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우 탕웨이가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으로 관객과 만난다. /CJ ENM
중국 배우 탕웨이가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으로 관객과 만난다.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중국 배우 탕웨이가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으로 관객 앞에 선다. 특유의 독보적인 분위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 극장가를 매료할 전망이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감독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탕웨이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서래로 분했다. 2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는 자신을 의심하는 담당 형사 해준을 망설임 없이 대하고, 상대를 당황케 하면서도 태연함을 잃지 않는 서래의 대담한 면모를 단단한 눈빛과 표정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해준을 향한 서래의 미묘한 감정을 깊은 연기로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보이다가도 초연한 표정을 지으며 단 한순간도 정답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서래를 탕웨이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로 완성해냈다.

특히 탕웨이는 한국어와 중국어를 대사를 오가며 더욱 흥미로운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어로 연기하는 것은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탕웨이는 “한국어를 외워서 대사를 하지만 의미는 중국어로 생각했다”며 “상대방의 한국어 대사를 외웠지만 의미는 중국어로 또 외워야 했다. 한국어 뜻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어 발음과 의미, 상대방의 대사까지 동시에 머릿속에 두고 연기하는 굉장히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쉽지 않았던 촬영 과정을 떠올렸다. 

이를 듣던 박찬욱 감독은 “머릿속이 굉장히 바빴을 텐데, 그렇게 평온하게 연기를 하다니 놀랍다”고 칭찬했고, 탕웨이는 “모든 생각이 뇌 안쪽으로 들어가있었기 때문에 그 표정이 관객들로 하여금 더 신비롭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다”고 재치 있는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 박해일과 함께 한 ‘헤어질 결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칸영화제 당시 박찬욱 감독을 두고 ‘내 삶을 완전하게 만들어줬다’고 했는데, 그 순간 정말 그런 감정과 마음이 들어서 나온 말이었다”며 “구체적 이유는 나도 모른다. 아마도 시간이 흐른 후에 알게 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인생에 있어 소중한 순간이었고, 이 순간만큼은 나를 완전히 채워줬다는 느낌을 안겨줬다”며 “지금도 똑같은 말을 하고 싶다. 박해일과 박찬욱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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