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시 규제에 발목 잡히는 모양새다. 정부가 대기업들의 시장 침입을 막는 규제안들을 발표하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정부가 대기업들의 시장 침입을 막는 규제안들을 발표하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시 규제에 발목 잡히는 모양새다. 정부가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안들을 발표하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3년간 대리운전 사업 확장 못해… 틈새‧글로벌 노린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24일 제6기 동반위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권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리운전업 시장에 신규 대기업은 진입을 자제하고 이미 진입해 있는 대기업은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대리운전업 적합업종 합의 및 권고는 전화 유선콜 시장으로 한정하고 대기업은 현금성 프로모션을 통한 홍보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플랫폼 영역에 대한 현금성 프로모션도 자제하도록 했다. 다만 유선콜 중개 프로그램, 현금성 프로모션 등 부속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지속적으로 논의해 다음 동반위 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3년 간 관련 업종·품목 등에 한해 대기업들은 진입을 자제하게 되며 3년 범위 내에서 지정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될 수 있다. 

이번 동반위의 결정은 지난해 5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동반위는 연합회와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전국대리운전노조 △대리운전협동조합 등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조정협의체를 운영해왔다.

각 이해관계자간 의견을 취합해 세부사항을 담은 최종 조정안도 마련됐지만 연합회가 강하게 반발하며 합의 기간이 지연됐다. 그러나 이날 동반위의 권고안 발표에도 연합회를 비롯한 대리운전 업계가 반발하고 있어 다음 회의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연합회에 수용의 자세로 최대한 양보하며 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동반위의 적합업종 권고 결정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부속사항까지 포괄하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3개월간 진행될 부속사항 논의에도 중소상공인들과의 상생협력 의지를 갖고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번 권고안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반위의 권고안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이를 어길 경우 이행명령을 받을 수 있고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이로써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었던 전화 유선콜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택시, 렌터카 등 여러 모빌리티 업계와 잦은 마찰로 원활한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던 만큼 동반위의 권고를 따라 대리운전 업계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더군다나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적극적인 택시 호출 사업 확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 글로벌 서비스 확대 등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카카오 T 펫’의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 T 펫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할하는 동물운송업 기반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로 서울, 인천, 경기도 전역 등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글로벌 시장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7일 괌 최대 택시 브랜드 중 하나인 ‘미키택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올해 3분기 중으로 현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동남아 주요국에서 카카오 T 택시, 오토바이 등 현지 이동수단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빌리티 로밍은 카카오 T 앱으로 해외 현지의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사인 ‘스플리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규제 등에 발 묶이는 사업 확장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및 서비스 영역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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