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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튼튼한 풀뿌리인가
[지방자치, 튼튼한 풀뿌리인가①] 지방선거 부활 30년, 지방분권 진행도는?
2022. 05. 26 by 서예진 기자 syj.0210@sisaweek.com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별관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별관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오는 6월 1일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날이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지방선거는 관심도가 낮다. 특히 우리나라의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기초·광역 비례대표, 교육감 등을 선출한다. 그러다보니 투표용지도 한꺼번에 여러 장 받는 등, 시민들이 ‘복잡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데 이 지방선거가 생각보다 역사가 길다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은 실시되지 못했던 사실 역시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91년 지방선거가 부활됐고, 1995년 온전히 부활한 이후 우리나라는 지방선거를 치러왔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는 얼마나 실현됐을까.

◇ 가장 중요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지방선거

우리나라에서 지방선거가 처음 시행된 것은 1952년 지방의원 선거다. 1956년부터는 지방의원과 더불어 시·읍·면장도 선거로 선출했다. 1960년에는 광역단체장 선거를 실시하며 체계가 갖춰졌다. 그런다 5·16 군사정변이 발발하며,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은 임명제로 바뀌었다. 지방선거가 폐지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1991년이 돼서야 ‘지방선거’를 되찾았다. 30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이는 1987년 6월 항쟁에 따라 마련한 헌법에서 지방자치 조항이 명문화됐기 때문이다. 1991년에는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기초·광역의원을 선출했고, 1995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직선으로 선출하게 됐다. 1998년 2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실시하면서 우리나라는 4년에 한 번씩 지방의 ‘일꾼’을 선출해왔고, 오는 6월 1일 8번째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지방선거지만, 사실상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을 뽑는 선거기도 하다. 시민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이들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보다는 지방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다. 

하지만 지방선거에 대해 자세히 아는 유권자는 드물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기본적으로 7장의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기자의 경우, 서울시장(광역단체장), 서울시의회(광역의회), 구청장(기초단체장), 구의회(기초의원), 그리고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비례대표도 각각 뽑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감 후보까지 골라야 한다. 

이렇다보니 같은 정당 후보를 연달아 찍는 ‘줄투표’, 혹은 ‘기둥꽂기’를 하고 나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상당수다. 공보물이 잔뜩 오지만 꼼꼼히 살펴보는 사람은 드물다.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외에는 주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연도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 /행정안전부, e-나라지표
연도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 /행정안전부, e-나라지표

◇ 30년 지나도 ‘수도권 일극주의’ ‘재정자립도’ 숙제

지방선거가 부활한 지는 30년, 제1회 지방선거가 시행된 지 28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제는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지방선거 보도를 살펴보면 ‘중앙 이슈’에 잠식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상 지역민심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지방자치의 완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수도권 일극주의’를 꼽는다. 

특히 헌법 제117조에서는 지자체의 역할을 ‘주민 복리에 관한 사무’로 제한하고 있고, 지방자치법 또한 지자체의 역할로 ‘주민 복지증진’을 강조해 국가사무는 처리하지 못하도록 한계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분이 ‘수도권 일극주의’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선 후보 시절 “(지방문제는) 지역민이 가장 잘 안다. 중앙정부의 하향식 계획이 아니라 권한을 지방정부에 더욱 폭넓게 이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재정자립도’다. 지방분권이 시행되려면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높아서 자체적인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재정자립도가 낮다. 이럴 경우 중앙에서 내려오는 예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자치’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이유는 국세의 비율이 지방세보다 높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2020년 코로나 위기로 인해 재정자립도는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2021년 기준으로 48.7%였다. 2022년 5월 기준으로는 49.9%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절반 넘는 예산을 중앙으로부터 지원받는다는 의미다. 특별·광역시의 재정자립도는 2021년은 58.9%, 2022년은 61.0%로 나타났다. 재정적으로 더 열악한 일반 도·시·군·구의 재정자립도는 높게는 40%, 낮게는 15%를 기록했다. 하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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