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IHG의 국내 1호 보코 브랜드를 내건 보코 서울 강남이 서울 신사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신사동=제갈민 기자  국내 호텔업계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간판을 내리는 호텔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신상 호텔이 생겨나면서 다시금 관광객을 맞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부각된다. 여러 호텔이 새롭게 오픈을 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개관한 ‘보코 서울 강남’이 유독 부각된다.

보코 서울 강남은 3일 오전, 호텔 미팅룸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미디어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호텔 소개 및 하우스 투어를 진행했다.

보코는 IHG(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에서 국내에 처음 선보인 브랜드로, ‘초대하다’ ‘함께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가 어원이다.

전영기 보코 서울 강남 총지배인은 간담회에서 “우리 호텔은 비즈니스 분위기보다는 편안함 속에서 색다른 투숙 경험이 중시되는 브랜드”라며 “방문 고객들과 투숙객들이 색다른(Reliably) 편안함(Different)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호텔업계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아코르 그룹의 호텔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보코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IHG 호텔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IHG 계열 호텔 브랜드는 서울과 평창에 인터컨티넨탈이 있으며, 인천 송도와 광주, 평창에 홀리데이인, 그리고 서울 홍대에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가 있다. 인터컨티넨탈은 IHG를 대표하는 럭셔리급 브랜드며, 홀리데이인과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는 에센셜 브랜드로 타 호텔 그룹의 셀렉트·미드스케일급이다. 국내 IHG 계열 호텔은 럭셔리와 에센셜 브랜드 사이에 존재하는 프리미엄 등급이 그간 존재하지 않았는데, 보코가 그 역할을 하게 됐다.

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의 L층에는 프론트 데스크와 레스토랑 ‘아마레오’, 야외 테라스가 위치하고 있으며, LL층에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볼룸(오른쪽 아래)이 위치하고 있다. 볼룸의 벽면에는 한국미가 느껴지는 문양을 새겨 넣었는데, 이는 호텔이 처음 인디고 브랜드로 추진되던 영향이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 최초 계획한 브랜드는 인디고…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보코’로 급선회

보코 서울 강남은 용창산업에서 운영하던 영동호텔을 새롭게 재건축한 호텔이다. 현재도 오너사는 용창산업으로 동일하다. 용창산업에서는 호텔을 재건축하는 과정에 초기에는 IHG의 프리미엄급 브랜드 인디고를 내걸 예정이었다.

그러나 IHG 인디고는 지역색을 강조하는 로컬 부티크 브랜드라는 특성상 호텔의 객실과 부대시설의 인테리어에 한국적인 분위기나 동양미를 녹여내야 하는데, 호텔이 위치한 강남구 신사동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IHG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보코’ 브랜드로 선회했다.

보코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맞지만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편안하고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한 호텔이라는 특징을 가졌다. 또한 대조적인 노란색과 남색의 시그니처 컬러가 조화를 이루면서도 젊고 편안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호텔은 도산대로와 인접하고 있어 통행량이 상당히 많은데, 용창산업은 오랜 기간 호텔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비와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를 대로변 기준으로 한 층 높게 설계했다. 이러한 구조는 거리를 걷는 행인들과 호텔 방문객을 분리해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보다 아늑한 느낌을 준다. 프런트 데스크가 위치한 로비층(L)은 호텔 기준에서는 지하 1층이다. 호텔 1층은 건물 뒤편의 주차장이 위치한 곳으로, 호텔 주변 지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도산대로 및 대로변 보행로와 인접한 곳은 LL층(지하 2층)으로, 이곳에는 예식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볼룸이 위치하고 있다. 행사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의 동선을 호텔 투숙객과 겹치지 않도록 해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의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호텔, 다양한 고객층 한 번에 공략

호텔 객실은 지상 2층부터 17층까지 위치하고 있다. 보코 서울 강남에는 다른 호텔들에서 보기 힘든 시설이 일부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은 호텔 3층부터 15층까지 각 층마다 1개씩 위치하고 있다. 이용은 모든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객실 카드키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다. 호텔 투숙객들은 객실에서 룸서비스나 외부 음식을 반입해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밀키트 등을 이용해 직접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이색적이다.

객실은 총 12개 타입이 있다. 이 중 기본 객실인 딜럭스는 싱글(1더블)·트윈(2싱글)·퀸(1퀸) 객실이 각각 31개실, 38개실, 6개실로 마련됐다. 이어 프리미엄 객실은 총 62개실이 있으며, 이 중 히노끼 욕조가 설치된 객실이 18개, 일반 욕조 객실이 7개, 나머지 37개는 샤워부스로 구성됐다. 보코 서울 강남은 스위트 객실에 무게를 실었다. 보코 서울 강남의 스위트 객실은 총 14개실이고, 이 중에서 그랜드 스위트와 로얄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각각 1개실만 존재한다.

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에는 히노끼 욕조가 설치된 객실이 다수 존재해 다른 호텔에서는 느끼기 힘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객실 카드키도 나무로 제작해 특별함을 더한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의 호텔 객실은 총 151개인데 절반 이상이 프리미엄과 스위트에 치중돼 있다. 이러한 점은 호텔의 객단가와 호텔의 이미지를 함께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로비층에서 느낄 수 있었던 노란색 시그니처 컬러는 각 층의 복도와 객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엘리베이터 사이에 붙여둔 층별 안내판과 층을 표기한 숫자에 노란색을 입혀 시인성을 높이면서도 밝은 느낌을 준다.

객실 내에서는 커튼과 간접조명의 색을 노란색으로 통일해 일체감이 느껴지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살렸다. 또한 객실 곳곳에는 보코 브랜드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핀치·올빼미·플라밍고 등 새 그림을 걸어뒀으며, 머그컵에도 핀치새 또는 닥스훈트를 그려 넣어 색다른 느낌을 강조했다.

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의 프리미엄 객실부터는 객실에 조리 기구가 함께 설치돼 있으며, 식기도 비치돼 있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또한 보코 서울 강남은 객실에 비치해둔 모든 음료 및 주류, 쿠키 등을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데, 다른 호텔들에서는 보기 힘든 서비스라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보코 서울 강남의 최고층인 17층과 그 아래 16층에 위치한 객실에서는 한강과 남산N타워 등을 전망할 수도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10층 이하의 일부 객실에서는 전망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 고층 객실을 이용하길 권하고 싶다.

보코 서울 강남.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보코 서울 강남 17층에 위치한 로얄 스위트(왼쪽 위) 객실과 프레지덴셜 스위트(오른쪽 위, 아래 사진) 객실에는 소형 풀장이 설치돼 있어 파티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 서울 신사동=제갈민 기자

한편, 최고층인 17층에 위치한 로얄 스위트나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경우에는 투숙료가 상당히 높게 설정됐다. 로얄 스위트는 평일 기준 투숙료가 120만원 이상,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4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4성 호텔 기준을 충족한 보코 서울 강남이 위치한 강남 일대에는 5성 호텔도 즐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스위트 룸의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객실 면적과 룸 컨디션, 분위기, 위치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측에서는 해당 룸은 일반 소비자부터 여러 종류의 파티를 계획 중인 소비자, 비즈니스 수요 등을 모두 고려해 설계한 투 트랙 객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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