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캐딜락 XT4, 숨은 옥석인데 소비자들이 못 알아봐
2022. 07. 07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캐딜락 XT4. / 제갈민 기자
캐딜락 SUV 라인업 중 막내인 XT4는 동급 대비 큰 차체가 매력적이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캐딜락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현재 국내에는 세단 2종·SUV 4종, 여기에 고성능 모델 1종까지 총 7종의 차량을 판매 중이다. 라인업은 탄탄하다.

그러나 캐딜락의 국내 시장 판매는 저조하다. 가격·품질·성능·디자인 등 여러 방면으로 살펴봐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외면 받고 있어 안타까운 브랜드로 꼽힌다. 굳이 캐딜락의 문제점을 꼽으면 대부분의 모델이 단일 트림(등급)으로 국내에 도입되는 점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게 느껴지고,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오해할 여지가 존재한다.

다만 이는 캐딜락에 대한 오해일 뿐이다. 캐딜락은 차량의 파워트레인과 등급을 한 가지로만 도입하는 대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최대한 포함한 최상위 트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해 공급하고 있다. 캐딜락 차량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일부 부족한 점을 꼬집기도 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캐딜락 XT4. / 제갈민 기자
캐딜락 XT4 외형은 굵은 캐릭터라인과 독특한 램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 제갈민 기자

◇ 캐딜락 XT4, 5,000만원대 수입 SUV 중 편의기능 최고 수준

최근 캐딜락 코리아 지원을 받아 XT4 스포츠 트림 시승을 진행했다. XT4는 캐딜락의 SUV 라인업 중 가장 작은 모델이다. 캐딜락 XT4가 브랜드 내에서는 SUV 중 막내가 맞지만, 타 브랜드와 비교를 할 경우에는 중형 수준의 모델과 비슷한 크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캐딜락 XT4의 외관 디자인에서는 미국차 특유의 볼륨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여기에 색다른 점으로는 버티컬(세로) 형태의 램프 디자인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버티컬 램프는 캐딜락 브랜드의 패밀리룩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미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시인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디자인은 개개인마다 취향 차이가 큰 부분이긴 하지만, 캐딜락 XT4의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의 준중형·중형 SUV 모델과 비교했을 때 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지며 개성이 강하다.

차량 크기는 △전장(길이) 4,595㎜ △전폭(너비) 1,880㎜ △전고(높이) 1,610㎜ △휠베이스(축간거리) 2,779㎜ 등 수준이다. 이는 XT4의 국내 판매가격과 비슷한 5,500만원 내외 정도의 독일·미국 브랜드 준중형·중형 SUV 모델과 비교할 시 차체 크기나 휠베이스가 더 길고 넓은 정도로, 경쟁 모델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캐딜락 XT4의 진면모는 실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통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수입차를 살펴보면 준중형·중형 SUV 모델의 경우 브랜드의 엔트리급 차량이라서 많은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통풍시트와 스마트폰 무선 페어링(연결),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파노라마선루프, 원격시동 등이 있는데, 캐딜락 XT4는 이러한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1열과 2열 시트의 열선 기능은 기본이며, 스티어링휠 열선과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 운전자 보조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후측방 접근 차량 경고, 차로 유지 보조, 보행자 감지 및 경고 기능 등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는 1열 중앙 콘솔박스 덮개 아래에 50∼60도 정도의 각도로 기울어지게 설치돼 있는데, 상당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무선 페어링 및 무선 충전 패드 덕에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해 완벽한 와이어리스를 실현한 점이 강점이다.

캐딜락 XT4. / 제갈민 기자
캐딜락 XT4 실내는 무난한 편이며, 조작 편의성이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 제갈민 기자

뿐만 아니라 5,000만원대 차량에서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메모리시트 기능과 스티어링휠 전동조절(틸트·텔레스코픽) 기능도 적용됐다. 1열 시트 및 스티어링휠 전동 조절이 가능한 점은 사소하지만 운전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일부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7,000만원 이상의 차량에도 스티어링휠 조절을 전동으로 지원하지 않고 수동 레버로 조작하도록 설계하는데, 이러한 점을 비교하면 캐딜락은 소비자의 편의를 중요시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내 공조기 조작이나 시트 통풍·열선, 비상등과 같이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은 모두 물리버튼으로, 센터페시아 중하단부에 가로로 길게 배치했다. 공조기 온도 및 바람 세기 조절은 버튼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면 바람 세기와 온도를 높일 수 있고,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내려가도록 설계해 직관적이면서 편리하다.

시트를 비롯한 실내를 덮고 있는 내장재는 대부분이 부드러운 가죽 소재를 사용해 모던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시트의 머리받침(헤드레스트)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사소하지만 편리하다. 요즘 차량들은 대부분 시트가 헤드레스트까지 일체형으로 설계돼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캐딜락은 여전히 헤드레스트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수납공간은 동승석 앞쪽의 글러브박스와 좌우 도어포켓, 센터페시아 하단부에 덮개 아래, 컵홀더 2구, 그리고 콘솔박스까지 넉넉하다. 콘솔박스 내부에는 단을 나눌 수 있는 거치대를 하나 설치해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콘솔박스 공간은 길고 깊게 설계됐으며, 폭은 적당한 수준이다. 1열 조명이 설치된 루프 주변에는 선글라스 보관함이 있으며, 여기에 1열 좌우 도어 내부에는 직경이 6㎝ 이하인 접이식 우산을 수납할 수 있는 우산 보관함도 존재한다.

캐딜락을 비롯한 일부 수입차에서 지원하고 있는 ‘후방 카메라 미러’도 편리한 옵션이다. 일반적인 룸미러를 통해 차량 후방을 확인할 때는 사각지대가 생기거나 어두운 심야 시간대에는 후방 확인이 어려운데, 후방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을 룸미러로 보여주는 후방 카메라 미러는 운전을 보다 편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실내에서 단점으로는 아날로그 계기판과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점이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부분 디지털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데, 캐딜락은 이러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아메리칸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그나마 센터페시아에 설치된 8인치 디스플레이의 시인성은 준수하며, 조작 시 반응이 빠른 점은 다행이다.

캐딜락 XT4. / 제갈민 기자
캐딜락 XT4는 덩치와 무게에 걸맞게 묵직한 주행감이 일품이다. / 제갈민 기자

◇ 안정적이고 묵직한 주행 감각, 단단한 서스펜션은 장단 분명

캐딜락 XT4를 주행할 때 드는 첫 느낌은 준중형∼중형 SUV 중에선 차량 폭이 조금 넓게 느껴지는 점이다. 실제로도 XT4는 차폭이 국산 중형 SUV인 쏘렌토나 싼타페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정도의 크기로, 덩치 하나는 동급에서 압도적이다. 차폭이 넓은 만큼 운전을 할 때 전방 시야도 넓게 확인할 수 있어서 운전이 편안하다.

2.0ℓ 직분사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35.7㎏·m은 수치만 놓고 본다면 동급 최고 수준이다. 다만 몸무게도 1,825㎏으로, 기아 쏘렌토보다 무겁다. 큰 덩치와 무거운 공차중량 덕분에 캐딜락 XT4는 일부 준중형 SUV에서 느껴지는 통통 튀는 주행감은 전혀 없으며, 안정적이면서 묵직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대신 묵직한 주행감을 선사하기 위해 서스펜션 세팅을 일반적인 SUV보다 하드하게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서스펜션이 무르지 않고 단단한 경우에는 주행 시 노면 진동이 차량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탑승자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캐딜락 XT4를 주행할 때 노면 소음과 진동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나마 고속 주행 시에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으며, 풍절음은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노면이 고른 구간에서 고속으로 항속 주행을 할 때는 상당히 편안하고, 촘촘하게 설계된 9단 자동 변속기는 변속이 이뤄지는지도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도심 주행을 주로 하는 상황에서는 주행 모드 간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노멀·컴포트 모드인 투어 모드나 4륜 구동 스포츠 모드의 차이는 약간의 배기음과 가속페달 반응 속도 정도다.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지만, 험로에서 주행을 하는 경우에는 2륜과 4륜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딜락 XT4. / 제갈민 기자
캐딜락 XT4 계기판이 아날로그인 점이 아쉽다. / 제갈민 기자

약간의 불편한 점은 운전석 사이드미러에 일반 거울이 장착돼 화각이 좁은 편이다. 우측의 동승석 사이드미러는 광각 거울이 장착된 대신 거울 하단에 영문으로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안내문구를 표기했는데, 운전석 사이드미러도 동일한 광각 미러를 장착했다면 운전할 때 조금은 더 편할 것 같다.

약 195㎞를 주행하는 동안 평균 연비는 11.2ℓ/100㎞를 기록했다. 단위를 바꿔 환산하면 약 9㎞/ℓ 정도인데, 도심 주행을 주로 달린 것을 감안하면 준수하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 중 일부는 신차를 구매할 때 단순히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자신의 예산에 맞는 차량을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하게 찾아보고 직접 시승을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