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스오피스 10위 권 내 한국영화는 ‘모가디슈’(왼쪽)와 ‘싱크홀’ 단 2편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지난해 박스오피스 10위 권 내 한국영화는 ‘모가디슈’(왼쪽)와 ‘싱크홀’ 단 2편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2년째 감소했고, 지난해 흥행 순위 10위 권 내 한국영화는 단 두 편에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2일 각종 통계지표들을 통해 2021년 한국 영화산업을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주요 부문별 시장 동향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극장 매출액은 5,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했고, 전체 관객 수는 6,053만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보다는 소폭 증가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극장 매출액은 2019년 매출의 30.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지난 10년간 유지되던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 우위가 깨졌다. 또 전체 극장 매출 가운데 한국 영화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9.7%에 그친 반면 외화 매출 점유율은 70.3%까지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 횟수 또한 1.17회로 2020년 1.15회 보다는 조금 늘었으나, 2019년의 4.37회에 비하면 3.2회 감소한 수치다.

극장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지난해 박스오피스 1위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매출액 557억원, 관객 수 556만명을 기록했다. 2위는 ‘모가디슈’로 매출액 346억원, 관객 수 361만명을 불러모았다. 박스오피스 상위 5위 내 유일한 한국 영화다. 3위는 매출액 317억원, 관객 수 305만명의 ‘이터널스’, 4위는 매출액 300억원, 관객 수 296만명의 ‘블랙 위도우’, 5위는 매출액 221억원, 관객 수 229만명의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자리했다.

2020년 개봉을 연기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던 탓에 2021년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내 자리한 한국 영화는 ‘모가디슈’ ‘싱크홀’ 단 2편이었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소니 픽쳐스
지난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소니 픽쳐스

지난해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날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11일 차인 12월 25일로, 전체 관객 수는 81만4,324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장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최다 일일 관객 수였다. 2021년 일별 전체 관객 수 순위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1~2주 차에 집중돼 있었다.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디즈니가 24.3%로 1위였고, 소니가 13.9%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3위는 롯데가 9.0%의 점유율을 보이며 배급사 관객 점유율 5위권에 오른 유일한 국내 배급사였다. 2003년 이후부터 3위권 밖으로 떨어진 적 없었던 CJ E&M은 관객 점유율 6.9%로 6위로 하락했다. 장르별 점유율의 경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터널스’ ‘블랙 위도우’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 영향으로 액션 점유율이 47.2%에 달하며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한국 영화 제작비 간이조사 결과 지난해 개봉한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상업영화는 17편으로 2020년 29편보다 58.6% 감소했다. 순제작비 규모별로는 100억원 이상~150억원 미만 구간의 수익률이 1.4%로 가장 높았고, 모든 구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BEP)를 상회한 작품은 3편으로 전체의 17.6%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조사한 극장 외 시장 매출규모는 3838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 대비 15.0% 감소한 금액이다.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극장 외‧해외) 가운데 극장 외 시장은 37.5%를 차지했다. 지난해 42.9%에 비해 5.4%p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 영화 수출 위축세가 본격화됐다. 2021년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영화 해외 수출 총액은 4,863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8% 감소했다. 완성작 수출액은 4,303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5%, 기술서비스 수출은 5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0% 급감했다.

독립예술영화 개봉편수는 450편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으나, 전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423만명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 반면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3.5% 증가한 124만명이었다. 전체 독립예술영화 관객 중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9.3%였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독립 예술 영화 최고 흥행작은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113만 관객을 기록하며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의 힘으로 독립 예술 영화상 큰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독립 예술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19년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기록(116만명) 이후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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