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한미는 지난 2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을 경제안보와 기술동맹 영역까지 확대했다. 다만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용이 들어간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또 문재인 정부가 낸 성과의 연장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 한미동맹, 경제안보·기술안보 영역 확장 큰 성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이뤄진 회담이었다.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살펴보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동북아 정세 안정)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경제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 한반도를 넘어서(글로벌 중추국가 역할 강화)가 중심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경제안보와 기술안보로 한미동맹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까지 설정한 것이다. 또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우주개발 등 경제안보 영역으로 격상되니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에 합의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정상의 공동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인도·태평양지역 및 전 세계 평화·안보·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한미동맹 구현에 합의했다”며 “말로만 동맹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한미동맹을 성과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내 경제 질서 구축을 위해 한국의 IPEF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IPEF는 공급망 동맹으로 역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경제협의체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IPEF는 최종적인 구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진화하는 구상으로 보면 된다”며 “초기에 우리가 직접 들어가 여러 가지 규칙이라든지 제도 등을 만드는 과정에 한국이 참여함으로써 공급망 문제나 통상문제, 디지털 경제 문제, 인프라 문제 등에 관해 우리에게 유리한 규범 및 규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IPEF 가입으로 대중(對中)관계는 숙제… 文정부 성과 연장선?

다만 IPEF 참여가 중국을 자극해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한중관계는 숙제로 남게 됐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IPEF 출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가운데, 한국에 대한 보복이 현실화됐던 ‘제2의 사드’ 사태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IPEF 참여가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김 실장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나 IPEF, 그리고 CP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도 결국 역내 경제 협력을 보다 확대하고 도모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RECP 회원국이라고 CPTPP나 IPEF에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RCEP에 들어가 있으면 중국이 화를 내지 않고, IPEF에 들어가면 중국이 화를 내는 식의 양분법적 입장은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기술동맹이나 공급망 협력 역시 문재인 정부가 낸 성과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기업들도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포괄적 전략 동맹’이라는 개념 역시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 수혜적, 안보 위주 동맹이었다면 이제는 호혜적, 동반자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당시 제시됐던 포괄적 전략동맹의 구체적 방안을 적시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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