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서울의 한 극장. /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서울의 한 극장.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앞에서는 ‘설 대목’도 소용없었다. 2월 극장가가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과 이로 인한 기대작들의 개봉 연기로 설 연휴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022년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월 극장가 전체 매출액은 30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22억원) 증가했고, 전체 관객 수는 327만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4.9%(15만명) 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감소한 수치다. 2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44.4%(247억원) 줄었고,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2.9%(245만명)이나 감소했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127억원으로 전월 대비 42.2% 감소했고, 관객 수 역시 138만 명으로 전월 대비 39.8% 줄었다. 

설 연휴를 포함, 1월 마지막 주말부터 2월 초로 이어지는 닷새간의 연휴(1월 29일~2월 2일)가 있었으나, 2월 중반 이후를 책임질 화제작도 없었던 탓에 2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영화는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 등 중량감 있는 한국영화가 개봉한 덕에 지난해 2월과 비교해 매출액, 관객 수가 늘어났다. 2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는 109.0%(66억원),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2.2%(70만명) 증가했다. 

외국영화의 경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흥행을 이어나간 작품이 부재한 탓에 매출액은 전월 대비 48.5% 감소한 182억원이었고,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5.1% 감소한 189만명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9.7%(45억원) 줄었고,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3%(54만명) 감소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57.9%로,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42.1%보다 15.8%p 앞서며 2021년 9월 이후 6개월 연속 관객 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2월 극장가 흥행 1위와 2위를 기록한 ‘해적: 도깨비 깃발’(왼쪽)과 ‘킹메이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월 극장가 흥행 1위와 2위를 기록한 ‘해적: 도깨비 깃발’(왼쪽)과 ‘킹메이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월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해적: 도깨비 깃발’이었다. 65억원(관객 수 71만명)의 매출로 2월 전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2월까지 124억원(누적 관객 수 132만명)을 기록했다. ‘킹메이커’는 42억원(관객 수 44만명)의 매출로 전체 순위 3위였고, 72억원(누적 관객 수 76만명)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외국영화로는 ‘언차티드’가 60억원(관객 수 61만명)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 0’은 31억원(관객 수 31만명)의 수익을 올렸고, 전체 흥행 순위 4위에 자리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17억원(관객 수 19만명)으로 전체 흥행 순위 6위였고, 지난 8일까지 750억원(누적 관객 수 754만명)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면서 팬데믹 기간 중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2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날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2일이다. 이날 하루 동안 28만5,245명이 극장을 찾았다. 같은 날 흥행 1위는 ‘해적: 도깨비 깃발’이었고, 이날 전체 관객의 46.2%가 ‘해적: 도깨비 깃발’을 선택했다. 설 연휴(1월 31일~2월 2일) 사흘간의 흥행 1위 역시 ‘해적: 도깨비 깃발’로, 이 시기 동안 39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킹메이커’가 같은 기간 22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2위에 올랐다.

설 연휴 사흘간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82만명으로 한국영화 개봉작이 부족했던 지난해 설 연휴(2021년 2월 11~13일, 53만명)와 비교해 53.3%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전인 2020년 설 연휴(1월 24~26일, 372만명)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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