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CJ ENM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이 뜨거운 ‘N차’ 관람 행렬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곱씹을수록 의미를 더하며 관객을 매료한 영화 속 명대사를 짚어봤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2016년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다. 중국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인공 서래, 해준으로 열연했다.

‘헤어질 결심’ 속 대사를 더욱 빛나게 만든 탕웨이. /CJ ENM​
‘헤어질 결심’ 속 대사를 더욱 빛나게 만든 탕웨이. /CJ ENM​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명대사는 변사 사건 신문 과정에서 사망자의 아내 서래가 인용한 공자의 명언이다.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난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 바다가 좋아요”라고 말한 서래와 무의식중에 “으음, 나도”라고 답하는 담당 형사 해준의 대사는 긴장감이 흐르는 신문 과정에서 서로에게 의외의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두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담아내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두 번째 명대사는 통역 앱을 통해 해준에게 전해진 서래의 속마음이 담긴 대사다. 길고양이에게 서래가 중국어로 건넨 대사는 “나에게 선물이 꼭 하고 싶다면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라고 통역된다. 이처럼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서래의 속마음을 알게 된 해준은 서래를 향해 더욱 짙어진 의심과 깊어진 관심을 보이며 두 인물 사이 관계 변화에 흥미를 더했다.

‘헤어질 결심’ 속 대사를 더욱 빛나게 만든 박해일. /CJ ENM
‘헤어질 결심’ 속 대사를 더욱 빛나게 만든 박해일. /CJ ENM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세 번째 명대사는 서래를 향한 형사 해준의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한마디다. 해준은 수사 과정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남에 따라 증폭되는 서래를 향한 의심과 관심 사이에서 고뇌한다. 특히 형사로서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게 된 스스로를 두고 “완전히 붕괴됐어요”라고 표현하는 해준의 대사는 박해일의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져 짙은 여운을 남겼다. 

“난 해준 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마지막 명대사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서래의 고백이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는 “난 해준 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라는 대사를 통해 ‘마침내’ 진심을 전한다.

한국어가 서툰 서래에게 해준이 친절하게 풀어 설명해 준 ‘미결’이라는 단어를 역으로 활용한 서래의 대사는 두 인물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대화를 상기시키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탕웨이의 깊은 눈빛과 세밀한 표현력이 더해져 마음에 더욱 가닿았다. ‘헤어질 결심’은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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