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갈등을 빚었던 SM엔터테인먼트는 지적된 각종 문제들에 대해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갈등을 빚었던 SM엔터테인먼트는 지적된 각종 문제들에 대해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다 백기를 들었던 SM엔터테인먼트가 1분기에도 라이크기획과 50억원의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을 약속했던 SM엔터테인먼트에 언제, 어떤 식으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할지 주목된다.

◇ 주주와 갈등 빚고 백기 들었던 SM엔터테인먼트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표주자인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창사 이래 첫 배당 계획을 마련했으나,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소액주주가 경영 전반에 문제를 제기하며 갈등에 휩싸인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해 공세를 취한 것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었다.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오비맥주 매각을 이끈 이창환 대표가 설립한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의 가치가 저평가돼있다고 지적하며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 후보를 추천하고 나섰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특히 라이크기획과의 거래를 개선이 시급한 핵심문제로 거론했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 중인 개인회사다. 프로듀싱 용역을 명목 삼아 매년 수십~수백억원을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아왔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주주 목소리를 외면하며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기습적으로 추가했다. 이는 상당한 논란을 낳았고, 주주들의 여론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결국 SM엔터테인먼트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철회하고,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및 감사 후보자들도 자진 사퇴하면서 ‘백기’를 들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에 따라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후보자가 감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처럼 소액주주로부터 혼쭐이 난 SM엔터테인먼트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변화를 약속했다. 특히 문제로 지적된 라이크기획과의 거래 문제 역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분기에도 라이크기획과 50억원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44억원에 비해 12.5% 늘어난 수치다. 

물론 1분기는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거래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기 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는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지 약 두 달이 지난 현재도 라이크기획과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개선 방안 역시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 측 관계자는 “주주총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한다”면서도 “아직까진 라이크기획과의 거래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고 방안 또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체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아무래도 오랜 기간 이어져온 문제다 보니 곧장 해결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거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변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결단이다.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및 발전시킨 장본인이자 여전히 커다란 존재감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라이크기획을 통해 2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1,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보상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거래 구조 개선을 위해선 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하나는 매각 여부다. SM엔터테인먼트는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만약 매각이 성사될 경우 라이크기획과의 거래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시사위크>는 라이크기획과의 거래 문제에 대한 입장 및 계획을 묻고자 했으나 SM엔터테인먼트 측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주주와의 갈등으로 뭇매를 맞고 개선을 약속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언제, 어떤 식으로 변화의 발걸음을 보여주기 시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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