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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모범가족’에 담긴 ‘모범’과 ‘가족’의 의미
2022. 08. 09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넷플릭스 새 시리즈 ‘모범가족’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김진우 감독‧정우‧윤진서‧박지연‧박희순. /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모범가족’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김진우 감독‧정우‧윤진서‧박지연‧박희순.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모범적’이라는 말은 외부의 시선에서 주어지는 가치 평가적인 표현일 뿐.” 넷플릭스 새 시리즈 ‘모범가족’이 전혀 모범적이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에서 말하는 ‘모범’과 ‘가족’의 의미를 꼬집는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가 9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진우 감독과 배우 정우‧박희순‧윤진서‧박지연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정우 분)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남은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시리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와 드라마 ‘굿 닥터’ ‘힐러’ ‘슈츠’ 등으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김진우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정우‧박희순‧윤진서‧박지연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몰입도 높은 열연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모범가족’은 각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얽혀버린 이들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외적으로는 모범가족이나 실질적으로는 모범적이지 않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동하의 가족을 통해 ‘모범’과 ‘가족’의 의미를 역설한다. 

‘모범가족’을 연출한 김진우 감독. /넷플릭스
‘모범가족’을 연출한 김진우 감독. /넷플릭스

이날 김진우 감독은 “‘모범적’이라는 것은 스스로 판단하는 게 아닌 외부에서 주어지는 가치 평가적인 표현”이라며 “외부에서 봤을 때 모범적으로 보이더라도 실제 그 안을 들여다봤을 때 정말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역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지점을 사실적이면서도 우아하게 풀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배우들은 탄탄한 대본에 반해 ‘모범가족’을 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우는 “대본을 잠깐 보고 이후에 보려고 했는데 놓지 못했다”며 “머릿속으로 장면이나 이야기가 잘 그려질 만큼 구체적이었다”고 말했고, 박희순은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고, 비극적이면서도 ‘웃픈’ 상황이 겹쳐 흥미롭고 긴박감 넘쳤다”고 이야기했다. 윤진서와 박지연 역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 작품”이라고 보탰다. 

‘모범가족’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미장센도 기대 포인트다. 공간과 음악이 인물의 감정과 극의 분위기를 뒷받침할 재료가 되길 바랐던 김진우 감독은 특정 시간대의 미묘한 분위기와 이미지까지도 섬세하게 챙기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이에 대해 김진우 감독은 “배우들이 현장의 공기와 흐름을 느끼면서 연기할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긴장감이 있다”며 “그것을 꼭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모범가족’은 판타지도 아니고 극사실주의도 아닌 톤 앤 매너를 갖고 있다”면서 “‘사실적인 우화’를 표현하는데 적합한 시제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모범가족’으로 돌아온 정우. /넷플릭스
‘모범가족’으로 돌아온 정우. /넷플릭스

정우는 모든 사건의 시작으로 평생 교통 법규 한 번 어긴 적 없는 모범적인 시민이자, 위기의 가장인 동하로 분한다. 동하는 아들의 심장 수술비를 날리고 절망하다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대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더 큰 불행이 시작된다. 

정우는 동하에 대해 “아주 평범한 소시민”이라며 “평범한 사람이 아주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점점 괴물로 변해간다. 잠재된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정우는 캐릭터의 유약한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하며 다부진 몸을 마른 체형으로 바꾸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동하가 강사라 강의하는 장면이 있는데 (김진우 감독이) 학생들을 제압하는 느낌이 없었으면 좋겠고 작아 보였으면 한다고 했다. 그만큼 평범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3~4kg 감량했다”고 말했다. 

극한에 몰린 인물의 심리를 ‘날 것’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도 했다. 정우는 “동하 자체가 불안함을 갖고 지내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해야 하는 배우로서는 안정적이지 못한 불안함을 갖고 있는 게 힘들었다”며 “그러다 보니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리허설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는데, 결국 불안함을 안고 연기해야 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한 번 독보적인 매력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저격할 박희순. /넷플릭스
또 한 번 독보적인 매력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저격할 박희순. /넷플릭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박희순은 ‘모범가족’에서는 사라진 조직의 돈 가방을 쫓아 동하를 추적해가는 마약 조직의 2인자 광철을 연기한다. 광철은 경찰의 눈을 피하기도 좋고 배신할 수도 없는 동하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간다. 

박희순은 2인자의 카리스마와 조직에 충성하지만 혈연으로 묶인 이들 사이에서 발붙이지 못하는 외로움을 동시에 가진 광철의 이중적인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내 또 한 번 시청자를 매료할 전망이다.

‘마이네임’ 무진에 이어 다시 한 번 조직에 몸담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박희순은 “아무리 캐릭터가 다르고 작품 분위기가 달라도 같은 직업군을 가진 인물을 표현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진우 감독을 만나고 해소가 됐다.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주기에 혹했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마이네임’ 촬영 당시 ‘모범가족’ 제안을 받았는데, 이 작품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최대한 힘을 빼고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했다. ‘마이네임’ 무진이 뜨거운 남자였다면, 강철은 메마르고 건조한 남자다. 외로움과 허무함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오랜만에 시청자를 찾는 윤진서. /넷플릭스
오랜만에 시청자를 찾는 윤진서. /넷플릭스

김진우 감독 역시 ‘마이네임’과는 또 다른 박희순의 얼굴을 자신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 감독은 “‘마이네임’ 무진이 사람과의 관계성에서 비롯된 악인이라면, ‘모범가족’ 광철은 결핍에서 나오는, 내부에서 기인한 악인”이라며 “내부에서 기인해 밖으로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지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윤진서는 무능한 남편과 사춘기 딸, 병에 걸린 아들을 돌보며 가까스로 가족을 지탱해온 동하의 부인 은주 역을 맡았다. 가정과 일에 치여 생활의 때를 뒤집어썼지만 유약한 남편을 제쳐두고 상황을 타개하려는 인물을 단단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모범가족’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나는 그는 “쉬고 싶은 마음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는 상태에서 개인적인 생활을 보내다가 드디어 뛰어들고 싶은 작품, ‘모범가족’을 만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진서는 은주에게 직업이 있다는 설정을 직접 제안할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은주가 동하에게 뭐라고 하는 장면이 많은데, 자기도 경제생활을 하면서 뭐라고 하면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바가지를 긁더라도 진정성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에 감독에게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도 함께 한다. /넷플릭스
박지연도 함께 한다. /넷플릭스

박지연은 이들을 지켜보는 마약 수사팀 팀장 주현으로 분한다. 마약 조직에 잠입한 동료 경찰의 연락이 끊겨 불안해하던 주현은 광철의 옆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동하가 등장하자 그들을 주시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비밀의 숲2’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붉은 단심’ 등에서 청순하고 단아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는 ‘모범가족’에서는 과묵한 카리스마를 지닌 형사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박지연은 “김진우 감독님이 정확한 그림을 갖고 계셨고 첫 테이크를 좋아했다”며 “나는 플레이어로서 감독님이 주신 그림을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명료하게 표현하면 됐다. 항상 최선이 나올 수 있게 최고의 현장을 만들어주셨다. 감사한 현장이었다”고 김진우 감독과의 작업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진우 감독은 “배우들이 정말 고생하고 열연해줬다”며 “좋은 연기를 보여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이든 삶의 어떤 부분이든, 어떤 지점에서든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오는 12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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