외모로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다고 좌절만 하진 않는다. 직접 물침대 판매 사업을 하고, 핀볼장을 차리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70년대 캘리포니아의 향수가 물씬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도 좋다. 캐릭터들의 의상부터 그 시대를 사로잡았던 명곡의 향연까지, 낭만 가득했던 70년대의 분위기를 한껏 담아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석유파동 같은 실제 사건을 담아낸 점도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다. 

신예 배우들과 명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리코리쉬 피자’. (위 왼쪽부터) 알라나 하임과 숀 펜. (아래 왼쪽부터) 브래들리 쿠퍼와 쿠퍼 호프만, 알라나 하임. /유니버설 픽쳐스
신예 배우들과 명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리코리쉬 피자’. (위 왼쪽부터) 알라나 하임과 숀 펜. (아래 왼쪽부터) 브래들리 쿠퍼와 쿠퍼 호프만, 알라나 하임. /유니버설 픽쳐스

고(故)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아들 쿠퍼 호프만과 알라나 하임 등 신예 배우들과 브래들리 쿠퍼, 숀 펜 등 할리우드 대표 스타들이 빚어내는 신선한 앙상블도 재미 포인트다. 먼저 이번 작품으로 첫 연기에 도전한 두 주연배우 쿠퍼 호프만과 알라나 하임은 틀에 박히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생동감을 높인다. 

숀 펜과 브래들리 쿠퍼는 존재만으로도 압도적이다. 배우 고(故) 윌리엄 홀든을 떠올리게 하는 잭 홀든 역을 맡은 숀 펜은 관록 있는 배우의 모습부터 엉뚱한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 제작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피터스 역을 맡은 브래들리 쿠퍼는 과거 그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디테일한 액세서리까지 그대로 재현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러닝타임 134분, 16일 개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